[공모전] BJ 쿠키
03



쿠키
누나, 오늘만 매니저 부탁 좀 할게. 조금만 고생 하자 알았지?

'쿠키쩡 : 우리 쿠키를 위해서라면..'


쿠키
귀엽다, 귀여워.

유정현
헐, 미쳤어..쿠키가 나보고 귀엽대..

그 한마디에 힘을 얻고는 책임감에 불타오른 정현은 쿠키가 편안하게 방송을 이어갈 수 있게 열심히 타자를 치며 활동을 했다.

그렇게 약 1시간 가량의 토크 방송이 끝나고 기지개를 핀 쿠키와 정현.

'쿠키쩡: 쿠키야, 우리 동시에 기지개 폈어!'

갑자기 화면 가까이 얼굴을 들이민 쿠키가 손으로 턱을 괴며 무심하지만 다정한 목소리로 입을 열어 말했다.

오구, 그랬어? 누나랑 나는 진짜 신기할 정도로 통하는게 많다. 이런 걸 보고 운명이라 하는 건가?

운명이라니 그러게 말이다. 쿠키가 내 주변에 살고 있었다는 걸 이제라도 알았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쿠키랑 쩡님이랑 둘이 뭐야ㅠㅠ' '쿠키, 요즘 쩡님이랑만 놀고ㅠㅠ'

다른 팬들이 서운한 티를 내자마자 손사레를 치며 다정하게 어루고 달래는 쿠키였다.


쿠키
아이고, 그랬어요? 내가 잘못했네, 누나들 삐치지마.

유정현
ㅇ,이건 마치..

연하인 남자친구가 연상 여자친구를 달래주는 듯한, 진짜 쿠키랑 연애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모든 여성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는 아주 좋은 방송이다.

유정현
내가 이래서 쿠키를 못 끊어..


쿠키
어, 누나들 다시 온순해졌다!

'쿠키, 솔직히 연애 많이 해봤다.' '짬에서 나오는...'

천천히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쿠키는 채팅창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다 아니라며 해명을 하기 시작했다. 나 진짜 연애 별로 안 해봤어요.

유정현
...ㅋ, 쿠키가 연애를..


쿠키
음, 언제 해봤냐고? 고딩 때, 딱 두 번 해보고 그 뒤로는 연애를 아예 못했어.

유정현
헐.. 고딩 쿠키라..

와, 쿠키랑 헤어진 분들은 진짜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 없겠다.

'쿠키야, 그럼 혹시 지금은 연애 할 생각 없어?'

유정현
헐..누가 날 대신해서 이런 옳은 질문을..!

두 손을 모아 쿠키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정현이었다.


쿠키
음, 좋은 인연이 나타나게 된다면?

그 좋은 인연 내가 하고 싶어!!

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만, 영상 밖에서 혼자 이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기 짝이 없어 현실 자각 타임에 들어간 정현. 이러니까 내가 모태 솔로지..


쿠키
어? 누나들이랑 연애 하자고?

유정현
뭐야? 뭔 개소리야!?

'쿠키야, 그러지 말고 나랑 연애하자!' '누나가 먹여 살릴게ㅠㅠ'


쿠키
말은 고맙지만.. 나는 팬이랑은 연애하고 싶지 않아.

유정현
도대체, 왜!!


쿠키
뭔가 날 모르는 사람이랑 하는 연애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유정현
쿠키랑 연애하는 건 포기 해야 되나..

쿠키의 단호한 대답에 채팅창은 온통 눈물로 도배가 되었다. 물론 제일 충격을 받은 쿠키의 짱팬인 정현도 눈물을 머금으며 채팅을 치기 시작했다고.

'쿠키쩡 : 쿠키와의 연애는 다음생에서ㅠㅠ'


쿠키
아, 왜 울어. 나는 우리 예쁜 누나들이랑 이렇게 소통하는 자체만으로도 좋아. 그니까 뚝 하자.

유정현
흐어엉..쿠키는 어쩜..말도 예쁘게 할까..

쿠키의 한 마디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내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걸 어찌하리. 카메라로 머리를 손질하던 쿠키가 시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모니터에 대고 말했다.


쿠키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벌써라니ㅠㅠㅠ쿠키야..' '쿠키, 가지마ㅠㅠㅠㅠ' '쿠키쩡: 쿠키야, 나가려고?'


쿠키
응, 갑자기 일이 생겨서. 밤에 들어올 수 있으면 들어올게. 아 그리고 매니저 하느라 고생 많았던 쩡 누나 고마워.

유정현
헉 나보고 고맙대..

화면 속 쿠키가 정면을 향해 예쁘게 손 하트를 만들며 인사하자 연속으로 하트가 터지며 방송이 종료가 되었고 정현의 심장도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쿠키..손 하트..

제 삶의 활력소인 쿠키의 방송이 끝나고 다시 침대에 푹 퍼져 누워있던 정현은 무료함을 이기지 못한 채 결국 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다현
왜요, 아줌마.

유정현
밥 먹었어?

김다현
아니, 뒹굴거려.

유정현
오랜만에 잇진가서 밥 먹을래?

김다현
잇진?

유정현
왜..?

김다현
흠, 아냐. 30분 뒤에 사거리 앞 공원에서 봐.

사거리 앞 공원에 먼저 나와 벤치에 앉아있던 정현은 지나가는 연인들과 아이들을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있었다.

김다현
쩡!

유정현
오~ 김다!

만나자마자 바로 서로의 일상 얘기를 주고 받으며 사이좋게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 한편 다현은 제 앞에서 열심히 '쿠키'를 찬양하고 있는 정현의 모습에 잠시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었다.

김다현
근데 그거 알아?

유정현
뭘?

김다현
잇진 알바생 쿠키 느낌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