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괴다.

오전 7시 10분

기분이 좋았던 아침부터 날아오는 필통에 뒤통수를 맞은 것도 짜증나는데, 내 앞의 희멀건 싸가지는 반성의 태도를 전혀 안 보이고 있다.

이야, 세상에. 저렇게 얼굴에 철판을 깔 수도 있구나.

민윤기 image

민윤기

하.

아니 저것이? 웃어? 뭔데 웃고 난리세요? 사과는 제대로 하고 웃으시던지? 근데 나 쟤 어디서 본 거 같은 기분이 드는데, 김윤기였나?

000

저기, 미안한데 왜 저한테 필통을 던지신 거죠?

합당한 이유를 안 내놓으면 정말 죽여버릴까, 하고도 생각했다. 진짜 영혼과 육체를 원심분리해버릴거라고.

민윤기 image

민윤기

내가 너한테 던졌다는 보장이 있나?

000

...?

황당해서 이제는 말도 안 나온다. 애초에 정확하게 나한테 던졌으니까 뒷통수 한 가운데를 맞았겠지! 그럼 아무데로나 던졌는데 나한테로 날아올까!

000

아니, 그거 말이 안 된다니까요? 그리고 왜 자꾸 반말 하세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민윤기, 17. 우리 동갑 아닌가?

뭐? 우리 동갑 아닌가? 우우리? 난 너를 오늘 처음 보는데? 그런데 우우우우리이이이? 저 민윤기가...?

...그래, 우리 하지 뭐! 우리면 어때!

...결국 이 싸가지, 아니 민윤기의 말들에 하나하나 대답해주며 학교까지 와야 했다. 근데 이 새끼 왜 내 반이고 지랄이야!

000

...너 우리 반이었냐?

민윤기 image

민윤기

니 뒷자리였다, 어떻게 나를 못 보냐? 나름 잘생긴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잘생겼다기보단 예쁘다고 하는 게 맞겠지만... 아마도 그걸 말하면 저 흰 손으로 나를 한 대 치지 않을까, 싶어 그냥 조용히 있었다.

...브틋고에서 나름 차가운 여자라고 인정받은 나인데, 쟤랑 함께 있으면 자동적으로 지나가던 소금이 된다.

000

그냥 반반하다고... 생각하는데?

민윤기 image

민윤기

반반? 뭐야, 너한텐 내가 과분하지 않나?

000

...미안한데, 나도 외동딸이라서 예쁨 많이 받고 자랐거든? 그런 소리 하지 말아줄래?

...이건 진짜 울컥한다. 얘는 나 언제 봤다고 이렇게 나한테 막 대하는 거지? 난 너 오늘 처음 봤거든요? 아... 처음은 아니겠지만, 성격 진짜 말아먹었구나!

그래, 사실 아까 웃을 때 조금 설렜어...아니 뭐래! 아무리 남자가 궁하다고 해도 그렇지, 000, 시험 공부나 해야지...

민윤기 image

민윤기

...뭐 하냐.

민윤기가 내 양 팔을 털어내는 손길에 정신을 차렸더니, 내가 내 머리를 마구 헝클고 있었다. 어머, 나 드디어 미쳤구나!

민윤기 image

민윤기

너 어디 아프냐?

안 아프니까 그렇게 미친 년 보듯이 보지 말아줄래. 민 씨야. 니 눈빛이 지금 나를 굉장히 얼리고 있는데...?

000

...안 아프니까 그렇게 보지 말아줄래.

민윤기 image

민윤기

내가 어떻게 봤는데?

굳이 그걸 표현해야 하는 건가, 존나 땡글땡글하게 눈을 뜨고 야렸다. 라고 하면 되겠니?

000

그냥 존... 그냥, 눈을 크게 뜨고 계속 쳐다보는 거... 불편해서...

민윤기 image

민윤기

그럼 이건, 안 불편해?

- 첫 번째 이야기 끝.

- 슈가의 시선.

000

아.

고의로 던진 건 아니었는데, 잡자니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오해할까 걱정했고.

부르자니 무시하고 지나갈까 봐 걱정했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뭐.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그냥, 웃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친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