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일탈 | 아저씨 누구예요...?



##고등학교 점심시간_



서하연
여주야, 오늘 점심 누구랑 먹을거야..?ㅎ


이여주
........ (무관심)


급식판을 받아 자리로 이동하는 여주의 옷 소매를 슬쩍 끌어 당기며 말을 걸어 붙이는 여학생.

그리고 옆에서 누가 뭐라던 눈 한 번을 깜빡이지 않는 차가운 냉동인간(?) 여주_



서하연
글쎄 누구랑 먹을거냐니까ㅎ


이여주
혼자.


서하연
그럼 나랑 같이 먹ㅈ....


이여주
싫어.


서하연
....... 어..?


이여주
싫다고,


이여주
나 누구랑 같이 앉아서 밥 먹는 거 싫어.


서하연
.......


서하연
....... 아.... 응..



이여주
용건 끝났으면 비켜줄래?


서하연
어..... 그래,, 여주야..


하연이 한 발자국 물러나자 급식판을 들고 유유히 자리로 가는 여주_

상대방의 기분 따위는 개나 줘버린 거 같은 여주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왠지 모를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여주
김여주 | 18 | 잘나가는 재벌 집 외동 딸.


(웅성웅성)


소란스러웠던 급식실이 쥐 죽은듯 갑자기 조용해진 이유를

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_



김도운
야,, 빨리 찍어ㅋㅋㅋㅋㅋ


김도운
F북에 올리면 따봉 ㅈㄴ 많이 받을 듯ㅋㅋㅋㅋ


소란스럽던 급식실이 조용해진 이유는 딱 하나.

우리 학교에서 왕따로 소문난 남자애 때문이었다_



박지민
.......


박지민
박지민 | 18 | 왕따.


얌전히 앉아서 급식을 먹는 남자아이의 식판에 침을 뱉어 놓고는, 먹으라며 재촉하기 시작한다.



김도운
우리 착한 지민이...ㅎ


김도운
착한 어린이는 말을 잘 들어야죠? (씨익)


빠악_///



박지민
...... 으윽...


(찰칵_)

(_찰칵)

(찰칵_)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애,

그 옆엔 지민의 뒤통수를 쥐어 박으며 실실 쪼개는 남학생.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마치 철장 안 원숭이 구경하듯 바라보는 같은 반 아이들_

그런 아이들은 누가 정해 놓은 것 마냥 세 분류로 나뉜다.


"같이 웃고 떠들며 즐기는 아이들"

"나서다간 같은 처지가 될까봐 숨죽인 아이들"

"그리고, 나"



이여주
유치해. (싸늘



김도운
야, 왕따. 먹기 싫어?ㅋㅋㅋ


박지민
.......


김도운
대답 안 하냐,


김도운
씨* 우리 왕따 지금 반항하는 거?ㅎ


김도운
아님 말 못하는 병* 된건가..?ㅋ


박지민
.......


김도운
아 진짜ㅋㅋㅋ 씨* 개웃겨ㅋㅋㅋㅋ


김도운
.......


김도운
....... (살기


짜악_/////



박지민
......하으......


박지민
..하아..... ㅁ, 미안해.....



김도운
*된줄 알았잖아ㅋㅋㅋ 이제야 말 텃네,


김도운
고마운 줄 알아라 새꺄...ㅎ


"왕따"라는 타이틀에 열쇠는 없다.


철장 안에 갇혀 울부짖는 원숭이를 구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갇힌 원숭이가 울부짖는 모습을 보며 마치 재롱을 피운다는 듯 마음 가는대로 해석해 버리면 그만이겠지,

그리고는 그 원숭이에게 잘했다고 바나나 몇개를 던져주면 비로소 만행이 끝난다.


여러 사람이 던져오는 바나나에 원숭이는 맞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모른채_



이여주
수준 떨어져, 진짜...


그 광경을 두 눈으로 보고 있자니 역겨워서 더이상 밥을 목구멍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몇 숟갈 먹지도 않은 식판에 애꿎은 숫가락을 신경질적으로 꽂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삑삑삐익_

삑삑삐익_ 삐리리.


평소처럼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먼저 다급히 뛰어 나왔다.


[ 벌컥 ]



여주 엄마
...허억....헉.....하.....


여주 엄마
ㅇ, 여주 오늘은 좀 일찍왔네...? 하하..


여주 엄마
여주 엄마 | 박미현 | 잘 나가는 병원장 | 남편은 10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함.



이여주
어, 학교 공사 때매 오늘은 야자 취소_ㅎ


이여주
근데 왜 이렇게 숨을 헐떡대,,


여주 엄마
무슨 소리야, 얘도 참....ㅎㅎ


이여주
......?



이여주
엄마,


여주 엄마
....응?


이여주
비켜, 나 들어가야 돼


여주 엄마
ㅇ, 어어... 그래야지...;;


이여주
.......


평소와 다른 엄마의 행동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여주는 엄마를 제치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_



이여주
엄마, 이상해.




이여주
.......


여주 엄마
왜 이래,, 아무것도 없어ㅎ


여주 엄마
그러니까 여주 너 먼저 방으로 들어가 있ㅇ...


이여주
엄마,


이여주
이건 뭐야,, (싸늘


바닥에 떨어진 넥타이를 집어들며 차가운 태도로 말을 잇는 여주_

여자 것이라기엔 믿기 힘든 넥타이의 디자인은 누가봐도 남자의 것이었고.

여주는 싸늘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이여주
우리집에.. 누가 왔었어.


여주 엄마
그게 그러니까 여주야..!


[ 부스럭 ]



이여주
.......!!!

(의문의 남자)
....... 이름이.. 여주라고 했니...?


이여주
ㅇ.. 아저씨.. 누구예요...?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있던 의문의 남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어 왔다.



이여주
........ (부르르


이여주
더러워... (중얼


[ 투욱 ]


여주의 손에 들려있던 남자의 넥타이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동시에 여주의 눈가에 맺힌 투명한 액체도 그녀의 뺨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렸다..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버렸고, 몸은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 내가 생각하는 그 상황이 아니기를 빌었다..


그렇게 끊어내고 싶어도 끊어낼 수 없는...

자르고 싶어도 잘리지 않는,,


......

...... "악연"이

...... "악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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