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정국아저씨

고생 끝,고생 시작

아저씨와 나는 그날 이후로 연애를 시작했다.지금은 한 일주일 정도 흘러 나는 아프다며 학교를 며칠 쉬고 있는 참이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아가,나 좋아해?]

그때 그 대사는 머릿속에서 나오질 않았다.매일밤 나를 괴롭혔다.아저씨가.아 물론 과거 그때의 아저씨가.

덕분에 좀 애를 먹었달까.잠도 설치고,아저씨 볼때마다 얼굴 빨개져서 대화 한 번 제대로 못했다.덕분에 내 안색은 초췌해지고 날이 갈수록 아저씨는 더 상쾌해졌다고.

우리가 연애한다고 하자 다들 좋은 분위기는 결코.절대.네버 아니었다.

***(회상)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우리 사귀니까 축하 좀 해."

아저씨는 내 손을 꼭 잡고 거실로 나오더니 밑도 끝도 없이 연애 통보를 날렸었다.덕분에 지민삼촌은 여태껏 내가 본 무엇보다 더 썩은 표정으로 아저씨를 노려봤다.그러더니 실소를 터트렸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여주 우는 걸 보더니 네놈이 완전히 미쳤구나. 역시 너랑 난 둘만의 대화를 가져야.."

육성재 image

육성재

성재:"어허업-!이봐 친구..?다시한번 생각하고 말해줄래?난 이 인간이 빡돌아서 이 나라 전체가 망하는 걸 보고싶진 않거든?"

기어코 사과를 깎던 과도를 들고 일어서려던 지민 삼촌을 잡아 말린 성재 오빠가 말했다.정말 저 오빠는 알다모르게 수고가 많다고 생각이 들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진짠데.그리고 적어도 늙은 형보단 역시 젊은 내 정신이 더 정상이지 않을까."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아오 저 나이 욕 한동안 왜 안나오나 했다.야이 미친놈아 내가 사과하라고 했지 언제 이어지라고했어?!"

저..저기요?지금 천년 넘게 산 분이 젊다고 말하시는 거예요..?아이고 세상 신기해라..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근데 진짜야?여주야 너가 말해봐,사귀는거야?"

여주

나:"아하핳ㅎㅎ...네에..그렇게 됬어요."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헐...저기 누워있는분?일어나세요.아무리 충격이라도 그렇지.입에 게거품만 물었어도 응급실행으로 보이거든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닥쳐 지금 뭐라도 멸망시키고 싶은 거 참는 중이니까."

여주

나:"응?오빠는 왜왔어 근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아몰라!!어쨌든!여주 울리면 죽어 진짜로!!!!"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응.안울려."

***

그후 며칠이 지난 지금,승완언니외 성재오빠는 마계로 돌아가고 삼촌은 앞으로 계속 여기 있을 예정인 듯 하다.

몇년전엔 아저씨 얼굴 보기 싫다며 다른 곳에 살기 일쑤였는데 이번엔 아예 뼈를 묻는다고 했던가.이유를 물어보니,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딸같이 키운 애를 저 늑대같은 X새X한테 맡기고 어딜 간다면 부모 실격이지.]

라며 아저씨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고 한다.

똑똑-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아가.나야 들어가도 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방문은 이미 벌컥 열려져있었다.시계는 아직 9시를 가르키고있었고,슬슬 아침 먹을 시간이었다.

여주

나:"알아요,밥먹으라는거죠?나갈게요."

연애.라고 한다지만 아저씨와 뭐 딱히 달라진 건 없달까.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쪽으로 걸어갔다.아저씨는 나랑 같이 거실로 갈 생각인지 계속 방문앞에 걸터서있었다.

나는 아저씨의 허리를 양팔을 뻗어 감싸 안았다.그러고는 아저씨의 품에 안겨 고개를 어깨에 부볐다.익숙한 체향이 코에서 느껴지자 부모를 찾던 아이처럼 안정감이 들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ㅇ...아가..?!"

좀 달라진 점을 꼽자면,나름 애정 섞인 스킨십이 좀 잦아진 점이랄까.아저씨는 의외로 내게 손끝 하나 대지 않는다.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면 당황하는 아저씨를 보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처음 보는 아저씨의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귀엽고 재밌어서 계속 놀려먹게 된달까.

여주

나:"내가 먼저 안기는 거 오랜만이지 않아요?좀 등 한번 두들겨줘요.사귀기 전에는 안기라고 팔까지 벌렸으면서."

아니.그때랑 지금은 좀 다르지 않을까 아가.정국은 안절부절하다가 결국 자신의 품안에 있는 여주의 등을 쓸어내렸다.헐렁한 옷을 입고 있어서 몰랐는데-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 왜이렇게 말랐어.마음아프게."

여주

나:"네?작게 말해서 못들었어요.뭐라했어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아냐.얼른 밥먹으러 가자고.배고프겠다."

여주는 알겠다며 품에서 나와 방을 나왔다.정국도 뒤따라 나와 앞에 걸어가는 여주를 보았다.

그동안 내가 발견하지 못한걸까.아가가 너무 작아보였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뭐야,전정국 너 여주방에 들어갔냐?!뒤질래!!"

형이랑 아가가 이정도로 덩치 차이가 크게 났었나. 안그래도 작은형인데.정국은 여주를 지긋이 바라보았다.폭주하려던 지민을 말리는 여주는 그걸 알아채고 고갤 돌려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정국은 그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사랑한다고.아가."

한없이 작아보이는 네가,단순히 내가 책임질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던 네가 더욱 사랑스러워보이고.

내게 더욱 복잡한 존재가 되었다.

여주

나:"...에?아저씨?"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사랑이고 지랄이고 우린 피를 볼 수 밖에 없나보다.싸우자 전정국."

덤벼라 도둑놈!!!살기가 가득한 삼촌을 말리지도 못한채 내 얼굴은 의지와 상관없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

성안 가장 넓은 홀.그리고 그 홀안에서 가장 높은 왕좌에 앉은 윤기는 오랜만에 마계로 돌아와 정무를 보고 있었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그만 숨고 나와라."

일거리에서 단한번도 시선을 떼지 않은 윤기였지만 덧셈문제를 풀듯이 능숙하게 누군가의 기척을 눈치챘다.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에헤이...접니다♡그렇게 살기 뿜어내지 말아주실래요?아무리 저라도 일개 악마한테 그러시기입니까?"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용건이 뭐야."

승완은 그의 물음에 손에 들고있던 편지를 흔들여보였다.그러더니 그 편지를 윤기에게 던져날렸다.윤기는 한손으로 가볍게 낚아채 편지를 열어 읽어보았다.봉투에 찍힌 도장은 저승의 문장이었다.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아까 오는 길에 저승인이 제 손에 쥐어주던데요?벌벌 떨면서 폐하께 전해달라고 하던데."

아니 저승인이 그렇게 떨정도면 대체 저승가서 무슨짓을 하고온거예요?승완은 한탄을 하였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이건 됬고.너는 용건이 뭔데."

올라오다가 받은거니 무슨 할말이 있어서 온거아닌가.윤기의 말에 그녀는 살짝 얼굴이 굳어지며 입을 열었다.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정국이랑 여주.이대로 둘거야?"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안둔다면 어쩔건데."

어쩌긴.갈라놔야지.평소처럼 당연한 말을 하듯 승완은 거침없었다.윤기는 피곤한것처럼 한숨을 쉬었다.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결국 그아이는 이뤄질 수 없어.아시잖아,폐하."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알아 나도.하지만-"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좋아하는 얼굴을 보면,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아.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그럼 어쩌려고.이대로 둔다면 가장 피해입을 사람이 여주인데.아직도 자신이 악마인지도 모르는 애를 갖고노는 게 되잖아."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나는 유년기때 가족을 잃었어.이곳에 있는 모든 마족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그렇게 수백년을 개같이 살았어.그후 망할 노인네들을 몰아내고 앉은게 이자리야.그때까지 내 눈빛이 어땠지."

나를 가장 오랫동안 봐온 너이니 알거 아냐.굳은 얼굴의 승완은 머뭇거리더니 그의 물음에 답했다.

손승완 image

손승완

승완:"....아무것도..들어있지 않았습니다."

모든것을 잃은 소년이었던 윤기의 두 눈빛은 텅비어있었다.살아있나 싶기도 한 적도 많았고 아무런 살기도,기쁨도 느껴지지 않았다.움직이는 인형.정말 인형처럼 살았다.그는.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그게 이유다.난 내동생까지 그런 눈빛을 하게 만들기는 싫어.나보다는 행복하게.아니 마계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나는...여주에게 왕위를 물려주고,뒤로 물러설거야."

그리고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가겠지.언젠가는.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그전까지.내 동생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그동안 못본 동생,행복해하는 얼굴을 더 많이 눈에 담아둬야지."

***

오랜만에 학교에 왔다.저번의 정채연의 자살로 인한 내 누명덕에 정학이 아닌가 했지만 지민삼촌이 같이 가준다며 현재 교실밖엔 지민 삼촌과 아저씨,내가 서있었다.

여주

나:"삼촌.나 진짜 정학 아니예요?저번에 선생님들이 그렇게 심각하게 얘기하셨는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응.당연히 가도되지.학생이 학교 안가면 어딜가?정학은 괜찮아.애들이 뭐라하면 말해.삼촌은 전정국이랑 끝날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삼촌의 말에 나름 믿고 교실문을 열고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나에게 향한 시선 결코 좋지 않았다.정채연이 자살하고 난 그 당일날 나를 향했단 시선과 비슷했다.

박수영 image

박수영

수영:"야 전여주.무슨 배짱으로 왔냐?"

여주

나:"....왜.나는 학교 오면 안되나?"

박수영 image

박수영

수영:"..하.이년봐라.며칠 안봤더니 깡이 늘었네?정채연 죽여놓고 당당하게 걸어오는 건 무슨 심보냐?"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박수영.입 다물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영을 막은 태형이와 눈이 마주쳤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안녕."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내가 널 언제부터 마음에 담았을거라 생각해?]

그래 역시 아직은 어색할 수 밖에.똑같이 안녕이라 인사를 해주며 고맙다고 했다.태형은 교실문 새로 복도에 서있는 정국과 지민을 발견하고는 여주에게 다가가 키를 낮춰 귓속말을 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다 좋은데...저 형님들은 왜 온거야?"

여주

나:"아...애들이 해코지할까봐 무섭다고 하니까 저렇게 따라왔어..진짜 올줄은 몰랐음..!!"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뭐 박수영이 한짓같은 건 내가 대충 케어할 수 있는건데ㅡ.일단 큰일만 일어나지 않는 게 좋겠다 그치?"

여주

나:"당연한 걸 왜 물어!!이자식이 오랜만에 봤다고 이러냐?뒤질래?"

태형은 피식 웃고는 여주의 머리위에 손을 턱 올렸다.귓속말을 하려 낮추었던 허리를 다시 펴고 일어서니 저보다 한참 작은 여주가 귀여워보였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다행이다 그래도.이렇게 활기차있는 걸 보면 괜찮나 보다."

미친놈아아-이거 안떼냐?!제 밑에서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게 강아지 같아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저런 쌍팔년도 같은 새끼가.."

복도에서 지민과 가만히 서있던 정국이 태형과 여주가 같이 투닥대는 장면을 보고 살인욕구가 마구 치솟는 것을 느꼈다.

태형은 고개를 돌리다 복도쪽 정국과 눈이 마주쳤고 살기가 느껴졌지만 괜한 미친놈이 아닌 태형은 놀리고 싶은 마음에 여주의 손을 잡아 제손과 깍지를 꼈다.

여주

나:"응?뭐야 왜그래?어디 아파?죽고싶어?죽여줄까?^^"

어쩜 협박하는 것도 이리 귀여운지.정국만 아니었으면 바로 낚아챘을 것이라 생각했던 태형이다.(계속 살기 가득한 정국이가 쫄려서 그뒤로 여주와는 대화밖에 못했다는 후문.)

지민은 잠깐 어디 다녀온다며 사라진 복도안,정국은 아무말 없이 교실안 여주에게 시비거는 놈은 없는지 여주에게 흑심품고 접근하는 김태형을 어떻게 족을 칠지 고민하고 있었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주현:"오랜만이네요."(와 진짜 사진 찾으면서 느낀건데 아이린씨 새삼 정말 예쁘신걸 느꼈..퍽)

자신에게 말을 거는 주현을 발견한 정국의 얼굴은 싸늘하기 그지 없었다.아마 정국의 머릿속엔 주현이 '아가 보는 걸 방해한 놈'으로 인식되어 있을것이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주현:"안녕하세요,아저씨.담배는 끊었어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안녕 못하는데.근데 너 누구야."

여주 보랴,김태형 노려보랴,주현의 물음에 답하랴 정신이 분주한 정국은 주현이 누구였는지 미처 기억하지 못했다.주현은 서운한건지 모를 표정으로 보다가 이내 환하게 미소지었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주현:"내 이름은 주현이예요.배주현.아마 기억하게 될거예요.꽤 오랫동안."

***

지민은 복도에 홀로 정국을 두고 교장실로 들어왔다.다른 교실들보다 두껍고 비교적 크기가 큰 문을 두어번 두들기고 문을 열었다.

교장

교장:"....실례지만 누구신지..?"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아,연락없이 방문해서 모르시겠군요.저는-이런사람입니다만."

지민이 가볍게 내민 명함을 받아낸 교장은 화들짝 놀라 이내 허리를 내려 90도 인사를 하였다.

교장

교장:"아이고 전무님!!!몰라봬서 죄송합니다..!!!요즘 눈이 영 좋지 않아서...하하하 그나저나 연락도 안주시고 무슨일이신지요?"

옛직장 명함이 이럴때 쓰일 줄이야.이 학교를 조사해봤는데 마침 이 학교의 지원 기업이 지민의 옛직장터인 기업이었다.써먹을 수 있을 만큼 써먹자라는 주의의 지민은 역시 머리가 좋았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아,이 학교의 지원 기간을 좀 늘릴까 생각중이어서 말입니다.아마 회장님께서 교내를 둘러보시고 결정하실겁니다.오늘은 제가 먼저 나와 검사를 좀 하고 있었습니다."

정,정말입니까?! 교장은 그런 지민의 말에 얼굴이 급 화색이 되었다.아,그런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학교가 조금 소란스럽더군요.교내에서 전여주라는 학생이 괴롭힘을 심.하.게 받고 있던데.좀 실망스러웠습니다.회장님 눈에도 그렇게 보이실거구요.정확한 가해자를 찾아내 걸맞는 처벌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원 끊기기 싫으면 수작 부리지 마시고요.^^ㄴ,네!!알겠습니다!!!마무리는 지민의 눈웃음으로 장식했다.여주야 내가 말했잖니.

삼촌은 괜히 있는게 아니라고.

***

여주는 태형밖에 얘기할 사람이 없어 자연스럽게 태형의 주변 자리에 앉게 되었다.여전히 박수영네는 여주의 뒷담화인듯한 앞담화를 까고 있었다.그러던 중 한 이야기가 귀에 누군가가 집어넣는 것처럼 들리게 되었다.

학생1

학생1:"아 근데 야 수영아,전여주가 이랬다는 거 누구한테 들었어?"

학생2

학생2:"맞아 나도 좀 궁금했어.너가 출처가 아니면 누구야?"

박수영 image

박수영

수영:"아아~그거?주현이한테 들었어.솔직히 난 주현이가 정채연 죽인 줄 알았는데 걔 말 듣고 싹 소름돋았잖아."

......주현이?

아니야.분명.내가 잘못들었던 것일거다.그럴거야.제발.친구를 의심하게 만들지 말아줘.떨쳐지지 않는 불안감에 주현이를 찾으러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문쪽으로 걸어가던 참이었다.

배주현 image

배주현

주현:"나 아저씨 좋아해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정국:"....!!!!!!!!"

열려진 교실문 밖으로 주현이의 고백과 동시에 주현이 아저씨의 입술을 향해 돌진하는 걸 봐버린 나는 호흡도,생각도,모든것이 정지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