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정국아저씨
내가 가장 사랑하는.


메마른 땅에 눈이 내렸다.

시리도록 차가운 이 눈이 내리는 산은 누구도 오지 않는 산인지 인기척 하나와 그 누구의 흔적 하나 남아있지 않다.


전정국
정국:"......"

그는 하얀 눈이 계속 내리는 허공을 뚫어져라 보며 손을 뻗었다.그러다가도 곧바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등뒤를 보았다.

정국이 걸아온 눈길은 그가 걸어온 자국은 눈이 푹패여 검붉게 변해있었다.

그의 등 날개뼈 부근엔...

온통 깊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날지도 못하게 된 검은 날개가 달려 축 늘어져있었다.아마 눈길에 자국난 핏자국은 정국의 날개에서 나온 것일거다.

그러나 정국은 전혀 아픈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너무 멀쩡해보였다.

그는 악마였다.그것도 상급악마다.하지만 지금 고향인 마계를 배신하고 도망쳐나온 정국에겐 상급이고 하급이고 아무런 상관없었다.

그런 정국의 귀에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앙칼진 소리가 꽂혔다.


전정국
정국:".....????"

정국은 피를 흘리는 날개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꾹 참으며 좀 더 걸어갔다.눈덮인 풀더미를 치우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다.원래 무심한 정국이었지만 알수없는 이끌림이었다.

응애애-응애-


전정국
정국:"아기?"

이런 곳에 아기가 있을 줄이야.

정국은 눈투성이인 포대기에 감싸져있는 갓난아기를 보며 생각했다.인간 아기는 예전에 질리도록 보았던 것이라 익숙했다.하지만 설산 속 갓난아기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정국은 고통을 참으며 허릴 숙여 포대기 속 아기를 감싸안았다.날개가 찢어질 듯이 아파왔지만 그의 얼굴은 평온했다.

정국의 품속에 들어간 아기는 시끄럽게 우는 것을 멈추고 색색 잠에 들려하였다.


전정국
정국:"....허.."

정국은 헛웃음을 지으며 바로 고요해지는 아기를 품에서 떼어내려고 하였다.

으아앙-!!!!

하지만 이내 울음을 터트리는 아기에 썩은 표정을 하며 어쩔수 없이 제 품을 아기에게 넘겨주어야만 했다.

정국은 제 손가락을 한손으로 꼬옥 쥐고 입으로 쪽쪽 빨고 있는 아기에 손가락을 빼보려 시도는 해봤으나 그러자 반응하는 갓난아기의 눈물샘을 발견하고 곧바로 아기의 입에 제 손가락을 다시 물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아예 제 가슴팍에 침을 질질 흘리며 옷깃을 무는 아기를 무시하며 생각했다.

지금 정국 자신은 마계 반란으로 인해 치명상을 입었다.잘못하면 죽을수도 있을 정도로.멀리는 도망치지 못한다.날지를 못하니까.하지만 아기를 이 산에 두고 간다면 아기는 분명 죽는다.정국은 설산에 둔다면 아기는 분명 몇분 가지 않아 죽을 것이다 확신했다.

몇분전부터 안고 있었으니 금방 알 수 있었다.아기는 적어도 태어난지 한달도 되지 않은 아이다.그리고 이 설산엔 몇시간전부터 이러고 있었는 듯 했다.갓난아이가 버틴 시간치고는 거의 기적 수준이었다.

그럼 여기서 나도 좋고 아기도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그래,답은 뻔하겠지.그렇게 아기에게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정국은 이렇게 생각하며 품안의 아기를 바라봤다.


전정국
정국:"아가,아저씨랑 살까?"

아주 오랜만에 지어보는 미소였다.그래,오랜만이었다.

나:여기까지가 아저씨가 나를 만나게 된 계기랍시고 얘기해준 것이다.


전정국
정국:아가,일어나 얼른.

나:우응...아저씨이..5분만 더....


전정국
정국:"스읍-비행기 당하기 싫으면 얼른 일어나,아가.아저씨 빡친다."

나:"아 알았어요..(시무룩)졸린데.."


전정국
정국:"아가,아저씨 여기 뽀뽀."

나:"....에휴..오늘만이예요.알았죠?"

아저씨는 내말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나는 한숨을 쉬며 뒷꿈치를 들고 아저씨의 두 어깨를 잡았다.그리고-

쪽!

내 입술이 아저씨의 볼에 닿았다 떨어질때까지 아저씨의 입꼬리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어휴..뽀뽀가 무슨 대수라고 아주...쯧쯧.

정말 한심한 아저씨다.하지만-

내가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