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정국아저씨

재판의 서막

여주

나:".....뭐?"

아침부터 다짜고짜 하는 말에 태형을 올려다보며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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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배주현이..사라졌어."

여주

나:"주현이 한동안 아파서 안오다고 했잖아.무슨소리야 그게?"

태형은 답답해하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내밀며 내게 보여줬다.주현이와의 문자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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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걔가 가장 최근에 보낸 거 봐봐.어제 보낸거야."

[나 좀 도와줘 태형아.]아픈애가 보내기엔 어딘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드는 문자였다.설마...

여주

나:"진짜로 사라진거야?"

놀란 내가 벌떡 일어나 묻자 태형이는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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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어제 문자를 받자마자 걔네 집을 찾아갔어.집안에 배주현 부모님 두분 다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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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저 배주현 같은 반 친군데,주현이 지금 집에 있어요?]

여자

여자:[배주현?....우리 집엔 그런애가 없는데?집 잘 못 찾아온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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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그런애는 없다는 말밖에 없었어."

여주

나:"...그게 뭐야.단순히 사라진 게 아니란거잖아."

선생님

선생님:"자 다 왔지?아파서 못온단 연락도 없었으니 지금부터 오다 걸리면 죽는다."

마침 아침조례가 시작되고 선생님이 출석부를 적으며 말했다.어제까지만해도 배주현이 아파서 안오다고 했는데,다 왔다고?

여주

나:"쌤...!배주현...주현이가 아파서 안왔는데요.."

선생님

선생님:"응?주현이?걔가 누군데?우리반 애냐?"

여주

나:"....네?"

선생님

선생님:"배주현?....출석부에도 없는 애를 우리반에서 왜 찾아 이것아.꿈이라도 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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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수영:"쌤 그냥 넘어가요,죄책감에 정신병이라도 걸렸나보죠 뭐ㅋㅋㅋ"

풉.박수영의 말에 교실 안 애들 몇명이 조용히 비웃었다.분명 근거도 없는 박수영의 말에 날 싫어하는 무리일 것이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아...애새끼들 졸라 시끄럽네,좀 닥쳐."

내 뒤에서 엎드려 자고 있던 오빠가 박수영의 말을 듣고 일어나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사납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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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수영:"...뭐라고요?"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너네 시끄럽다고.아침부터 난동부리기 싫으니까 아가리 다물어."

신경이 곤두선 오빠의 일침에 박수영은 잠시 발끈하다가도 교탁엔 선생님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저 입을 다물뿐이었다.

우릴 빼고는 배주현이라는 이름을 기억도 못한 채 주현이는 행방불명이 되었다.원래부터 없던 사람처럼.

***

여주

나:"주현이 그럼 대체 어떻게 된거야?"

점심시간인 지금,나와 태형이와 오빠는 셋이서 밥을 먹고 교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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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우리랑 같은 존재한테 납치당한 거 같아."

기억조작하며 이상한 문자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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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윤기:".기억조작이라면 매일 하는 놈들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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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아하.역시 형은 머리가 좋아."

저승사자.사신 걔네들은 하루일과가 거의 기억조작이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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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그럼 이제 호석이 형이나 남준이형한테 물어보면 되려나."

여주

나:"그오빠들 인간 아니었어..?뭐야 내 주변엔 왜 다 정상적인 인간들이 없는거야."

뒷북을 치며 서럽다는 듯 말하는 내 어깨를 토닥여주던 김태형이 당연하다는 투로 말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태형:"당연히 너가 마족이니까 주변에 그런놈들밖에 없는거지.바보야."

닥쳐 안그래도 짜증나니까.김태형의 등짝을 찰싹 소리나게 때렸다.뭐 그래봤자 얼마나 아프겠다고 생각하지만 맞는 김태형에게는 상당히 치명타였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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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아 진짜 너 손 진짜 맵다고 내가 몇번 말해??와씨 겁나 아파."

여주

나:"그러게 애초부터 맞을 짓을 하지 말라니까?나도 때리기가 싫....!"

푹-

복도 안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질끈 감았던 눈을 떠보니 방금까지만해도 김태형의 뒤에 있던 윤기오빠가 어느새 내 앞을 막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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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윤기:".....시발."

존나게 아프네.하얀 피부인 오빠의 팔뚝엔 날카로운 유리조각들이 셀수 없이 많이 꽂혀있었다.

여주

나:"오빠!!!괜찮아?!일단 보건실부터...!!"

민윤기 image

민윤기

윤기:"아니.일단 저새끼들 먼저 처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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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수영:"어머,죄송해요.손이 미끄러져서."

여자애들 무리와 함께 비웃으며 걸어오는 박수영이 새삼스럽게 미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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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태형:"아무리 그런다고 이런 걸 날려?미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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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수영:"내가 말했잖아.손이 미끄러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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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윤기:"이게 내가 아니라 전여주가 맞았다면 너넨 죽었어."

그리고 이게 만약 전여주를 노리고 던진거였더라도 너넨 죽어.윤기의 말에 양심이 찔리는지 조금은 움찔한 여자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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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윤기:"내가 너네 여자라고 못때릴거 같냐?"

오빠는 자신의 팔에서 유리 조각을 하나씩 떼어내며 말했다.그러곤 팔에 꽂힌 조각들 중 가장 큰 조각을 박수영을 향해 가볍게 던졌다.

유리조각이 박수영의 뺨을 스쳐지나가 벽에 박혔다.얇게 베인 박수영의 피부 틈새로 피가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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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윤기:"호의가 계속되니까 그게 권리인 줄 알아?지금부터 내 동생 건드는 새끼는 각오해.죽여버릴거니까."

윤기오빠가 내 앞에서 이렇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처음이었다.

***

지민은 제 앞에 놓은 차를 마시려다 그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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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되도록이면 저승의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것이 좋습니다.영혼이 육체를 벗어날수도 있거든요."

방금 저 예림의 말 덕분에.갈증이 싹 가셨기 때문이다.아니 애초에 그럴거면 차를 내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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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그나저나,저를 이렇게 먼저 찾아오실줄은 몰랐습니다.뭔가 물어보실 게 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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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저승인이자 사신인 이종석이 소멸하였다고 들었습니다.설명 좀 들을려고 왔습니다."

아무래도 저희쪽 바보가 상바보라 그런지.형인 제가 좀 챙겨줘야해서 말입니다.여기서 지민이 말하는 '바보'는 누가들어도 정국일것이다.그러자 예림이 은은하게 미소를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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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두분이 사이가 좋으시네요.조금은 부럽습니다."

보다시피 제 부하들은 절 너무 무서워해서 말이죠.

하긴....염라 떴다하면 곧바로 도망갈 궁리부터 하던 남준과 호석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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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이종석은 제 부친인 선대때부터 있어온 사신이었습니다.나름대로 저의 어렸을때를 알고 있기에 유난히 절 챙겨줬죠.특히 제 저주만큼은 꼭 풀고싶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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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저주라는 게 무슨 뜻인지..?"

지민의 물음에 예림은 기다란 옷소매를 손으로 걷어냈다.핏기 없는 뽀얀 팔뚝은 시퍼렇고 커다란 멍이 들었고 심한 곳은 군데군데 뼈가 보일정도로 살이 썩어 문드러져있었다.코를 찌르는 시체썩는 냄새가 지민이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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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창조주가 어머니쪽 가문에게 내린 저주입니다.대대로 그 가문의 여식들은 다 겪고 있는 저주죠.지금은 팔다리만 썩어가고 있지만,얼마안가 저는 소멸할 것입니다."

이종석은 이걸 알고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러나섰습니다.아마 그때문에 이종석 그가 소멸당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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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그가 읽었던 고대기록서에 해결책이 있었습니다.딱히 해결책이라할 것도 없지만요."

예림의 손짓에 하인이 탁상에 책을 내려놓고 방을 나갔다.그녀가 말한 고대기록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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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조선시대때 떠돌던 소문이 있었습니다."

지민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책을 펴 읽었다.많이 번진 한자를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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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불로불사의 인간의 피는 만병통치약이다,그 어떤 저주나 병이더라도 깨끗이 씻어낼수 있다는 기록을 이종석은 책에서 발견했나봅니다."

책장을 넘기던 지민의 손이 조금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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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하지만 그건 거짓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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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마음으로 믿었을 것입니다.워낙 겉으론 차분해보여도 속마음은 여린 사람이었거든요.아무튼 그래서 당신을 제외한 불사의 인간을 찾았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발생하죠.지민과 예림의 얼굴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굳어만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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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상당히 슬프시겠습니다."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갈준비를 하던 지민이 예림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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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긴시간을 함께해 온 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얼마나 괴로운지 저도 잘 아니까요."

그리고 그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이러고 있는 것이니까요.지민의 말에 예림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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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저는 역시 당신들이 부럽습니다.뒤늦게 후회가 되니까요-"

왜 그동안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허무함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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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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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왜 그렇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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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그 조그맣던 여자아이가 어느새 이런 생각을 할만큼 컸는지 시간이 새삼 빠르게 느껴져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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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

예림:"그동안 하나도 안늙은 당신도 좀 신기한데 말이죠."

지민이 싱긋웃으며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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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아.부하들 말인데,있을 때 이뻐해주는 게 좋을겁니다?"

부하들 키우는 재미가 은근 쏠쏠해요.조언아닌 조언을 해주고 그는 저승을 떠났다.

길을 좀 걸으니 어느새 음침한 저승의 길은 사라지고 인간계 길을 걷고있었다.지민은 언제 웃었냐는 듯 무표정으로 골목을 걸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지민:"....젠장."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이종석은 그냥 소멸한것이 아니었다.오히려 저승을 포함한 모든이들에게 해가 갈 독을 남기고 죽었다.

배주현.명부에서 그어진 빨간 줄을 봤을때 알아차렸어야했다.그녀의 존재를.그녀가 우리에게 어떤영향을 끼칠 지를 눈치챘어야 했다.한창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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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주현:"안녕?"

너무 오랜만이라 보고싶었어.기척도 눈치채지 못한채 푸욱하고 지민의 복부를 관통하는 하얀 손에 지민이 피를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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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지민:"커헉...!!ㅂ...배주..현..."

주현의 손이 지민의 복부에서 빠져나오자 붉은 피가 분수처럼 흘러내렸다.지민은 다리가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듯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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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주현:"천년만에 만난 너여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잔뜩 있지만,내 빅픽쳐에는 너가 없어서 말이야.죽어줘야겠어."

오히려 고맙지 않니?너가 그토록 원하던 죽음을 맞이하게 되서 말이야.주현이 쓰러진 지민을 향해 싱긋 웃어주다가 그를 등지고 여유롭게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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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주현:"불쌍한 이종석.이런게 만병통치약이라니.잘못봐도 너무 잘못봤잖아.덕분에 소멸당하고."

지민의 피가 뚝뚝 흐를 정도로 흥건히 묻혀진 그녀의 팔을 내려다보며 주현은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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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주현:"잘가 내 친구.나중에 저승에서 보자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지민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복부를 더듬었다.피에 젖어 축축해진 배는 정가운데가 뚫려있었다.

배주현.그녀는 단순히 불사의 인간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세상에서.딱 한명밖에 존재하지 않는 이였으니까.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손을 뻗는 도중 그의 모든 움직임이 멎었다.

작가)저는 절대 레드벨벳분들 안티가 아닙니다ㅠㅠ가끔 안티냐는 질문을 받아서요..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닷!다음편도 빨리 올릴게여.봐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