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실격} [휴재]

14_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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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당장 말해

여주안

뭘 말씀하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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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승인서 말이야, 승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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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설마 위조라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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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이젠 하다하다 범법까지 저지르는 거냐고_!

여주안

위조했다면_ 애초에 에어 엠뷸런스를 빌려주지도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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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그럼 대체 어떻게 했느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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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바른대로 말 안 해?

여주안

원장님은 제가 사람 살리는 게 그렇게 싫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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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뭐..?

악에 바친 주안이 결국 원장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여주안

내가 희생을 해서라도 사람 살리겠다는데,

여주안

원장님한텐 피해갈 거 없을 텐데,

여주안

왜 자꾸 그러시는데요, 그렇게 돈이 궁하세요?

여주안

돈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 살 수 있는 사람 다 무시하면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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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여교수_ 선은 넘지 말지

여주안

선은 원장님께서 먼저 넘으셨습니다

여주안

그것도_ 한참 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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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지금 장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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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오늘부터 하나라도 나한테 승인 안 받으면_ 지원 다 끊어버릴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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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알아들었어?!

툭_ 원장이 주안의 어깨를 밀치고 제 갈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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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야_ 괜ㅊ..

꾸욱_ 주안의 표정은 누가봐도 억울해 보였다.

빨갛게 충혈된 눈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여주안

미안한데..나 잠깐 옥상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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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어, 어_ 천천히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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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여긴 나랑 다른 사람들이 지키고 있을 테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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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교수님..

주안은 부들부들 떨려오는 몸을 간신히 이끌고 옥상으로 올라갔고,

그 자리에 바로 주저앉았다.

여주안

원장..

뚝뚝_ 눈물이 떨어졌다.

그동안 한 번도 쏟지 않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너무 싫었다_ 난 그저 사람을 살리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사람을 살리면 살릴수록 병원을 갉아먹는 좀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내 목숨을 걸고_ 내 생계를 버릴 각오로 노력해도 그걸 알아주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마 아무도 모를 거다_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그냥 고집 센 외상 센터장이라고만 생각할 테니까.

이번 생은 망한 것 같다..

정의 없는 사회는 망한 사회니까_

철컥_ 한참을 울고 있을 무렵 옥상 문이 열렸고.

주안은 눈물을 훔치며 서둘러 구석으로 숨었다.

누구에게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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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교수님..?

그리고_ 옥상으로 올라온 사람은 바로 남준이었다.

쟤가 왜 저기에_ 혹시 외상 센터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아니 그럼 전화를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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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 교수님_

불쑥_ 언제 찾은 건지 남준은 주안 앞에 서 있었고,

주안의 얼굴을 본 남준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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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우셨습니까

여주안

아, 아니거든

여주안

찾으러 오지 말지_ 이제 막 내려가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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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많이 힘드시죠..?

여주안

뭐..?

토닥토닥_ 남준은 주안을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여주안

뭐, 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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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죄송해요..옆에서 힘은 못 되어 드릴 망정 아무 말도 못 해서..

여주안

그, 만 하라고..

주안은 더는 말을 하지도 남준을 밀어내지도 않았다.

떨리는 목소리를 더는 들려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이런 모습_ 아무한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