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믿지마세요.
소중한 사람을


지은이와의 통화가 끝나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휴대폰도 내려놓지 못한채 멍하니 지은이의 말을 속으로 되풀이 할 뿐이었다

나는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잠을 잤다.

이번에도 난 꿈을 꿨다. 저번과는 다르게 나 혼자 있었다. 그 아이도 어른들도 없이 그렇게 창밖을 바라보며 울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잠에서 깨고 나서도 눈물이 났다.

너무 처량하고 외로워보였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나가야 할 시간이였다. 나는 서둘러서 준비를 마친 후 밖으로 나갔다.

나는 대기하고 있는 차를 타고 회사로 갔다.


육성재
회장님께서 오늘 들리시라고...


민여주
명령? 아니면.... 부탁인가? 어느 쪽이라고 하던?


육성재
명령이라십니다.


민여주
지X났다. X랄 났어. 그 인간은 늘 명령이지? 누가보면 가족 아닌 줄 알겠어

짜증난다. 그 인간의 사고 방식이...

그 인간은 단 한번도 부탁이란 걸 한 적이 없다. 부탁이라는 이름의 명령뿐이었다...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회장실이 있는 9층에 도착했다.


김석진
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노크 없이 회장실 문을 열었다.


민여주
아. 아. 오랜만이죠? 회장님?

이런 사람에게는 예의따위 차릴 필요 없다. 정말 나만큼이나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운 사람이다.

나는 화가 난 듯한 회장님위 얼굴을 보며 자리에 앉았다. 내 맞은편에는 태형이가 앉아 있었다.


민여주
나이를 드셨더니 치매가 오셨나? 제가 분명 말하지 않았나요? 저 부르지 마시라고요. 저는 회장님 얼굴 보기 싫습니다. 아니 왜 자꾸 가족놀이하려고 그러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없네...

민회장
교양없는 놈.

나는 싱긋웃으며 그 인간의 말에 대답했다.


민여주
놈이아니라 년인데요. 그리고 회장님이 이렇게 키우셨어요.

민회장
....됐고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다. 인사해


민여주
싫어요.

민회장
민여주! 그게 무슨 예의냐!


민여주
오. 제 이름은 기억하시네요?

민회장
이쪽은 김태형. 우리 경쟁사의 유일한 아들이면서 휴계자다. 그리고 앞으로 너의 남편이 될 사람이지

안돼... 절대 안됀다. 어떤식이든 태형이가 내 옆에 있으면 위험해진다.


민여주
회장님!


김태형
하..하..하하..여주씨는 제가 싫으신가 봅니다.. 하하하

상처받은 눈빛과 말투... 그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불안함과 미안함에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민회장
왜그러냐? 얼마 전 까진 좋다고 난리더니


민여주
알려 드릴 이유 없습니다. 회.장.님


김태형
민여주씨?... 저랑 잠시 얘기 좀 하시죠


민여주
할 얘기 없....습니다.


김태형
제가 있습니다.

태형이는 내 팔을 잡고 회장실을 나갔다. 이 손을 뿌리쳐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뿌리칠 수 없었다. 김태형이 너무 좋아서 그럴 수 없었다.

태형이는 날 회사 근처의 카페로 이끌었다.


민여주
할 얘기가 뭔데?


김태형
여주야....

내 이름을 부르고 있는 너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던 네가 무서워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김태형
여주야....나 안 사랑해도 돼.... 그냥 내 옆에 있어줘... 많은거 안 바래... 그냥...그냥 내 옆에만 있어주라 응?


민여주
많아. 그 것 조차 많아

냉정해져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