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혹: 하얀 날개를 가진 악마
2화_현혹: 하얀 날개를 가진 악마




아카인 휘틀리
허....


아카인 휘틀리
...허허,



아카인 휘틀리
.......



아까까지만 해도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치던 젊은 공작이

갑자기 실없는 웃음소리를 뱉어대자 황궁을 지키고 서있던 기사들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하였다.



아카인 휘틀리,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오직 전장에서 세운 공으로 제국의 공작가의 가주가 된 자였다.

그런 그의 검이 얼마나 거친지는 그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기사들이 모를리가 만무하고.



기사/들
........

기사/들
....((들고있던 검집을 더욱 꽉 쥐어잡는다.







아카인 휘틀리
하....


아카인 휘틀리
..그래, 그 약삭빠른 독사새끼... 그놈의 명이라고,



아카인 휘틀리
.....


그는 어이가 없었다.

고작 황궁의 지엄한 법도 아래 한 수 꿇고 들어가야하는 자존심도,

그 황궁의 우두머리가 고작 번듯한 혈통도 없이 미련하게 황좌를 감고있는 뱀이라는것도.



아카인 휘틀리
으득)) ......




아카인 휘틀리
비켜라


아카인 휘틀리
비키지 않으면 네놈들의 목을 쳐 그 머리를 들고 들어가주지



기사/들
......


_저벅

저벅_

_저벅

저벅_




데릭 리처드
..휘틀리 공작,


아카인 휘틀리
......((멈칫




그리고 금방이라도 칼을 꺼낼것처럼 걸어오던 그의 발을 잡아 세운건,




데릭 리처드
궁의 문을 닫은게 황태자의 명이라 내 기사들이 분명히 일렀을텐데.



데릭 리처드
그대가 잘 못 알아들은건가,



아카인 휘틀리
.......




황태자 데릭이였다.







아카인 휘틀리
어찌하여 황궁의 문을 닫으신겁니까. 하루빨리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같은데, ㅎ


데릭 리처드
며칠, 몇달도 아닌 고작 몇시간 출입을 제한했다고 그대는 업무가 밀리는가보오.


데릭 리처드
황가의 일때문에 이렇게 잠시간 문을 닫는 일은 선황제때에도 숱히 있었던 일들이니 진정하고,



데릭 리처드
만약 밀린 업무가 황궁에 있다면 친히 사람을 불러 집으로 전해주도록 하지.


아카인 휘틀리
.....ㅈ,


데릭 리처드
나는 두번 말하는걸 싫어해. 휘틀리 공,



데릭 리처드
....피식)) ..그대는 이해력이 딸리는지 기다릴줄 모르는지...


데릭 리처드
........




그가 몸을 돌리자 그의 검은 제복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흑단을 수놓은것같은 검은 머리칼도.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그가 신비로운 녹안을 번뜩였다는걸로 짐작하건만,


마지막까지 조소를 흐리고 간 데릭의 뒷모습에 무언가 그의 심기를 단단히 건들여놨다는걸 그가 본능적으로 직감했다고.







쾅

쾅))




데릭 리처드
후으......



집무실의 책상을 부서질듯 내리친 그가 언짢은 얼굴로 연신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래, 그 눈.!

자기는 다 알고있다는 듯, 투명한 적의를 개의치않고 드러내던 그 눈이 계속 밟혔다.




데릭 리처드
....쓸데없이,









오늘 아침, 어두컴컴하고 허름한 방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세웠던 그녀를 기사들이 끌고 간 곳은 다름아닌

황궁의 감옥이였다.


세르피온 제국은 사람을 이리 개돼지처럼 대하는가..!


고작 모욕을 주기 위해 이다지도 번거로운 짓을 해서 내 꼴을 이렇게 만들어야 했는가,

...뭐, 황태자의 명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라도 하였는가,



혹 철탑의 꼭대기라도 되는지, 머리 뒤로 들어오는 햇살이 철창에 막혀 기이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곳이였다.




셀린느 카시오페
........


그리고 그런 그녀를 관망하러 오기라도 한걸까

저벅, 저벅, 계단을 울리던 발걸음이 이내 멈춰선곳은 그녀의 철창 앞,



데릭 리처드
.......




셀린느 카시오페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을 확인한다))



셀린느 카시오페
....ㅎ,



셀린느 카시오페
이제 내 모습이 마음에 들기라도 하더냐


셀린느 카시오페
내 꼴이 궁금해서, 그래서 그 귀한 발걸음을 하셨겠지. 제국의 황태자께서!



이젠 독기만 남아 짐승처럼 번들거리는 그녀의 두 눈은 탁했지만 반짝였다.

...미처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있다는것조차 인지하지 못한건 철탑에 켜켜이 쌓인 먼지에 내 정신또한 탁해진 이유일까?


인정하긴 싫었지만 그녀가 한 말이 어느정도 들어맞은것도 사실이였고.




데릭 리처드
....곧 꺼내주도록 하지.


데릭 리처드
지금 꺼내주기엔 제국이 꽤나 시끄러워질것같아서 말이야.


셀린느 카시오페
꺼져!!! 네놈이 뭔데 내 앞에서 개소리를 지껄여



셀린느 카시오페
너는 내 가족의 원수야. 내가 이곳에서 나가면 당신부터 칼로 찔러주지.


데릭 리처드
.......




데릭 리처드
....ㅎ,


다 해진 옷을 입고 철창에 갇혀 고작 날 죽이겠다 발악하는 황녀라니

그 용기가 가상하다 해야할지, 정말 두려워하는 척이라도 해줘야할지.


잔뜩 날을 세운 짐승같은 형태에 그가 목끝까지 올라오는 웃음을 삼켰다.

아, 어딘가 간지러운것같기도.



아니, 일순 기분이 더러워졌다.

씻을 수 없는 먹물이 가슴에 잔뜩 흩뿌려진것처럼.





데릭 리처드
철창을 쾅 내리친다))




데릭 리처드
셀린느 카시오페. 그대는 더이상 황녀가 아니야.


데릭 리처드
그대는 망해버린 제국에서 잡혀온 포로일 뿐이지



데릭 리처드
아직까지 그때의 영예를 놓지 못한건 아니겠지? 생각만 해도 미련하고 어리석어 말문이 막혀



셀린느 카시오페
........


데릭 리처드
분수를 알아.



데릭 리처드
나는 이 제국의 황태자다.





철창 사이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그의 얼굴에 그림자를 지었다.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것만같은 검은색 눈동자와, 약간 수척한 얼굴.


형언할수 없는 분노와 허망함 아래 뭉개지던 눈빛으로 바라보던 그의 모습은



그 역시 기이하고도 찬연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