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
2장.스포츠플라자(2)


지하철을 타고 스포츠센터로 가는 동안, 준휘가 승철 사장에 관한 정보를 들려주었다.

예비 지식이 전혀 없으면 곤란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며 오늘 아침 서둘러 조사한 내용이다.


준휘
"최승철의 장인이 서준혁이야. 승철 그룹의 일족이지."


준휘
"그러니까 최승철은 데릴사위인 셈이야."

승철 그룹은 전철 회사를 중심으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부동산에도 주력하고 있었다.


준휘
"학창 시절 수영선수였던 최승철은 올림픽 출전을 꿈꾸기도 했대."


준휘
"대학과 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플레디스 백화점에 입사했어."


준휘
"백화점에서 그를 채용한 이유는, 당시 스포츠센터를 시작하려던 백화점 측에서 전문 스태프가 필요했기 때문이야."


준휘
"그는 회사의 기대만큼 꽤 일을 잘했나봐."


준휘
"그의 아이디어와 기획이 매번 성공해 적자를 각오하고 시작한 스포츠센터가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었대."

수영선수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사업가로서는 일류가 되었다는 소리다.


준휘
"서른 살 때 서준혁 부사장의 딸과 만나결혼. 그다음 해에 스포츠센터가 승철 스포츠플라자로 독립."


준휘
"그로부터 8년 뒤, 그곳의 실질적인 경영을 맡은 사장으로 취임했어."


준휘
"그게 재작년 일이야."


지훈
"전형적인 성공 스토리네."

나는 솔직한 느낌을 이야기했다.


준휘
"사장에 취임한 후에도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어."


준휘
"홍보를 겸해 각 지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최근에는 스포츠 평론가 또는 교육문제 평론가라는 이름을 달고 슬슬 정치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소문이야."


지훈
"상당히 욕심이 많은 사람이네."


준휘
"하지만 적도 많은 것 같아."

준휘가 우려담긴 눈빛을 드러냈을 때, 우리가 내릴 역에 전차가 도착했다.

승철 스포츠플라자는 헬스클럽에, 피트니스 스튜디오,실내 수영장과 테니스 코트까지 완비된 스포츠 종합시설이었다.

빌딩 옥상에는 골프 연습장도 있었다.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용건을 밝히자 머리 긴 아저씨가 2층으로 가라고 알려줬다.

2층은 헬스장인데, 그 안쪽에 사무실이 있다고 했다.


준휘
"요즘은 이런 장사가 제일 돈을 많이 벌지."

에스컬레이터에서 준휘가 말했다.


준휘
"물건이 남아도는 세상이잖아. 원하는 건 누구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지."


준휘
"그러니 건강하고 아름다운 싡데에 신경을 쓰는 거야."


준휘
"요즘 사람들은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도통 모르잖아."


준휘
"결국 이런 데를 다니면 마치 자기 자신이 시간을 잘 쓰고 있는 것 같은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는 거지."


지훈
"일리 있는 말이네."

나는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 데스크 아저씨가 말한 대로 2층은 헬스장이었다.

상당히 넓었는데, 그 크기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바로 앞에서는 뚱뚱한 중년 아저씨가 가슴 근육을 키우는 피트니스 머신 앞에서 악전고투하고, 그 건너편에서는 아주머니가 뛰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머리에 타월을 두르고 열심히 다리를 움직였는데, 몸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있어서 몸이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자전거를 타는 뚱뚱한 부인도 있었다.

물론 이것도 평범한 자전거가 아니라 바닥에 고정되어 앞쪽의 금속판만 도는 것이었다.

그 여자는 마치 철인3종 선수처럼 굵은 다리를 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발전기를 설치하면 이곳 한 층 정도의 전기료는 감당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수많은 사람이 끙끙대며 뜨거운 땀과 거친 호흡을 내보내는 공간을 지나자 에어로빅 스튜디오가 나왔다.

큰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화려한 에어로빅 옷을 입은 여자 서너 명이 강사의 구령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지훈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

걸으면서 내가 말했다.


지훈
"학교 교실하고 똑같아. 선생님 근처에 있는 사랑이 잘하네."

왼쪽에 있는 레슨 룸을 보며 복도를 걸으니 막다른 곳에 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