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로부터 살의를 담아

2장.스포츠플라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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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사실 그 사람, 죽었습니다."

승철 사장의 입이 벌어졌다.

잠시 후 그가 "아직 젋은데, 병이 있었나요?" 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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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닙니다. 살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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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아니....."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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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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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주 최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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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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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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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얼마 전 갑자기 형사가 찾아와 그 사람이 살해 됐다고 알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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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독살된 뒤 둔기로 머리를 맞고 쓰레기처럼 항구에 버려졌다고 하더군요."

예상대로 그는 대답이 궁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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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렇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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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정말 안됐군요. 얼마 전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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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런 사실은 전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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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정확히 말해면, 사장님을 만나고 나서 이틀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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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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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만나셨을 때 그사람, 뭔가 말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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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뭔가, 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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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예컨데 죽음을 암시하는 것 같은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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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당치 않아요."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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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사정을 캐묻지 않고 돌려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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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그럼 그런 이야기를 다른 데서 했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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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니요, 그런 건 아닙니다만."

승철 사장의 눈에 의심쩍은 빛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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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약간 맘에 걸리는 게 있어서요."

나는 짐짓 미소를 지었다.

너무 이 이야기에 매달리면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내가 다시 한 번 센터 안을 견학할 수 없겠느냐고 말하자, 승철 사장은 인터폰을 동해 그 뜻을 비서에게 전했다.

곧바로 그 머리긴 미남 비서가 여자 하나를 데리고 나타났다.

조금 전 이런저런 신세를 졌던 사무직원이었다.

그 직원이 가이드를 맡을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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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

"천천히 둘러보세요."

여직원을 따라 방을 나서는 우리에게 승철 사장이 말했다.

안내를 맡은 여직원은 '배주현'이라고 적힌 명함을 건냈다.

나와 준휘는 그 뒤를 따라 센터를 견학했다.

헬스장에서는 최한솔 이라는 서른 살 전후의 강사를 소개받았다.

한솔 씨는 젊은 여성이 좋아할 만한 잘생긴 얼굴에 짧게 깍은 헤어스타일도 깨끗한 인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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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추리소설의 소재? 대단한데요."

한솔 씨가 노골적으로 값을 매기는 시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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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그 책은 꼭 읽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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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그런데 헬스 강사가 살해되는 스토리는 쓰지 말아주세요."

이쪽은 별 생각도 없는데 신이 나서 농담을 지껄이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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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

"최한솔 씨는 사장님 동생이세요."

헬스장에서 벗어나자 주현 씨가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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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

"사장님과 마찬가지로 체대를 나왔죠."

실내 테니스 코트로 가는 도중, 주현 씨가 앞에서 걸어오는 두 여자에게 인사를 했다.

한 사람은 중년 부인이고 또 한 사람은 몸집이 작은 중학생 쯤 되는 여자애였다.

모녀일지도 모르겠다.

검은 원피스를 입은 부인은 상당히 관록이 있어 보였다.

얼굴보다 큰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렌즈 색깔이 옅은 보라색이었다.

얼굴이 새하얀 여자애는 큰 눈망울로 부인의 등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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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

"사장님은 계신가?"

부인이 선글라스를 고쳐 쓰면서 주현 씨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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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

"예.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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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

"알았어요."

부인은 살짝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이번엔 우리를 쳐다봤다.

우리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자 무시하고 주현 씨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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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

"저, 이분들은......"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주현 씨가 우리를 부인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부인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그럼 수고해요, 하고 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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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

"사장님 사모님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