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마리
안녕, 마리 . 프롤로그



“이거면 돼?”

인적이 드문 어느 한 건물 앞, 한 남자가 무언가를 사는 듯, 지갑에서 수표 두 장을 꺼내고는 상인에게 내밀며 하는 말.

남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거액의 돈이지만 정작 그에게는 쓸모없는 종이 쪼가리일 뿐, 특별하지 않았다.



“……. 고작 이 정도로 되겠어요? 재미없게.”

손님이 앞에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만하게 의자에 앉아서 그를 올려다본 상인은 그가 내민 돈의 액수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투정을 부린다.

“……나한테 바라는 게 많은가 봐.”


전정국
“이 정도 종이 쪼가리 가지고는 턱도 없는 것을 보면.”

그는 상인의 태도가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는지 수표 몇 장을 더 꺼내고는 바닥에 흘리듯이 떨어뜨렸다. 알아서 가져가라는 의미였다.

그의 행동에 당황한 듯 돈을 줍는 상인을 뒤로한 채 옆에 있는 예쁘장한 인형의 앞으로 다가가는 그. 실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그녀는 마리오네트였다.

그는 허리를 굽혀 시선을 맞춘 뒤, 아무 말 없이 유심히 그녀를 바라본다.


“예쁘죠? 남들이 10억 줘도 안 파는 년인데, 그쪽 태도가 참 마음에 들어서, 사겠다면 드리지요.”


전정국
“……년이라니, 예쁜 애한테.”

라는 말을 마치고는 차근차근 마리오네트의 눈, 코, 입, 머리카락까지 훑어본 그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얇으면 얇을수록 좋다. 그게 그의 신념이었다.



전정국
“……. 예쁘네.”

자신의 손이 맞닿을 만큼 얇은 허리를 가지고 있는 인형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씨익 웃으며 얘로 하지.라고 말하는 그였다.

아무리 얼굴이 이뻐도 허리가 자신의 기준에서 얇지 않으면 바로 내팽개치는 그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그녀가 참 마음에 들었다.

“아, 예. 자 이거는 말이죠,”


전정국
“알아.”

여태껏 가지고 있던 보라색 약물이 든 조그마한 병을 건네며 설명하려던 상인의 말을 단숨에 끊고 상인의 손 안에 있는 약병만 빼내고 인형을 챙기는 정국.


전정국
“한두 번 아니잖아.”

“아……예, 뭐.”


탁-

누가 봐도 40억은 훌쩍 넘을듯한 자신의 스포츠카에 그녀를 앉혀놓고서는 힘이 없어 축 처지는 몸을 안전벨트로 고정시켜주었다. 그 뒤에 자신도 차에 탑승했지.

“안녕히 가십쇼.”



전정국
“……. 재미있겠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는 시동을 걸어 동이 트기 전에 자리를 뜬다. 그렇게 유유히 사라진 정국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