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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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그래서 이번 기획안의 중점은-"

참도, 참도 잘하는 짓이다. 이렇게 몇날 몇밤을 술로 채우는 것도 한계가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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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아무래도 잘들 준비하신 것 같긴 한데-"

하긴. 술이라도 부어대니 이렇게 살아있는다고 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더만, 이래가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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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그래도 우리가 제일 나은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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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우리 김대리님이 벤치마킹 딱! 따와서 멋지게 승진하신 거 아니냐-, 보고서 1등 지필자한테 다른 수식어가 필요해?"

나를 추켜세우는 지성이 형이 내 어깨를 토닥인다. 남 모르는 위로이자 그저,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함이겠지. 덤덤히 손을 내린다.

You

"그럼요, 제가 누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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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오, 자신만만한 그 말투 뭐야? 전설의 김사원님 다시 한 번 오는거야?"

으음. 아니요. 고개를 휘저으며 팔꿈치를 조심스레 탁자 위로 얹었다. 아무래도 이런 쪽이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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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여름 사업의 총 예산액으로는-"

끙끙 앓으며 혼자 썩어들어갈 바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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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이러한 근거를 두어-"

You

"여기까지다, 싶어서."

겉에 슬어버린 녹이나 닦고 찬란하게 살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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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좋으시겠어요."

성공적인 기획안 공개, 그리고 그것이 끝난 후 꽤나 시끌벅적한 회식 자리였다.

뭐 또, 술만 부어대면서 이상한 짓 할 애는 아니고, 일만 죽어라 해댔지. 그 성과가 이것. 화려한 성공. 하면 되는 나니까. 나는 이때까지 그런 사람으로서 존재했다.

한 번의 트라우마는 내게 큰 발돋움이 되어주니 말이다. 이번에는,

쉽게 잊혀지진 않을 것 같지만.

어찌되었든, 그런 회식자리에서 내 옆자리들도 하나 둘 뻗어가기 시작했다. 워낙에 술이 센 몇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그리고 그 몇 중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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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그렇죠?"

내 앞에 있는 이 배주현이고.

You

"ᆢ뭐. 나쁘진 않죠. 제 기획안이 전 회사를 움직이게 되는건데."

정색하며 묻는 배주현에 나도 입꼬리를 추욱, 내린채 빈 술잔만 만지작거렸다. 몇 잔째지. 나도 나지만, 취한 듯이 약간 어눌한 그 말투가 귀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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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솔직하시네요."

역시나 예쁘다. 참도 예쁘게 웃는다. 빠져들 것 같이, 그렇게 웃는다.

이 웃음에 너도 빠졌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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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나도 솔직한 사람 좋아해요."

You

"

말을 아꼈다. 주위사람들은 모두 다 뻗은 채, 지성이형 혼자만 간간히 정신을 잡고 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현씨는 말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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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아마 우리가, 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좀 더 좋은 사이가 되었을까요. 왜, 친한 언니 동생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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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나 대리님 완전 팬이었는데에."

전설의 김대리님이요. 내가 신입사원 되자마자 딱 전해들은 게 대리님 이야기에요. 완전 롤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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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가까워지고 싶어서 안달났었잖아요, 나."

실은 아직도 팬인데-, 음, 음. 아, 이건 못 말해줘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ᆢ진짜 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내 빈 술잔에 술을 권하며 콸콸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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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그래도 그 사람.. 그 사람.."

강..의건씨요.

휘청거리며 곧 앞에 널브러진 저 인간들과 같이 될 것 같은 주현씨가 내 쪽으로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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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너무..미워하진..마요.."

..난 못들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