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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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시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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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잘 부탁해요."

...네. 여린 손끝이 달달 떨리는 채로 파일을 받아드는 주현씨가 부장실 블라인드 틈새로 비친다. 뭘까, 뭐길래.

한 명은 복잡한 표정을,

한 명은 애처로운 얼굴을 하고선,

저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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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대리님! 여기서 뭐하세요?"

아, 슬기씨. 터억 잡히는 어깨에 흠칫하여 재빨리 뒤를 도니 슬기씨가 배시시 웃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는 굳이 묻지 않는다. 아마도 다행이겠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고개를 숙인 슬기씨가 작은 가방을 한참이나 뒤적인다. ...아. 어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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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요 앞에 카페 쿠폰 갖고 있었는데... 잃어버린 거 같아요. 팀장님께 서류 드리러 가다가 커피 살 거 생각나서 대리님이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뻘쭘한지 괜히 머리카락 끝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얼버무린다. 순간 블라인드 틈새 빛이 사라지며 일순간에 사람의 형체가 보이지 않는다.

부장실의 불이 꺼졌으니 문으로는 금방 두 사람이 나올 것이다. 얼른 자리를 피해야함에 슬기씨의 손을 이끌었다.

You

"...같이 갔다 오면 돼요!"

You

"슬기씨는 카페라떼죠?"

네! 해맑게 웃는 슬기씨에 잠깐동안 어지러웠던 생각이 조금 가셨다. 행복한 사람이다. 보고만 있어도 에너지를 주는 밝은 사람이야.

이타적이고 친절한 사람이다. 슬기씨는 언제나 그러했다. 호감형이었고, 눈치도 꽤 있어 사회생활도 곧잘하며 전 부서에서도 발이 넓어 종종 보았던 인물이다. 그만큼 사람이 좋다는 거다.

그에 비해 나는,

이렇게 열등감에 쩔어 있다.

아직도,

그곳에서 입술을 맞대는 두 남녀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래서. 그래서 말이다.

하찮은 변명이다.

뜨거운 컵을 받고 커피박스를 들어올렸다. 양손 가득 거뭐진 커피들이 쏟아질까 염려하며 슬기씨와 나란히 서서 서로가 계산하겠다며 지갑을 꺼내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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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괜찮아요! 이정도는 저도 계산하면,"

You

"내가 안 괜찮아요. 제가 살게요. 다음에 차 한 번 사줘요."

그때 쿠폰 찾아서 쓰시면 돼요. 그러니까 지갑 넣으세요. 커피 박스를 간신히 옆 테이블에 두곤 내 지갑을 열어 카드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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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진짜 괜찮은데..."

You

"사주려고 한 것만 해도 고마워요. 바람 쐬러 나오게 해준 것도."

슬기씨 아니었으면 나, 들켰을 것 같거든요.

ᆢ몰래 보고 있던 거.

그러니까,

그냥.

You

"고맙다구요."

You

"형, 커피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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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오, 내 것도?"

땡큐. 거절 않고 잘 먹겠습니다- 홀짝대며 커피를 먹는 모습을 뒤로 하고 내 자리에 앉았다.

홀가분하다기 보다는 확연하게, 마냥 슬프기만하다. 그런가, 나는 슬픈가.

여튼 감정충돌이 일어나는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잔인하게 붙어있는,

두 명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