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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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여주씨, 건강검진 받으셨어요?"

You

"..?예? 건강검진요?"

네, 그 왜 요시즌에 매번 하잖아요. 너무 바빠서 까먹으셨나보다.

벌써 건강검진 시즌이 돌아왔나,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 물을 받고 있자니, 막 인생이 괴롭다. 천천히 자살하는 기분?

You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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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세상에! 조심 좀 하지!"

봉변당했다. 으, 끈적거릴텐데. 컵을 흘러넘친 뜨거운 커피물이 손, 허벅지, 와이셔츠.. 흰색인데 뒈졌다. 왜 한눈을 팔아가지고. 옆에서 급하게 닦아주는 슬기씨가 어느정도 닦았다며 고개를 들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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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슬기

"안 그래도 요새 부쩍 피곤해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You

"..그러게요.."

이러다 정말 병 걸리는 거 아닐지. 골병.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눈을 부릅 떠 컴퓨터 화면을 째려보았다. 졸면 안돼, 그럼 죽어..!

되뇌이고 되뇌이며 커피 종이컵만 산을 이루는 중에 옆을 지나가며 와우를 외치는 지성이 형이 멈추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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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성

"어이구, 종이컵 장사하게?"

You

"으어어.. 살려줘요.."

죽진 않아, 걱정 마. 난 야근 싫어서- 빠이!

상큼 발랄하게 돌아서서 총총 뛰어가는 지성이 형의 뒷통수를 한대 후릴까 하다가 말았다. 아, 별로 기분도 안 좋구만.

실은 낮에 식사하는 장면을 봐버렸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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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건

"먹어요. 체하지 않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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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주현

"아, 네."

ᆢ다정한진 모르겠고, 비밀연애랍시고 별걸 다 숨겨가며 했던 꽁냥질까지.

지성이 형 앞에서만 할 수 있었던 말들까지.

대놓고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던,

이기적인 둘의 점심시간을 봐버린 것이다.

내 멘탈도 자비좀 주지.

You

"푸우우.."

짜증나게스리.

You

"..아아아-"

"충치 없으시고, 진단서 끊어드릴테니 가셔도 됩니다."

You

"그, 요새 두통이 좀 잦아졌는데 피로랑 관련이 있나요?"

"음, 예. 결론적으로는 빈혈 기가 좀 있으신 것 같은데 몸이 피곤하셔서 머리에 무리가 오시는 것 같네요."

어영부영 진료실을 빠져나와 사람이 득시글거리는 안내 스텝 앞으로 나아갔다. 좀 많이 먼 것 같은데-,

아. 맞다, 약국이 반대편이지, 하고 고개를 돌린 순간 보인 것은.

...

You

"제기랄."

저멀리서 다름 아닌,

강의건과,

그를 붙잡는 배주현이었다.

무슨 대화를 하는걸까, 들리지도 않지만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내 주위의 시간이 멈춘 것 같아, 라는 그런 것.

온통 그쪽으로 신경이 쏠려 순간적으로 아무것도 보이고 들리지 않았다. 오묘한 기운이 몸을 감싸안았다.

강의건의 짜증난다는 표정, 그 팔을 붙잡고 진료실로 들어가려는 배주현.

흡사 애인이 애인을 챙기듯,

꼭 붙어서는.

항상 이런 운 없는 날이 있었다.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이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