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02



You
"..할 일 없어.."

연락하라니까 참, 전화는 커녕 문자 한통도 오지 않았다. 그래. 강의건이잖아. 그 강의건이 이럴리가 없는데.

..밉다.

진짜 미워.

You
"..보고서나 쓰자."

죽기보다 싫었는데, 보고서 쓰기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좋다기 보다는 하나에 정신 팔려서 있고 싶달까나. 어찌했든 그랬다.

째각째각, 그렇게 신성시하던 토요일의 오후를 노트북 신세로 보냈다.

You
"집중이 안될 때는 소주를 먹지요-"

콸콸콸. 소주를 병나발로 입에 넣었다. 별로 센 편도 아니지만 주정이나 적어놓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You
"고오단한- 하루가아, 길고 길었던 날."

You
"누군가의 하안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 까요오-!"

불행 중 다행으로 숙취는 노래였지만.



강 슬기
"여주씨..? 안색이 왜 그래요.."

술을 진탕 퍼마셨으니 좋으리라고 하지만은 못하겠다. 그래도 습관적으로 팩은 하고 잤더라. 신기한 잠버릇이었다.


You
"보기가 많이 껄끄럽나요..?"

그건 아니고, 피곤해 보여서요! 귓속말로 소근소근 복도를 걸으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강슬기 대리. 나와 같은 직책에 더불어 나이도 같아 근래에 많이 친해진 사람이다.

아, 왜 근래이냐.


강 슬기
"마케팅 부도 꽤 괜찮죠?"

난 마케팅 부에 있었다가 누군가의 권력남용으로 홍보팀으로 넘어온 것이라 이쪽 분들과는 꽤나 서먹했었다.



강 슬기
'우와, 몇 살이에요? 진짜 예쁘시다! 마케팅 부에서 오셨댔죠?'

정확히 강슬기 대리가 오기 직전까지 말이다. 자기가 더 예쁜 것 같은데, 알다가도 모르겠는 사람이다.

아, 누구의 권력남용이냐고.

저어-기. 홀로 고상하게 앉아서,


강 의건
"..아, 네. 좋은 아침이요."

인사받고 있는 놈.



강 의건
"주현씨."


윤 지성
"어째 그날 잘 들어갔냐."

You
"..아, 예. 형."

술도 잘 못하는 게 한 바탕 하고는 입에 달고 있던 형 소리도 오빠라고 나오던데. 소감은? 윤지성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푸스스 웃었다.



윤 지성
"요상하게 주현씨가 의건이 옆에 자주 있기는 한단 말이지."

우리 회사에 유일한 나와 의건의 연애를 아는 사람. 윤지성 형이 추측성 발언을 뱉었다.

You
"뭐 어때요. 이제 아무 사이 아닌 것 같은데."

물론 걔 혼자만. 자존심 때문에 억척스럽게나마 붙잡은 말이 혀끝에 머물렀다.


윤 지성
"원래 그런 애가 아닌데 이상하더라. 너 질투하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You
"..질투할 껀덕지도 없는데요."

옥상 끝, 옆에서 담배를 무는 형의 어깨를 툭 치고 천천히 계단을 향했다. 창문 틈 새로 비치는 햇빛이 짜증을 돋구었다.


날씨만 더럽게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