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의 완벽한 이별법
완벽한 이별법 03




윤 지성
"어, 그래서 이번 시즌 신상품 아이디어는-"


배 주현
"..아, 그거요. 봄맞이 원피스로 결정됬다던데. 디자인 부에서 무늬까지 양식 만들어줬어요."

회의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벽에 튕겨져 울렸다. 믹스커피 한 잔을 설탕스틱으로 휘휘 저으며, 턱받침을 하고 있다 주현씨의 말에 손을 삐끗하였다.

You
"에?"



강 슬기
"뭐라고요?"


배 주현
"..그 때 그렇게 정했지 않나요."

미친. 육성으로 비속어가 튀어나오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You
"봄맞이 원피스는 12년도부터 구매율 하락세 때문에 없애자고 이미 얘기 끝났었는데요..?"

맞아요, 대신에 우리 여름용 래쉬가드 밀기로 해서 미팅일자 다 잡아놨잖아요! 양손으로 입을 가리는 슬기씨와 함께 고개를 숙이는 지성이 형을 번갈아보고 최대한 침착하게 이야기를 이었다.

You
"..주현씨. 아니죠? 미팅 새로 잡으신 거..아니죠?"



배 주현
"죄송합니다.."


윤 지성
"아니, 아니. 잠깐만."

연신 헛웃음을 삼키며 억지로 화를 누르는 지성이 형이 나를 보고 조용히 해보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주현씨의 사과를 막았다.


윤 지성
"저번 회의 때 결안사항 못 들었어요? 2월 마지막날에 참석했잖아, 주현씨."


배 주현
"취, 취소해보겠습니다. ..죄송,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면 다냐고! 앉아, 앉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울분을 토하는 형을 겨우 앉히고는 스케쥴표를 들었다.


You
"최근 미팅 건수가 3개고, 다음 달 초에 하나요. 그러면ᆢ"


강 의건
"무슨 일입니까."

그리고 완벽하게 내 말을 끊은 강의건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왔고 말이다.


배 주현
"부, 부장님!"


윤 지성
"..부장님."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조곤조곤 곱씹듯 말하는 강의건의 목소리가 깔려 적막에 흘렀다.

You
"..주현씨가 회의 결안사항을 모르고,"


윤 지성
"모르기는, 미팅 취소해야합니다. 그것도 4개나요."

아-, 계열사 처리 힘든데. 벅벅, 뒷목 위의 송곳같이 박힌 빳빳한 머리카락을 훑었다.


강 의건
"주현씨는 내 방으로 오고."

김 대리님이 미팅 취소해주세요. 2건은 제 선에서 합니다. 차갑게 말하는 강의건이 나를 흘긋 노려보고는 다시 시선을 떼었다.


윤 지성
"예? 뭐라고 하셨습니까, 부장님."


강 의건
"말한 그대로요. 주현씨는 저와 가시죠. 얘기 할 것도 있고. 신입이니까, 실수."

나를 보는 눈이 익숙하지 못했다.



강 의건
"할 수도 있는 거잖습니까."


강 슬기
"허, 참. 어이가 없네요."

주현씨 잘못이잖아요! 왜 뒷처리를 해줘요? 연애라도 하는거야, 뭐야? 노발대발하는 슬기씨를 그나마 진정시켰다.


You
"..그러게요,"

정작 연애는,

내가 하고 있는 건데.

You
"연인인 것처럼."

어쩌면 끝난 걸수도.


윤 지성
"신입도 아니고. 실상 입사가 반년이 넘었는데 무슨 신입이야."


강 슬기
"아니, 부 옮겨온 사람도 이렇게 일을 잘하는데 무슨 신입이에요? 책임은 다른사람이 지고. 부장님 원래 사적인 일하고 공적인 일 딱딱 구분하는 분이셨잖아요."

둘이서 구내식당에 앉아 밥을 먹다 숟가락을 팍, 놓는 슬기씨와 그 뒤로 어깨에 손을 올리는 지성이 형이 등장했다.


윤 지성
"요새 진짜 강의건 같지가 않다."



강 슬기
"부장님, 아. 친하시댔지. 어쨌든요! 그리고 주현씨 일을 부장님은 왜 대신해줘요?"


윤 지성
"야근은 확정이네-, 힘내라 김 대리."

You
"..네, 형."


밥을 푹푹 떠먹으며, 같잖은 연애질이나 한다는 생각으로 물을 목으로 넘겼다.

이제 그 정도 이해할 나이는 되었으니까.


너와 나는 헤어진 것이,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