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이 학교 남자들을 꼬시는 방법
4화


드르륵-

???
죄송합니다.

선생님
민윤기, 너 맨날 늦을래?


민윤기
-아, ㅆ발...


민윤기
죄송해요. 다음부턴 안그럴게요.

선생님
어서 앉아.

내 자리가 맨 뒤였기 때문에 민윤기라는 싸가지 없는 남자애가 조용히 욕을 하는 것을 들었다.

옆에 앉아있던 지민이 에휴, 하고 한숨을 쉬는 것을 보았다.

민윤기는 터벅터벅 자기 자리로 걸어가더니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둥 마는둥 수업을 들었다.

오전 10:20
2교시 쉬는시간


박지민
여주야, 학교 구경 갈거지?


안여주
응응, 가야지!


김남준
어서 가자!


김태형
나도나도

뒤에서 강아연이 나를 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강아연
아....

아연은 손톱을 까득까득 물며 여주와 세 명의 남학생이 교실에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김남준
일단 시간은 10분밖에 없으니 지금은 이 건물만 소개해줄게!


안여주
아아, 응.


박지민
일단 1층부터 갈까?


김남준
그래 1층부터 둘러보자.


박지민
우선 여기는 보건실.


김태형
여기 보건쌤 되게 친절하다?


김남준
맞아. 엄청 친절하셔.


박지민
그러니까 민윤기가 여기서 자주 있지..


김남준
어.. 보건쌤이 봐주시는 성격이라..


안여주
음.. 보건실은 알겠는데, 민윤기라는 애 이름이 자꾸 오르는 이유가 뭐야?


박지민
중학생 때 좀 놀았다는 소문이 있어.


김태형
맞아! 그리고 무섭잖아, 걔..

태형은 그저 해맑아보였다.


김남준
남 얘기를 하는 건 싫지만 걔 중학교에서 사고 많이 쳤었대.


안여주
... 그렇구나.

그제서야 민윤기라는 애의 행동이 왜 싸가지가 없던건지 이해가 갔다.


박지민
아무튼 이 얘기는 그만하자.

-


김태형
여기는 교무실이고....

본관 소개를 6분만에 끝마치고 교실에 들어왔다.


안여주
여기 학교 생각보다 작다.

나는 자리에 앉아 지민에게 말을 걸었다.


박지민
응, 아무래도 작은 편이지..


박지민
그리고 너 프릴고에서 왔다며.


박지민
그러니까 더 작아보이지 않을까?


안여주
맞네..!

나는 수업이 시작하기 전 머리를 한 번 빗으려 주머니에 넣어뒀던 작은 빗을 찾았지만

내 빗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아까 떨어트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급히 교실에서 나와 빗을 찾아다녔다.


안여주
아 뭐야 내 빗 어디갔지...

난 빗을 찾다 나도 모르게 비어있는 음악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민윤기, 그 싸가지가 음악실에서 혼자 피아노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것이었다.


안여주
어.. 어..?


민윤기
ㅆ발 깜짝이야.


민윤기
뭐야....

민윤기는 나때문에 놀랐는지 움찔하며 나를 향해 홱 뒤돌아보았다.


안여주
아. 아니 그 일부러 들어오려 했던 게 아니고 그..


안여주
빗을.. 찾으러 다니다가...

나마저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거렸다.


민윤기
... 됐어.


안여주
곧 수업인데.. 수업 안들어가..?


민윤기
너 알 바 아니야.


안여주
... 알았어, 미안..

나는 머쓱함에 음악실에서 나와 빗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도 잊은 채 교실로 바로 들어갔다.


박지민
뭐야, 어디 갔다 온거야?


안여주
응?


안여주
아, 미친. 나 빗 찾으러 나갔었는데..


박지민
빗? 잃어버린거야?


안여주
응. 가다가 떨어트린 것 같아..

나는 다시 찾아보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지만 그 순간 수업 종이 쳐 다시 앉을 수밖에 없었다.


박지민
근데 무슨 일 있었어?


박지민
너 표정이 왜그래?


안여주
나? 아니? 별 일 없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

지민은 눈치가 빠른 것 같다.


박지민
그래?


안여주
으응..!

수업하는 내내 선생님의 말이 들리지 않고 민윤기가 했던 말이 반복해서 재생되었다.

‘너 알 바 아니야.’

‘...너 알 바 아니야.’

‘..-여주 너 알 바 아니야.’

‘안여주, 너 알 바 아니야..-‘

‘안여주, 너...-‘

‘안여주, 너 나랑 사귀자.’

응?

아니 잠깐, 내가 진짜 미쳤나보다.

민윤기에게 들은 적도 없는 말을 상상에서 만들어내다니.

왜인지 자꾸 아까의 민윤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결국 민윤기는 3교시동안 교실에 들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