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정의하는 방법
EP.14 비겁하면서 유치해


' 너... 넌..... 진짜.. 흡... '

' 싸가지 없고... 얄미워.... '

아무것도 몰랐던 때

' 알아...? 진짜, 너무... 너무 싫어..... '

아직은 어렸던 그때

' 너도 날,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

너의 마지막 모습


이채영
' 너무, 한심해.... '


지훈
' .....채영아, '

네가 내 앞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울었던 모습


지훈
' 그러지 마... 응? '

이 모든 건


이채영
' 널 믿었던 내가... '


이채영
' ....너무 싫어.. '

다 나 때문이야


지훈
" ....... "

악몽을 지나 눈을 떴다.

코끝에서 소독약 냄새가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정한
" 일어났어? "

눈꺼풀이 무거웠다.


정한
" 또 울었네 "

정한이 옆에서 휴지 몇장을 뽑아 지훈의 촉촉한 눈가를 닦아 주었다


지훈
" ....얼마나 잤어? "


정한
" 8시간 "


지훈
" 뭐...? "

이제서야 바라본 창밖은 어둠이 하늘을 삼킨지 오래였다


지훈
" 업무는... "


정한
" 못했지. 귀하신 몸께서 쓰러지셔서. "


지훈
" ...... "


정한
"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

정한이 투명한 컵에 물을 따라 지훈에게 내밀었다.

정한이 내민 물을 지훈이 받곤 벌컥벌컥 들이켰다


정한
" ....후 "


정한
" 회장님이 몸 관리 좀 잘하시랜다. "


지훈
" .... "


지훈
" 언제부터 있었어 "


정한
" 난 뭐 연락 오자마자 달려왔지. "


지훈
" 그때가 몇시였는데 "


정한
" 6시? "


지훈
" ...가자 "


정한
" 응? "

지훈이 자신이 입고 있는 환자복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다가 정한을 바라보았다.


지훈
" 회사. "


정한
" 뭐? "

미쳤어?, 정한이 자리에 일어나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정한
" 휴식 취해야 돼, 너. "


정한
"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여기서 자고 학교가 "

하아..., 정한의 말에 지훈이 침대 테두리에 앉고선 머리를 쓸어넘겼다.


지훈
" 나.... 누가 데리고 왔어? "


정한
" 하여주 "


정한
" 그리고 걔 옆에 있는 그 잘생긴 남자애 "


지훈
" ...... "

하여주 앞에서 질질 울기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훈
" 존나 한심했겠네 "


정한
" 뭐가? "


지훈
" 됐어, 나가봐. 나 잘래 "


지훈
" 형도 집가서 쉬고 "


정한
" ...... "

정한이 못 믿겠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정한
" 어디 나가지말고 진짜 여기서 자? 회사는 절대 금지야? "

알았다고, 지훈이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 보였다.


정한
" ....아침에 깨우러 올게 "


지훈
" 참나. 시간 많으시네. "

눈은 이불 자리를 정리하며 정한에게 말했다.

병실 문 앞에서 정한이 그런 지훈을 잠시 바라보다가


정한
" 갈게. "

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갔다.


지훈
" ...... "

정말 짜증나는 날이었다

걔와 만나고, 그 일을 말하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펑펑 울기나 하고.

어쩌면 처음부터 마주치지 말아야 했다.

이채영, 이찬... 그리고

하여주까지

모두 다.


_



하여주
" ......아. "

이지훈이 자리에 앉았다.

애써 어제 일을 외면하며 내 눈을 피하기 바빴다.

물어보고 싶었다

처음부터, 모두 다.

하지만 그럴 사이는 아니였다

이지훈은 나를 좋아했고

난 그 마음을 차버렸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였다

조직. 그래, 조직을 위해서.

내 감정은

결국 아무것도 아니야


하여주
" ....... "

어떻게 보면 결국 서로 좋아했다

이지훈이 나를, 내가 이지훈을.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난, 잔인한 사람인 걸.


채연
" 여주야 안녕! "

채연이 여주 책상 앞으로 다가와서 손을 흔들었다.

여주는.. 받아주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채연
" 오늘 날씨 좀 어둡다, 그치? "


채연
" 슬슬 가을 바람이 불기도 하고 말이야! "


하여주
" 어. 그래. "

헉!, 무슨 연예인 본 마냥 내 대답에 이채연이 오바스러운 리액션을 취했다.


채연
" 요즘 자주 대답 해주고는 것 같구, 너무 좋다!! "

헤헤, 채연이 웃음꽃을 피웠다.


지훈
" ...... "

이지훈이 힐끔 나를 바라보았다

놓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이지훈은 놀란 듯이 눈을 맞추며 엎드려 있던 상체를 들어올렸다.


하여주
" 안녕. "


지훈
" .....뭐야? "

흠, 지훈의 대답에 생각을 했다

사실 나도 모르게 던진 행동이었다


하여주
" 그냥? "

참 내가 생각해도 어이 없는 대답.


지훈
" 허.... "


채연
" ...뭐야? 둘이 사귀는 거야? "


채연
" 내 인사는 안 받아주더니... "


채연
" 지훈이한텐 먼저 해주네..ㅠㅠ "

지훈의 눈을 계속 쫓아가던 여주가 고개를 다시 틀어 채연을 바라보았다.


하여주
" 특별한 사이거든. "

이것도, 막 던진 말.


채연
" .....응? "


하여주
" 안 그래? "

다시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붉어진 귀가 제 마음을 표현하 듯이 붉게 물들어 갔다


지훈
" 뭐, 뭐라는 거야..?! "

지훈이 놀랐다는 듯이 꽤액 비명을 질러보였다.


하여주
" 왜? 그럼 아닌가...? "

이상하네?, 여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여주의 행동에 약이 올랐던 건지, 주변 눈길이 신경 쓰였던 것인지 지훈이 여주를 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하여주
" ........ "



지훈
" 뭔데? 왜 그러는데? "

무작정 달려나온 지훈이 여주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하여주
" 궁금해서. "

아까 교실에서의 미소는 어디로 사라졌는 지, 여주는 다시 평소와 같았던 눈빛으로 돌아왔다.


지훈
" 하... 뭐가. "


하여주
" 너 "


하여주
" 그리고 그 이찬인가 뭔가 걔랑 관계, "


하여주
" 있었던 일들 "

알고 있어


지훈
" ..... "

찾아보면 찾을 수 있는데


지훈
" 그걸... 내가 너한테 왜 말해야 해? "

그럼 흥미가 없잖아.


하여주
" 그 정도도 못 말해주는 거야? "

이거... 내 방법은 아닌데


하여주
" 나 좋아하면서. "

정말 유치한 방법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