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운동부 싸가지 선배님의 멘토가 되었습니다

02. 온성고 망나니

학생

야, 너희들 왜 그래. 괜찮아?

학생

그게, 너 뒤에...

그 순간에도 그림자는 그 살롱의 발언자를 삼켜버릴 듯

점점 더 거대해지고 가까워졌다.

그리고 이내 그 그림자 주인의 입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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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더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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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기왕 시작한 거 이대로 끝내긴 아쉽잖아.

채은은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겠다고 생각했다.

강민이 대체 언제부터, 어디까지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에 더 있어서 좋을 건 없단 걸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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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왜, 말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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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아까는 나 들으라고 한 말이 아니었나.

그 여학생은 급하게 무엇갈 말하려고 하는 듯 했으나

온 몸이 굳어버린 듯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다.

학생

저.. 그..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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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왜, 내가 무서워?

강민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고는 이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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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난 사람 안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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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네가 누구든, 무엇이든지 말이야.

그리고는 여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두어번 툭툭 치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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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근데 내가 오늘 잡으러가는 건 따른 새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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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줄까 하는데 어때.

강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여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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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조건은 앞으로 어떤 식으로는 내 눈에 띄지 않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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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대신 내 눈에 네가 보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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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네게 두 번의 기회란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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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내 말 잘 알아들을 수 있지?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학생

저,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예요.

강민은 그 여학생의 말에 그제야 좀 기분이 나아졌는지

어깨에 올려두었던 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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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가 봐. 뭐 앞으로 볼일은 없을 테니.

그 여학생과 무리는 순식간에 자리를 벗어났다.

아까 그 다툼 때문에 모였던 인파는 강민의 걸음하나로 다 갈라졌다.

아까 진작에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던 채은도

구경하러 온 인파로 인해 지금에서야 다시 교무실로 향할 수 있었다.

교무실로 향하는 복도는 신기할만큼 고요했다.

채은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강민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아까의 일과 말을 다시 생각할 뿐이었다.

고요한 복도를 지나 채은이와 강민은 교무실에 도착했다.

강민이 교무실 문을 열자 채은이네 담임이 보였다.

담임

강민이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 여기 앉아.

담임

채은이도 이쪽에 앉고.

담임은 사근사근한 말투로 그들에게 말했다.

담임

다름이 아니라 두 사람 멘토링을 해보는 건 어떤가해서.

채은의 불길한 직감이 맞았다.

담임

강민이는 선생님이 전에 담임이어서 신경쓰여서 불렀어.

담임

하려고 보니까 3학년은 어렵고 채은이가 도와주면 좋을 것 같은데

담임

강민아 너도 유급은 안되잖아. 대학은 가야지.

채은에게 있어 담임이란

상냥한 말투로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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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채은

선생님 아시잖아요... 저도 이젠 시간이..

채은이 조심스럽게 어렵다는 거절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담임은 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채은이 거절할 수 없는 덫을 놓았다는 것이었지만

담임

알지, 선생님도 이해해.

담임

하지만 채은이만큼 성실한 애가 없어서 그래.

담임

그리고 이번에 이 활동은 학교에서도 주목 중이라 네가 꼭 했으면 하는데,

담임

게다가 너는 지금 민서와는 달리 활동이 없잖니.

담임

그러니까 너도 최소한 하나는 해야 생기부가 잘 나오지.

채은은 담임의 제안이 평소 같으면 이렇게까지 절망스럽진 않았을거라 생각했다.

학교의 싸가지로 소문난 선배를 가르치라니.

채은은 죽어도 그것만은 어렵다고 생각했으나

이제와 자신의 생기부를 엉망으로 만들 순 없었다.

담임

그럼 채은이는 하는 거지?

담임은 본인의 생각대로 채은의 답을 듣지도 않고 서류를 인쇄했다.

물론 거기서 채은은 결국 거절하지 못하리란 걸 알았기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담임

그럼 채은이는 멘토링 계획서 작성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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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채은

네...

채은은 그냥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괜히 더 나섰다가는 담임에게 찍힐테니

차라리 그것보단 가만히 수긍하는 게 나았다.

담임

강민이도 멘토링 할거지?

그래도 내심 채은은 강민이 거절해줬으면 하고 생각했다.

멘토링은 핑계로 담임과 학교가 사고를 치는 강민을

채은에게 떠넘기고자 하는 목적이란 걸 채은과 강민 모두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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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안 하겠다면 어쩌시려고요.

강민도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저를 생각하듯이 말하면서 실적을 쌓고

위에 잘 보이길 바란다는 사실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구를 못하게 된 이후로 본인을 가장 먼저 외면한 것은 학교였음에도

이제와 문제 학생으로 취급하며 후배에게 맞기는 것이

퍽 기분이 더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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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안 건드리고 가만히 냅두면 알아서 졸업은 해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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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어지간히 자신이 없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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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날 고작 2학년에게 맡기는 걸 보면.

강민은 싸늘한 목소리로 담임을 향해 날을 세웠다.

담임

너 지금 눈에 뵈는 게 없어?!!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담임은 화가 난 듯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며 소리쳤지만,

강민은 의자에 느슨하게 몸을 기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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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반말을 안하는 걸 고맙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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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내가 정말로 뵈는 게 없었다면 당신은 지금 내게 이렇게 못했겠지.

강민은 자리에서 서서히 일어나더니 담임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그리고 담임의 머리에 손을 올려 마치 어린 아이 다독이듯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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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온성고 망나니, 무사히 졸업 시키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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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민

지금 있는 자리라도 지키고 싶으시다면.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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