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정체


해 봐, 세훈의 말이 끝나자 민석은 침대 옆 탁자에 놓여있던 스탠드를 뽑아 들었다.



오세훈
뭐야, 연장질이라도 하게?

자기 체구만한 스탠드를 들고 선 민석을 보며 세훈은 비웃었다.


오세훈
이런 영화, 많이 봤나 보다.



김민석
느가 아즉 나럴 모르나 보네잉. 변백현 고것이 안 말혀 주더냐.


오세훈
그냥 이거라고만 하던데?

새끼 손가락을 꺼내 흔들며 세훈은 비아냥 거렸다.



오세훈
니가 뭔데?

민석이 앞으로 다가 왔지만 세훈은 피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연장질이 처음인 인간일 게 분명하다 생각했으니까. 주제에 폼은 그럴싸했지만.


김민석
새끼야, 나 느보다 나이 많어. 동방예의지국에서 싸가지 읎게.



김민석
존대혀라.

그 말을 끝으로 휙, 하고 바람을 가르는 사나운 소리와 함께 둔탁한 음이 뒤를 이었다.

단단한 고철이 얼굴로 날아오는 걸 팔로 가까스로 막은 세훈은 퍽이나 당황한 표정이었다.


김민석
막았네? 중국은 아새끼 덜도 만만치가 않어.


오세훈
우연으로 맞춘 거 가지고 무슨.

말은 그렇게 했어도 세훈은 분명 느꼈다.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온 냉한 살기를. 지금 나는 너를 죽이려는 의지가 확고하다, 라는 민석의 사인을.

분명 우연이 아니다, 여러 번 해본 듯 능숙한 솜씨였으니까. 더 세게 쳤다면 뼈가 부러졌을지도 모른다.

더 끌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세훈은 민석의 손에 들린 기다란 스탠드를 낚아 채어 저 멀리로 던졌다.


오세훈
연장도 없네, 이젠.



김민석
씨이벌, 체급 차가 있넌데 야비한 새끼.

민석은 낮게 욕설을 내뱉고는 그대로 세훈의 정강이를 세게 걷어찼다.



오세훈
아..씨..이게 미쳤나.

신음을 토해낸 세훈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 검은 색의 작은 소총을 꺼내 들어 민석의 이마에 대었다.

장전이 되었는지 철컥, 소리가 나고 민석은 살기 가득한 눈으로 세훈을 노려 보았다.


오세훈
왜, 아까처럼 날뛰어 봐.


김민석
총 치워.


오세훈
죽여 보라며.

민석은 여전히 미동없는 표정으로 세훈을 노려 보았다.

최대한 감정을 숨겨야 한다.


오세훈
아까 연장질이 보통이 아니던데.


오세훈
너 정체가 뭐냐.

세훈은 솔직히 의아했다.

이 정도까지 오면 보통 살려 달라 비는 데 이 인간은 당당했으니까.

도대체 뭐하는 놈이길래.



김민석
한국 주인이다, 이 새끼야.


오세훈
뭐?


김민석
쏠 거믄 쏴. 근디 이건 알아 둬라.


김민석
느가 나럴 쏘믄 느그넌 한국에 선전포고한 거나 다름없는 거여.


오세훈
이게 어디서 말도 안되는 소리야!

세훈이 버럭 소리치며 정말 쏘기라도 할 듯 총을 겨누는 순간, 다급하게 문이 열렸다.



변백현
이 미친 새끼가. 지금 뭐하는 거야!

백현이었다.

작가의 말: 우리 불쌍한 세훈이..

작가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