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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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거, 흑룡이믄 되게 대단허고 큰 조직 아니신감. 나넌 요래 쪼잔헌덴 줄 몰랐넌디.

민석의 조롱 섞인 말에 일순간 현수의 미간이 좁아졌다. 하지만 이곳은 보는 눈이 많으니, 그저 미소를 띄고 테이블 밑에 가려진 주먹만 꽉 쥐는 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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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말 가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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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막말로 느 아들이 나랑 연애헌다 쳐도 그마이 컸으믄 그냥 두넌 게 정상 아인가?

내내 참고 있던 민석의 일격이었다. 소연은 여자였기에 때리기도 뭣했지만, 이 사람은 해당 사항이 없으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막 나가보자, 하고 맘 먹은 민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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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경고합니다. 그 입 다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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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느나 닥치세요. 뱀새끼 덜이 말이 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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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느그들은 한국이, 내가. 우스운가 보구마잉.

민석의 갑작스런 태세전환에 현수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내가 너무 얕봤던 걸까. 생각해보면 이 인간은 엄연히 한국의 주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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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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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아들 교육은 느그 좆대로 허세요. 나넌 이제 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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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저거 잡아와.

이미 인내심이 끊어진지 오래인 현수였다.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어차피 저 놈은 혼자다.

현수의 말 한 마디가 떨어지자 움직이는 사내들이 여럿이였다. 사내들에게 이끌려 강제로 다시 자리에 앉은 민석이 조용히 현수를 노려 보았다.

카페는 이미 현수가 입막음한 곳이였다. 그 말은 즉, 여기서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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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팔 깁스했네. 오늘은 깁스로 안 끝날텐데 어쩌나.

아, 뒤지면 다 안해도 되겠네. 웃음기 하나없는 낯짝으로 현수는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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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변백현이 어떤 애인데. 당신같은 날벌레 하나 때문에 다 망쳤어, 알아?

총, 내밀어진 현수의 손에 까맣고 윤이 나는 소총이 쥐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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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여기 탄알 네 개가 있거든. 이 중 하나는 공포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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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재밌겠지? 공포탄 나오면 살려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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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죽인다넌 말을 빙빙 돌려 쌌고 앉아있네.

민석은 총구를 잡아 제 왼쪽 가슴팍에 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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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으떠냐. 여그다 혀야 더 재밌지 않겄어? 어깨에 쏘믄 나가 살 거 아니여.

어차피 백현이 올 거라고 기대도 않았던 민석이다. 그렇게 모지게 말했는데 자존심을 버릴리가 없지.

이건 민석의 마지막 발악이었다. 최소한 한국의 주인답게 끝을 내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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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버지!

카페 문을 부서져라 열고 들어온 백현이었다. 하지만, 이미 방아쇠는 당겨진 상태.

백현의 눈이 충격으로 물들었고, 이내 탕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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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김민석!

백현은 민석에게 달려갔다. 현수는 예상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이었고, 민석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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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공포탄이 있을리가 있나. 멍청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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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아, 아...! 형, 형!

백현은 와이셔츠를 찢어 민석의 상처 부위에 덧대었으나 소용없었다. 심장은 간신히 비껴 나간 듯 했으나, 이 또한 정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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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여기넌..왜 오구 지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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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형, 말하지 마요! 피 더 나니까..형, 조금만 참아요.

백현이 민석을 들쳐 업었다. 그러자 정장의 사내들이 그 앞을 가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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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일탈은 끝이야. 그건 그 놈 선택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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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비키세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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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흑룡을 배신하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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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지금 산주는 나에요, 아버지. 그러니까 비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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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지금 안 비키시면 아버지는 오늘 막내 아들마저 잃으시는 겁니다.

그 말에 처음으로 현수의 눈에 큰 동요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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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다들 길을 터. 당장.

감사합니다, 백현은 작게 중얼거리고는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때마침 앞에 택시가 지나고 있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에그머니!

중년의 기사가 민석의 꼴을 보고 작게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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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요.

-네.

처음으로 생긴 소중한 사람이였다. 근데 그 사람이 죽어가는 걸 눈앞에서 볼 수 밖에 없다니. 백현은 미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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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형..조금만..조금만 버텨줘요.

대답없는 민석의 얼굴에 백현의 눈물이 똑, 하고 떨어졌다.

작가의 말: 이쥬님들 저를 매우 치십시오.

민석이를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무릎 꿇을게요.

머리도 박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