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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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형, 조금만..조금만 참아줘요..다 왔어.

백현의 하얀 셔츠는 이미 붉게 물든지 오래였다. 눈물 범벅이 된 채 백현이 응급실로 뛰어 들어가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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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총상이에요..흡..아무나 도와주세요!

의사와 간호사 여럿이 달려오는 소리가 백현의 귀에 박혔다.

-보호자 분! 보호자 분!

긴장이 풀린 백현은 그대로 쓰러졌다.

시끄러운 소음에 백현이 눈을 뜬 건 2시간 뒤였다. 링겔을 팔에 꽂은 채 멍하니 앞을 보는 백현의 눈에 잔뜩 화가 난 준면과 담담한 표정의 현수가 들어왔다.

얘기하느라 자신이 깬 것도 모르는지 두 사람은 점점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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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우리 보스께 문제라도 생기면 저희 백범의 다음 타깃은 흑룡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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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병원비까지 우리가 다 부담하는데, 그것까지 책임 져야 합니까?

타깃이란 소리에 현수는 코웃음 쳤다. 한낱 하룻강아지가 범 앞에서 나대는 격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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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그깟 돈은 우리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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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아, 정말. 정 그러시면 그쪽도 쏘세요, 어? 당신네 보스가 하자고 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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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민석이 형 어떻게 됐는데요.

갑작스런 백현의 목소리에 두 사람은 적잖게 놀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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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준면은 기어코 백현의 멱살을 잡았다. 한 대 치기라도 할 듯 주먹을 올린 준면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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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애초에 둘만 두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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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어떻게 됐냐고 묻잖아!

손이 떨려왔다. 주사바늘을 뽑고 휘청이며 밖을 나가려는 백현을 현수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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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이거 놓으세요! 형! 민석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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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아들. 현아, 우린 그만 가는 게 맞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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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수

너 때문에 그 사람을 또 다치게 할 순 없잖니.

현수의 마지막 경고였다. 백현은 이번에도 선택할 수 없었다.

그저 주저 앉은 준면에게 민석을 잘 부탁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만 남긴 채 그렇게 백현은 한국을 떠났다.

민석이 깨어난 건 그로부터 사흘 뒤였다.

온몸이 부서지는 거 같은 고통과 함께 눈을 뜬 민석은 누구를 찾는 사람마냥 미친듯이 주위를 둘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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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없...네.

역시 간 거겠지. 한숨을 푹 쉰 민석이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둔 곳에는 며칠을 자지 않은건지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준면이 졸고 있었다.

울기라도 한건지 눈물자국이 말라 붙은 준면의 눈가를 민석은 조용히 닦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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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개새끼. 나 두고 어디 안간담서. 데리러 올 거라며.

나쁜 새끼, 민석은 중얼거렸다.

민석이 한참 백현을 욕하고 있을 때 병실 문이 드르륵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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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누구십니까.

많은 일을 겪었던 터라 민석은 신경이 많이 둔해졌다. 무덤덤하게 묻자 들리는 목소리는 뜻밖의 사람이었다.

-김민석이. 느넌 느 애비도 못 알어 보냐잉.

걸걸한 목소리로 민석 앞에 남자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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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담배넌 끄쇼. 여그 병원이여, 나넌 환자고.

민석이 까칠하게 말했다. 저 인간이 대체 여긴 왜 온거지.

-알긋다, 알었어. 짜식이 싸가지 읎게 말이여. 저 새끼넌 대한민국 한복판서 총이나 맞구 지럴이여.

담뱃불을 끈 남자가 퉁명스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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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여긴 왜 왔으.

-씨이벌, 누가 오고 싶어서 왔냐. 병원서 느 뒤진다꼬 연락혀서 급나게 뛰어 왔넌디.

-웬 머스마가 느 데려 왔다고 그러던디, 가넌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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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신경 쓰지 말어. 은제부터 관심 있었다고.

-아따, 요런 호로자슥을 봤나.

욕설을 뱉던 남자는 민석의 침대에 상체를 기댄 준면을 가리켰다.

-자넌 가 아니냐. 김준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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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맞어. 그건 왜.

-자가 나헌테 전화해가꼬 변백현 그 새끼 좀 죽여달라고 울고 자빠지던디.

-변백현이 누구냐, 민석아.

변백현, 석 자 이름이 나오자 민석은 성치도 않은 몸을 일으켜 남자를 병실 밖으로 밀어 내었다.

-아따, 성질도 급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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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잘 들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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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변백현이 눈지 찾으려고 허지 마쇼, 그리고 나헌테 신경도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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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계속 살던 대로 각자 삽시다. 누가 보믄 오해하겄네.

-요 새끼 말허는 거 봐라. 얌마, 느넌 내 자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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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나넌 당신 아버지라고 생각한 적 읎어. 나헌테넌 어머니 뿐이고. 그러니까 당장, 꺼져.

민석의 살벌한 분위기에 남자는 쩝, 입을 다시고는 병원을 나섰다.

남자가 나가자 민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간신히 벽에 몸을 지탱했다. 손이 뒤늦게 미친듯이 떨렸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준면이 드디어 잠에서 깨 간호사를 호출할 때까지, 민석은 그 자리에서 떨고 있었다.

작가의 말: 이야기의 절반이 진행되었습니다.

흑..죄송합니다.

봐주셔서 사랑합니다, 이쥬님들.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