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번 버스 창가자리에서 나는, 운명을 기다립니다.

S2 53화 (어쩌면)

저벅,

다시 발 닿는데로 걸어보니 읍내였다. 실낱같은 눈이 하늘 위를 수놓고 있는,

하늘하늘하게 날리는 눈이, 가로등빛에 반사되 보이는게 퍽 보드랍다고 생각하던 찰나였다.

이런 생각을 하는걸 보니 이제 내가 됬구나_ 하는 생각이였고,

그런 생각을 하다 또 울적해졌다. 아니, 울컥하며 감정이 물밀듯 몰려왔다.

뜨뜻한 숨결이 터져나와 입가에서 부서졌다. 실없는 웃음소리가 거칠어졌다 잠잠해졌다를 반복했고

아직 정신은 꿈과 현실사이를 걷는듯 몽롱하지만 이건 알수 있었다.

나는 이제껏 내가 아니였구나.

어쩌면 더 많은걸, 아주 많이 잊어버렸구나.

그저 기억을 잃었다는 것 하나에 안일해졌구나.

잊은 기억과 있었던 일들이 합쳐지며 머릿속에서 뒹굴었다. 다만 알수 있는건 그 기억들 속의 내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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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ㅎ... 허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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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흐.... ...ㅎ.. 하아아......

너무 늦어버렸다.

어쩌면 지금이 되돌릴 수 있는 최선의 기회일지도 모르지만,

자각도 하지 못한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눈은 울고 입은 웃고있는 기이한 일이였다. 그러나 전혀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고..

내리는 눈을 맞은 얼굴이 차가웠다.

딱히, 축축하단 느낌은 안들었다.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있었기에,

훅 들어온 감정은 두려움이지만, 내가 그걸 논하기엔 나를 위해 저의 두려움을 기꺼이 넘어준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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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어느순간 고요해졌다. 호흡도, 감정도

벌떡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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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네...? ㅈ,지민씨가 병원.. 에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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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ㅇ,왜요,.. ..아니.... 아니,..

한적한 술집.

약국문을 닫은 후 한잔 하자는 휘인에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들어온 곳이였다.

...갑자기 이런 전화를 받을준 모르고

급하게 일어선 여주를 휘인이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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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진정해, 어..? 별일 아닐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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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언니... 언니, ㄱ,가야해요... 병원이래요..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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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너 너무 흥분했어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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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이런 마음으로 가면 다쳐. 위험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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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불안해도.. 조금만, 응? 진정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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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흐, 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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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언니..... ...어떡해요...? ㅈ,지민씨.. 어떡,.. 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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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지금까지 지민씨때문에 너무 힘들다던건 어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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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인

천천히, 괜찮을거야. 지민씨 그렇게 바보같은사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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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급하게 제 겉옷을 챙겨나가던 여주가 일순 멈칫했다.

잠시 비틀거리며 옆의 의자를 잡기도 했고,

비록 아까전까지 힘들다고, 희망고문도 더이상은 못하겠다고 털어내던 자신이였지만

이렇게 다급한 상황엔 결국 아무것도 아니였음을 깨달았다.

그저 다치지만 않았으면... 싶었다.

_병원,

로비를 빠르게 가로지른 여주가 지민이 있다는 병실문을 열었다.

다분히 익숙한 풍경에 입이 바싹 마른것도 잠시,

저 앞에 너무도 평온히 서있는 지민을 보자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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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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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다리에 힘이 풀린듯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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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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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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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괜찮아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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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병원에... 왔다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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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다친줄알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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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순간 심장이 쿵, 하고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였다.

아, 이려려고 이런게 아닌데,

상황이 더 악화된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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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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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생각보다 빨리,.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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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한테는 이제 맘 놓은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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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내가 그렇게 매정한 사람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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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윽....

바닥을 쳐다보며 소리치는 그녀의 목소리에 놀란듯 지민의 반응이 쩔쩔맸다.

곧이어 투둑, 떨어지는 눈물방울에 적잖이 당황한듯 싶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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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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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씨,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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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일어나서 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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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끝까지 바닥을 보며 일어선 여주.

거칠게 자신의 눈물의 닦아내는 그녀의 손길을 제지하듯 다다가 그녀를 끌어안는 지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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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ㅈ,지금 뭐....!

화악

화악-

자신을 끌어안는 지민을 밀어버린 여주.

붉어진 눈가로 자신을 바라보던 지민과 눈을 맞추며, 미쳤냐고 소리치는 그녀의 눈가도 벌겋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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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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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갑자기 왜 안아.... ..계속 안하던 짓을.... 지금 왜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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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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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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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그렇게 부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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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나는 너무 힘들다고..

당신이 그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볼때마다,

익숙한 톤의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줄때마다..

....나만 기억하는 당신의 모습이 떠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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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

순간 정신이 멍해진듯 아무말도 잇지 못하는 여주.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불규칙적인 호흡을 내쉬던 그녀에게 한걸음 다가가는 지민이였다.

스윽

스윽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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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흠칫

자신의 한쪽 손을 뻗어 여주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는 지민.

멍해진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여주와 눈을 맞추며 힘없이 흔들거리는 그녀의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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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주씨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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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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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싱긋)) 운명적인 사랑은 있을지도 몰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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