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보스에게 입양되었습니다
20| 앞당겨지는 스토리


설이와 헤어진지 3일 째.

일이고 뭐고 기본적인 생활하는 것 조차 눈에 안들어왔다.

밥을 먹을 때도, 차를 탈 때도, 조직에서도. 다 네가 생각나는 걸. 아직까지 네가 사라졌다는게 실감나지 않아.

설이가 잡혀간 그 날, 반나절은 쉬지 않고 울었다. 쉴틈도 없었다. 너와 함께 했던 그 동안의 시간이 다 물거품이 된것만 같아서. 나만 아니었다면 네가 그렇게 잡혀갈 일도 없었겠지.

사실 놈들을 잡아 대가리에 총구를 박겠다고 큰소리 떵떵 쳤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뭐든 쉽지 않았다.

경비행기가 떠나는 장면을 보지 못해서 경로를 쉽게 추측할 수도 없었는데다가, 개인 비행장이라지만 무척이나 넓었고, 그 사이에 비행기는 떠나가버렸으니까.

놈들의 정보를 해킹해보려 했지만 보안이 심해서 바이러스에 걸리기 일쑤였고, 여기저기에서 설이에 대한 협박 메일과 문자를 시도때도 없이 보냈기 때문에 제대로 조사하기 힘들었다.

오랜시간 화면을 보고 있었던 탓에 뻐근해진 눈과 몸을 풀며 크게 한번 기지개를 켰다.

쉴새없이 울리는 핸드폰을 바라보다 이내 벨소리를 꺼버렸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하는 걸까.

이미 핸드폰은 물론 노트북, 컴퓨터, 공기계까지 전부 노출되어 그만두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역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장 그만두고 꽤 평화로웠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설이가 눈에 밟히지만 않는다면.

홀로 외로움 속에서 버티며 울고있을 네가 떠올라, 나는 오늘도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하얀 입김이 나올 듯한 추운 방에서 설이가 몸을 뒤척이며 눈을 떴다.

창문에는 양쪽 가에 서리가 끼어버린지 오래였고, 극세사가 아닌 이불은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찬 부분이 몸에 닿았다.

오랜시간 누워있어 따뜻했던 자리가 다시 차가워지는걸 느끼며 설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얼마전에 식당 리모델링을 한 뒤 남은 페인트로 마저 칠해 이젠 제법 낡아보이진 않는 회색 벽을 바라보았다. 언젠가 L에게 부탁해 얻었던 벽시계가 째깍_ 소리를 내며 숫자 6을 가르키고 있었다.

벌써 여기서 지낸지도 어언 2년 째.

10살이 되어버린 설이는 아침 6시, 1시간 후에 밥을 먹으러 내려가야했다.

홀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는 시계 바늘을 가만히 바라보다 침대 옆 책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2번째 서랍을 열고 자그마한 노트를 꺼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이 노트는,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 하루의 일기, 아저씨에게 쓰는 편지가 적혀가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썼던 페이지의 다음장을 펼친 뒤 글씨를 끄적였다.

to. 아저씨.

머릿말을 생각하다 노트를 신경질적으로 덮어버렸다.

보고싶다.

조금이라도 아저씨와 연결되어 있는 흔적은 팔에 새겨져있는 M이라는 흉터. 그것마저도 이 지긋지긋한 보스와 관련있다는게 짜증났다.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까. 대체 언제 탈출할 수 있을까?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짜증나..

시계를 바라봤다. 6시 7분. 그리 촉박하지는 않았지만 넉넉하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벽에 걸려있는 검은 후드를 집어든 후 방문을 열었다. 시리듯 차가운 하루가 마저 시작되어야 했다.


계단을 내려와 회색문을 열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보이는건 오픈 준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 ..그리고 점장님.

설이를 발견한 점장이 익숙한듯 아는채를 했다.

식당점장
여,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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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설[S]
..안녕하세요.

식당점장
그래, 씻을거지? 온도도 맞춰놨으니까 뜨뜻한물 나올거다.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감사합니다.

식당점장
... 어, 아아 거기 아녀! 저거는 저기로, 이기는 여기다!

물건을 옮기는 직원들을 지적하며 소리치는 점장을 보다가 직원 화장실로 몸을 돌렸다.

A구역, 샤워실이 있긴 했지만 조금 불편했더랬다. 조직원들이 들어올새라 시간까지 재가며 씻기도 뭐하고, 혹시라도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을땐 씻지 못했던 날도 여럿있었으니. 그런 설이를 보고 여기 점장님이 편의를 봐주어 마음놓고 씻을 수 있게 됐다.

직원들도 비교적 착했고, 어린 설이를 귀여워해 주었다. 그럼에도 거리를 두고 있는건. 설이만의 일종의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정주지 말기. 친해지지 말기. 그래야 조금 덜 아플테니..

직원 화장실로 발을 옮기는 설이를 점장님이 불러세웠다.

식당점장
아, 맞다. 너 오늘은 아침 식당에서 못먹어. 점검날이라.. 미안혀.

마찬가지로 식당에서 조직원들과 부딪치는게 싫었던터라 밥까지 여기서 먹고있었다.

오늘은 안될것 같지만.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 알겠어요..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어정쩡하게 꾸벅_ 하고 인사해 보였다. 그에 화답하듯 점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고.

빠르게 몸을 틀어 화장실을 찾았다. 그렇게 웃으시면, 저도 친해져야 할것 같잖아요...

씁쓸한 얼굴로 창고 맞은편 화장실 문을 열었다.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직원 화장실에는 샤워 부스까지 달려 있었다. 다들 집에서 출퇴근 하는거 아니였나..? 여기서 씻는 사람이 있나..?

상가들까지 M의 소유라고 했으니 여기 직원들도 숙소가 있는건가.. ..궁금했지만 물어보진 않을거다. 쓸데없는 말 같은거, 나누다 보면 정들기 쉬워져.

수건걸이에 후드를 걸었다. 면티를 벗으니 보이는건 자잘한 흉터들.

아무감흥 없이 바라보다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눈길을 돌렸다. 팔뚝에 새겨진 대문자 M. 항상 아저씨 생각을 할때면 흉터가 쑤셨다. 이내 인상을 쓰곤 비누를 챙겨 샤워부스로 들어갔다. 시간없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감정에 휘말려 있는건지.

예비용으로 허리에 감아둔 붕대도 마저 풀었다.

그후 한참 동안 들리는건 물소리 뿐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L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까지도 점장과 이야길 나누고 있었던건지 걸쳐서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며 점장에게 인사를 했다.


L
나왔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식당점장
그래. 애기 잘 챙기겨..


L
예에- 걱정 마셔도 된다니까.


L
가자, S.

아침을 먹기위해 조직으로 발길을 돌리며 L이 설이를 데려갔다.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근데요, 저 여기있는거 어떻게 알았어요?


L
방에 너 없더라. 그래서 여기로 왔지. 여기말고 네가 있을 곳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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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설[S]
하긴, 아 근데 저 방문 안잠갔나봐요?! 헐, 열쇠도 두고 왔나봐..

급하게 몸을 살핀 설이가 낭패어린 표정으로 L을 쳐다봤다.

설이가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 있는 L이 피식 웃으며 자그만 열쇠를 설이에게 던져주고는 앞서 걸었다.


L
그래서 내가 챙겼다 칠칠아... 잘좀 챙겨. 방문도 잠궜으니 빨리 따라와 그냥.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네에-

L이 던진 열쇠에 한대 맞은 설이가 뿌- 거리며 L을 졸졸 쫒아갔다.




L과 함께 걸어 도착한 곳은 조직내 식당.

식당만큼은 구역별로 쓰지 않고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때문에 잦은 다툼과 폭력이 일어나기 일쑤였지만. 지금 곧곧에서 들리는 욕설들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취사병들이 나누어 주는 음식을 받은 채로 자리를 잡아 숟가락을 들었다.

식당도 큰게 씨끌벅적하고 다들 하나같이 성격도 더러워서, 마치 흡사 교도소 급식실 같다고 생각한 설이였다.

L과 마주보고 앉아 말없이 밥만 떠서 먹고있는 그때,

누군가 아는 척하며 다가오는게 보였다. L에게 볼일이 있어 찾아오는거면 상관없는데, 설이와 눈 마주치며 걸어오는 걸 보니 그건 아닌것 같다.

평소 L과 친하게 지내던 이의 얼굴도 아니고, 훈련복에 새겨진 글자도 D-3. D구역 저격수인가? 우락부락하게 생긴 걸 보니 그리 성격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깨끗해 보이진 않았고.

다가오는 그들을 발견한 L이 탁! 소리나게 수저를 놓았다. 그러고는 식판을 챙겨 빨리 가자고 턱짓을 했고.

그걸 알아들은 설이가 막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의자를 발로 툭툭차며 식탁에 쾅소리를 내며 주먹을 내리친 남자.

필요한 역(???)
어이, 어디가? 막 쫄아서 가는.. 뭐, 그런거 아니지?

남자의 한마디에 뒤에 서있던 이들이 설이와 L을 보며 킬킬 거렸다.


L
.. 할말만 하고 가지? 용건 없으면 먼저가고.

필요한 역(???)
흐응, 그래, 멀리서 몇번은 봤는데 생각보다 눈에 독기가 있구나...ㅋ

의자에 그대로 앉아 설이 대신 대답한 L은 관심 없다는 듯 남자는 그를 무시한채 설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필요한 역(???)
야, 꼬마야. 너 훈련 하긴 하니?.. 왜, 저 아저씨가 어리광 다 받아줘? 저 아저씨가 막 다 지켜줄것같고, 그래? 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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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설[S]
...,


L
...이봐.

필요한 역(???)
나랑 붙자, 꼬마야. 네가 이기면 여기 맘대로 사용하는 거고, 내가 이기면 넌 여기서 나가기.

여기 식당 밥 맛없는데. 줘도 안먹어..

필요한 역(???)
당췌 어떻게 요만한 꼬맹이랑 같이 훈련을 할 수가 있어?! 다 필요없다 그래, 1위 조직에 꼬맹이?? 말도안돼지! 약점밖에 더 되나?? 어떤 빡대가리가 이런걸 데려온거야??!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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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설[S]
하, 이 미친놈이 개념은 밥말아 먹었나..?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작다고는 하지만 이쪽으로 주목되어 조용했던 식당에는 충분히 들릴만한 목소리였다.

자신의 목소리에 설이가 흠칫, 하며 소리없이 굳어버렸다. 지금까지 한번도 욕을 한적 없던 설이였는데. 자기 자신마저도 자기가 이렇게 욕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던가 놀라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숨막히는 침묵. 남자도 설이가 바로 받아칠줄은 몰랐는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상황파악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저기서 풉, 비웃는 소리가 여럿 들렸고. 남자가 더 난리치기 전에 빠져나와야겠다 생각이든 설이가 마찬가지로 굳어있는 L의 소매를 잡아당겨 몸을 돌렸을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웃음소리, 숨소리, 바람소리 모두. 들리는것 이라고는 알수없는 이명뿐.

자신의 시야는 기울어져 있었고, L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3초 정도 지났을까. 쏟아지듯 여럿 소리가 귀를 파고 들었다. 귓불이 얼얼했다. 무엇가 흐르는게 느껴졌고, 쓰리는걸 보니 피가 나는듯 했다.

순간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 지금, 맞은건가? 저 남자한테?

천천히 발을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필요한 역(???)
... 미친년.. 애새끼 주제에 뭐라고? 어?! 다시 말해봐 이 쌍년아!!

남자가 품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들었다. 일 수행 말고는 조직내에서 무기 소지 금지 일텐데. 왜 가지고 있지? 아니 그보다 어떻게 구했는지가 중요한가.

너무 놀라 딴 생각으로 빠진다 싶더니 남자가 단도를 들고 달려오는걸 알아채지 못하고 그대로 가만히 서있었다. 아, 이대로 충돌하면 배에 구멍나겠구나, 싶었는데.

달려오는 남자를 L이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L
이봐, 네 말대로 꼬맹이한테 너무한거 아니야? 그것도 단도까지... 이거 여기 증인 엄청 많은거 알지? 망했네, 너.

필요한 역(???)
아씨... ㅈ같은 놈들...

![민 설[S] image](https://cdnetphoto.appphotocard.com/fanfic/2192117/184323/character/thumbnail_img_32_20210209104832.png)
민 설[S]
....

엎어져서 욕설을 중얼거리는 남자를 차갑게 바라만봤다. L이 남자를 발로 툭툭 건드렸고, 천천히 일어나던 남자의 화를 돋구었는지 눈빛이 돌변한 남자가 설이에게 달려가 주먹을 들어올렸다.

남자가 달려오는걸 뻔히 보고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눈 깜짝하지 않고 발 한번 움직이지 않았다.

설이에게 그대로 날아오던 주먹이 설이의 눈앞에서 멈춰졌다.

설이는 그런 그를 보고 그럴줄 알았다는 듯 눈썹을 들어올릴 뿐.

남자를 막은건, 꽤나 마음에 안든다는 얼굴을 하고있는 M이었다.





여명
늦게 온 작가 용서하십시오.. 아 글구 저 오늘 졸업했어요!! 와아아앙♡ 늦게 온 만큼 분량도 늘였으니 용서하시길..😢 구독자 28분 감사해요ㅠㅠ!! 연재 안될때도 구독해주시구 너무 감사...🙈💞 낄낄(?)


사담포함 글자수. 사담 118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