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향기를 조각할 수 있다면

27화: 물어보자..!

스윽

스윽–

채팅창을 살짝 올려 그간 했던 대화를 눈으로 훓다,

뭔가 찝찝한게 있다는듯 입술 옆의 거스러미를 뜯어내던 그녀의 손가락이 별안간 화면을 꺼버렸다.

그러다 잠시, 모르는 번호로 온 메세지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여주.

심여주

........

심여주

....기자..? ..김태형....?

초면인 이름이다. 입력되지 않은 친구라는 저 문구도, 아무것도 없는 프로필사진도,

사실 본심은 굉장히 의심스럽지만 기자라는 저 단어 하나가 그렇게 거슬려서,

여차하면 차단해버린다라는 생각으로 답장을 보낸 여주.

...그리고,

그 답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김태형

ㄴ한울병원에서 근무하시죠? ..아, 뒷조사 그런거는 아니고요.... 어..

김태형

ㄴ류은호씨가 제 사수입니다. 선배 기자요. ..사실 그거에 대해서 조금 전해드릴게 있어서요.

심여주

.....

김태형

ㄴ혹시 괜찮으시다면 로비에서 봬도 괜찮을까요..??

저벅–

–저벅

저벅–

그새 비가 온걸까, 하얀 슬리퍼 아래 밟히는 로비 바닥이 빤딱빤딱하다.

여차하면 꽤나 존재감있는 소리를 내며 헛딛을것같이.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로비로 다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여주가

조금 튀어나온 처마 밑에서 우산을 접고있는 태형과 마주쳤다.

심여주

.......

심여주

...아...

양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만난것치고는 그 어색함이 배로 느껴지는,

조금 삐걱거리는 손짓으로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던 그녀에게 태형이 명함을 하나 건냈다.

김태형

.....

김태형

...기자 김태형입니다.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요, 근데,. 어....

김태형

조금 사람 없는데서, 아니,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곳이면 괜찮아요.

심여주

....심각한, 얘기인가요..? ..류은호, 걔랑...관계는 일찌감치 끊어내려고 하긴 했는데..

김태형

아..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 여주의 물음에 태형의 두리번버리던 고개가 살짝 멈춰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태형

.....

김태형

..은호씨가 연예부 기자란건 알고계시죠..?

김태형

아, 물론 저도 그렇긴 한데,. 아무튼... 어..

김태형

은호씨가 이 병원에 왔었었나봐요. 어.. 그 이유가 그쪽인것같고요...

심여주

...저..요?

김태형

네.. 근데, ....어...

김태형

거기서 사진이 하나 찍힌것같아요. 그 조향사 이안이라는 사람이랑, 같이있는 모습이

심여주

.....??

그녀의 미간이 미세하게 구겨졌다.

...아니, 류은호가 날 보러 여기까지 기웃거린것도 퍽이나 신경쓰이는데, ..뭐, 누가 찍혀..??

......근데 저사람은 어떻게 알지..? 분명히 세간에 공개 안한 얼굴이라고,..

김태형

제가 그 회사랑 계약을 하나 했거든요. ..친구가 거기 다녀서,

김태형

..최대한 구설수 그런거 나지 않게 안팎으로 봐달라고 그랬긴 했는데.... 그걸 파고드는 사람이 제 사수일줄은 몰랐죠.

심여주

아......

김태형

근데 그쪽은.. 일반인이신것같아서. 그게 좀 걸려서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심여주

.......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도데체 어디까지가 내가 아는거고, 어디까지가 모르는건지.

계약이라. ...그 회사는 참 다방면적으로 계약을 하나? 부터

....어쩌면 사진으로 남았을지도 모를 이 관계를 어떻게 밝혀야 할지,

김태형

.....

김태형

...혹시 뭐 연인,.. 관계이거나 그런거라면.....

심여주

아뇨, 아뇨, 어... 그랬다면 그사람이 조향사인거부터 놀랐겠죠, 네... 그냥, 비즈니스.. 같은, 네...

김태형

..아.....

심여주

.....

김태형

....

심여주

..일단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텐데, 먼저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드리고..

심여주

류은호가 찍어놨다던 그 사진은... 기사로 나갈 가능성이..

김태형

..어... 아뇨, 찍어놓은지 꽤 된것같은데.. 기사에는 쓰지 않고 있는것같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심여주

아..... ㅎ, 넵

류은호, 걔의 술수가 뻔히 읽힌다. 사실, 진짜 없는정 떨어질만큼 구질구질한것도.

...아.. 사진이, 잘나왔나보지?

꽤나 급작스럽게 여러 사실들을 알게 된 그녀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이걸 도데체 어떻게 풀어낼까...

김태형

..어,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근무중에.. 온거라, 급하게..

김태형

연락하실일 있으시면 저기, 그 명함에 있는 번호로 연락주세요!!

심여주

넵...! ..어, 조심히 들어가시고.. 감사드려요. 네, 네네

심여주

........

파란불이 깜빡거리는 횡단보도로 달려가는 태형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여주가 가만히 생각했다.

...물어보자.

그래, 원래 궁금한건 죽어도 못참는 성격이랬지.

속 시원하게 그냥 까서...!

심여주

........

_아마 이틀 후, 오랫만의 차 안

잔잔하게 비춰오는 가로등 불빛과

무언가 진지한 정국씨(??????

심여주

......

심여주

...((이 분위기 도데체 뭐임ㅠㅜㅜ

전정국

.....

전정국

....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