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인반수, 오빠는 구미호?!!
다가갈수 없었어


어둠속에서 눈을 뜨니 눈앞에 뒷모습을 보인채 서있는 태형이의 모습이 보였다

태형이를 부르며 태형이에게 손을 뻗자, 갑자기 나타난 여자가 나를 가소롭다는듯이 바라보며 태형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무일도 없었단 듯이 활짝 웃으며 태형이의 팔을 은근슬쩍 쓰다듬곤 태형이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태형이는 그런 여자의 흘러내려온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봤다.

눈이 부시는 근사한 미소를 입가에 띄운채 여자와 함께 팔짱을 끼고 여주로부터 점점 멀어졌다.

여주가 점점 멀어지는 태형이를 붙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안타깝게도 손이 닿지 못하고 태형이와 여자는 계속해서 멀어질 뿐이었다.

그때 여주의 시야가 흔들리더니 그대로 여주의 눈앞이 깜깜해졌다.

누군가 여주를 흔들어 깨우고있었다.

겨우 의식이 현실세계로 돌아오자 여주가 비몽사몽한채 눈을 비볐다.


민여주
으으....뭐야..


민윤기
야 악몽꿨어? 왤케 끙끙거려?


민여주
...어? 오빠 ..?

여주가 멍- 한 눈으로 윤기를 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며 기지개를 켰다.


민여주
으으....뭐야 언제왔어..


민윤기
방금. 온지 얼마 안지났는데


민여주
몇분 지났는데?


민윤기
.....30분...

윤기가 여주의 눈을 똑바로 보지못하고 시선을 살짝 아래로 떨어뜨리며 답했다.


민여주
오빠...그건..

여주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헛웃음을 치는 사이

윤기의 시선이 여주 뒤에 곤히 자고있는 태형이에게 갔다

윤기의 시선이 태형이에게 가있음을 알아차린 여주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롭게 바뀌며 윤기를 경계했다.

여주의 날카로운 경계어린 시선에 피식 웃은 윤기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듯 양손을 펼쳐 들어올리며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민윤기
하 ㅋ 살다살다 내가 동생한테 이런시선을 받아보긴 처음이네


민윤기
아무리 얘가 좋아도 그렇지 이 오빠 섭섭하다 ㅋ


민윤기
걱정마 나 얘 안싫어해

항상 여주가 있는 곳에선 둘이 곧잘 싸웠기에 서로 앙숙 같은 존재일꺼라고 생각해왔던 여주에겐 뜻밖의 소식이었다.

자신이 있을때 싸워댔던 수많은 경험을 떠올리며 여주가 날카롭게 물었다.


민여주
그럼 그동안 왜 계속 둘이 싸웠어?


민윤기
이자식이 널 보는 시선이 맘에 안들어서

윤기가 미간을 찌푸리곤 태형을 향해 턱을 까딱이며 말했다.


민윤기
너가 보지 않을때 이녀석은 널 되게 원하는 눈빛을 하곤 널 쳐다봤어

윤기의 퉁명스런 말에 여주가 멍하니 되물었다


민여주
날 원하는 눈빛....?


민윤기
그래 이 바보야 그것도 모르고 걔가 다가오면 다가오는대로 다 받아주고 넌 어쩜 얘가 밀당이란것도 모르냐? 왜 안밀어내 이 답답아 계속 안밀어내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너 나중에 큰일난다

그간 여주의 행동이 많이 답답했는지 윤기가 뒷목을 거칠게 쓸어내리며 속사포처럼 말을 늘어놓았다.

10년 이상을 자신이 인간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살아온 여주이기에 윤기나 다른 여우들처럼 기척에 예민하지 않은 여주는 그동안 태형이가 자신을 몰래 바라보고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주에겐 나름 충격적인 소식에 윤기의 말이 뒤늦게 모두 머리에 떠올랐을때 여주가 물었다.


민여주
근데 이번엔 태형이가 나한테 무슨짓을 할지알고 나한테 오도록 냅뒀어?


민윤기
나는 걔가 천둥치는 밤을 무서워한다는걸 알고있으니까

태연한 윤기의 말에 도리어 여주가 깜짝 놀랐다.

어젯밤 태형이의 말을 들을때는 아무도 태형이가 천둥치는 밤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모른단 것처럼 말했었는데 오빠가 어떻게 알고있는것일까?

여주가 팔짱을 끼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자 윤기가 여주의 머리에 손을 얹어 살짝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민윤기
우연히 본것 뿐이니까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마시죠 동생님

윤기의 말에 여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윤기의 눈을 마주 보았다


민여주
우.연.히?


민윤기
진짜 우연히 ㅋ


민윤기
어제처럼 비오는날 밤에 지나가다 본것 뿐이야


민윤기
너무 심하게 떨고있어서 다가갈려고 했는데 그녀석 기가 예사롭지가 않아서 그냥 갔지


민윤기
음....뭐라할까.. 시한폭탄 같았다고 할까.


민윤기
다가가서 건들면 터지는 시한폭탄


민윤기
음 뭐 아침에 날이 개니까 다시 멀쩡하게 돌아다니드만

윤기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제야 한시름 놓은듯 심각했던 여주의 미간이 펴졌다.

여주가 고개를 돌려 자고있는 태형이를 안쓰럽게 바라보자

잠결에 시선을 느낀듯 태형이가 움찔 움직이더니 곧 풍성하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잠에 취한 몽롱한 눈동자가 드러났다.

막 잠에서 깨 비몽사몽한 태형이의 모습에 여주가 눈가를 사르르 접어가며 화사하게 웃었다.


민여주
안녕 굿모닝~

마침 여주의 뒤로 아침해가 막 떠오르고 있어서 여주의 아름다운 미소에 뒤에서 눈부신 태양빛이 더해지니 황홀할 지경의 반짝반짝 빛나는 아침인사를 받은 태형이

태형이가 멍하니 여주를 바라보며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태형
....굿모닝

약간 가라앉은 허스키한 목소리가 기분좋게 귀를 울렸다.

태형이까지 일어난것을 확인한 윤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민윤기
가자 다들 모여있는데 우리만 너무 늦으면 안되지


민여주
...? 어딜가?

어리둥절한 여주의 물음에 윤기가 약간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민윤기
내가 이 새벽까지 안자고 무슨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녔는데...


민윤기
야 오빠 섭섭해질려 그런다?

윤기가 뾰루퉁하게 말하곤 여주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곤 쿨하게 말했다.


민윤기
가보면 알아 넌 그냥 가서 즐기기만 하면 돼


민윤기
오늘을 절대 잊지 못할만큼 엄청난 하루로 만들어줄께


민윤기
자 김태형 너도 빨리와 가자

윤기가 여주와 태형이를 데리고 준비장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