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이 아니야!

우지씨가 어떻게...

하교은

"여긴 어떻게..."

교은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우지는 특별할 것 없다는 듯, 무심하게 툭 말했다.

우지(지훈) image

우지(지훈)

"그냥 영화 보러 왔는데, 교은 담당자님이 계셔서요."

가볍게 웃는 그의 표정에 교은은 얼떨결에 안녕하시냐며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우지는 피식 웃다가 조용히 정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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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영화나 보죠."

하교은

"아앗..네.."

어떤 남자와 시비가 붙은 소개팅남이 신경쓰였지만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 교은도 그런 우지를 보며 마음을 조금 놓았다.

교은은 옆눈으로 슬쩍 우지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웃음을 흘렸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소개팅남이 다시 올까봐 계속 신경은 뜨문뜨문 쓰였지만, 우지가 옆에 있으니 웬일인지 이상하게 든든했다.

우지(지훈) image

우지(지훈)

"같이 밥 먹으러 가실래요? 교은 담당자님."

뜻밖의 제안에 교은은 눈을 크게 떴다가, 잠시 망설이더니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교은

"...네, 네..."

소개팅남은 이제 기억 저편인듯했다.

둘은 눈에 띄지 않게 조심스럽게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우지는 자연스럽게 앞장섰고, 교은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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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여기 제가 자주 가는 식당이에요. 이 시간엔 사람 별로 없어서."

우지는 익숙한 듯 식당 문을 열어주었다.

교은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따라 들어섰다.

한적한 식당 안. 소박한 국밥과 따뜻한 반찬들이 차려졌다.

교은은 조심스럽게 국을 떠먹었다.

국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본다.

테이블 너머, 우지가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괜히, 가슴 한켠이 따뜻했다. 조심스레 쌓이는 작은 온기 같은 게.

***

하교은

"어, 제건 제가 계산..."

교은은 다급히 지갑을 꺼내며 말했다. 하지만 우지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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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이 정도는 괜찮아요."

마치 정말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툭 내뱉는 우지. 이미 카운터 쪽에서 계산을 끝낸 뒤였다.

그의 손엔 영수증이 쥐어져 있었다.

당황한 교은은 우지를 따라 식당 밖으로 나왔다. 조금 서늘해진 저녁공기가 두 사람을 감쌌다.

하교은

"그래도... 너무 죄송한데..."

교은은 쭈뼛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우지는 그런 그녀를 가볍게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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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아니에요. 저 때문에 피해 입으셨던 것도 있고. ...정 그러면 다음에, 교은 담당자님이 사주시면 되죠 뭐."

하교은

"에..네.."

교은은 대답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둘은 그렇게 함께 골목을 걷기 시작했다. 가로등 불빛 아래, 교은은 괜히 가방끈을 꼭 쥐며 말했다.

하교은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우지는 그녀를 바라보다, 쿡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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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아니에요. 저야말로 덕분에 영화도 같이 보고 밥도 맛있게 먹었는걸요."

그렇게 말끝을 흐린 우지는, 뭔가 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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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다음에 또 봬요. 담당자님."

하교은

"네!"

교은은 힘차게 대답했다. 우지는 손을 가볍게 흔들고는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차에 오르는 그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교은은, 혼자 작게 웃으며 혼잣말했다.

하교은

'...진짜 좋은 사람 같다.'

살랑한 바람이 부드럽게 머리카락을 스쳤다.

***

우지는 차에 올라타 깊은 숨을 한번 내쉬고는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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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지훈)

"데려다 준다 했으면 오버였겠지..."

그러고선 잠시 눈을 감은채 등받이에 기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