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이 아니야!
선택


조용한 병실 안, 붉게 물든 노을 아래

교은은 다친 팔을 끌어안은 채 무릎 위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살짝 떨리는 어깨, 삼키는 숨소리만이 조용히 번져갔다.

그때. ‘드르륵——’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교은은 의료진인가 싶어 힘겹게 고개를 들었고, 문 앞에 서 있는 낯익은 사람을 보는 순간, 눈이 커졌다.

하교은
"우...우지님?!"

거기에는 지훈이 있었다.

마스크도 벗은 채, 걱정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순간, 지훈은 망설임도 없이 교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하교은
".....!"

교은은 깜짝 놀라 굳어버렸지만, 우지는 교은을 조심스레, 그러나 놓지 않겠다는 듯 단단히 끌어안았다.


우지(지훈)
"괜찮아? 괜찮은 거야? …많이 아프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그 안에는 쏟아져 내릴 듯한 걱정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교은은 그의 품 안에서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따뜻한 온기 속에 스르르 안기고 싶었다.

지훈은 한 손으로 교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고,

다른 팔로 그녀를 더 꼭 안아주었다. 아픈 팔은 살짝 비켜 주면서.

어쩌면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다정하게. 교은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온몸에 피가 돌고, 심장이 저릿저릿했다. 얼마나 그렇게 껴안고 있었을까.

지훈은 천천히 교은을 놓아주었고, 그녀 앞에 앉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지(지훈)
"…다음부턴 그러지 마."

하교은
"싫어요.."


우지(지훈)
"뭐…?"

교은은 숨을 고르듯 힘겹게 말했다.

하교은
"…우지님, 아니… 지훈씨가 다치는 거 싫어요. 다치는 것도, 아픈 것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지훈은 눈을 껌뻑이며 교은을 바라보았다.

진심을 담아 조심조심, 그러나 단호하게 말을 잇는 교은.

하교은
"…이런 일이 또 생겨도, 저는 똑같이 행동했을 거예요."


우지(지훈)
"…왜…?"

교은은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도 모르게 토해냈다.

하교은
"…그건… 우지씨가 다치는 게 싫어요…"

그 순간, 지훈의 손이 천천히 교은의 뒷목을 감쌌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뜨겁고 단단한 입맞춤이 두 사람을 덮쳤다.

하교은
"....!"

처음엔 놀란 교은. 그러나 이내 전해지는 감정에 눈을 감고 조용히 받아들였다.

전부를 담은 듯한, 서툴지만 진심인, 지훈의 키스였다.

입술이 떨어지고, 조용한 병실 안에선 서로의 거친 숨소리만이 가볍게 얽혔다.

지훈은 교은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우지(지훈)
"나랑 연애해 지금부터."

그리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우지(지훈)
"나 너 못놔줄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