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뤄질 수 없어요, 당신이랑은 [연중] [작소]

13_트라우마로 남아버렸어

그곳은 피 때문에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피들 뒤로 보이는 잔인한 모습들.

여러 인어들이 그물에 잡혀 올라가는 모습.

우리 인어들을 억지로 끌고 가는 모습.

반항하는 인어들을 날카로운 물건으로 협박하는 모습.

어떻게든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아둥바둥하는 인어들의 모습.

어떻게든 살아나려고 자신이 다치는데도 불구하고, 피가 흐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망가려는 모습.

아이든 어른이든 나이 상관없이 인어란 인어는 다 잡아들였다.

더 잔인한 건.

그런 인어들을 보고도 무표정으로 그들을 헤치고 있는 사람들.

뭐가 재미있는지 망가져가는 인어들을 보고 웃어 보이는 사람들.

...

이 여주/5살

" ㅇ, 아빠, 나 무서워.. "

아빠

" ..괜찮아, 괜찮아 여주야. "

아빠

" 아빠랑 엄마가 너희만은 꼭 지켜줄게. "

이 찬/6살 image

이 찬/6살

" 여주야 울지 마아.. "

이 여주/5살

" 히끅.. 흡.. 무서워 오빠.. "

이 찬/6살 image

이 찬/6살

" 갠차나.. 갠차나질 거야.. "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주야 울지마, 뚝! "

이 여주/5살

" 뚝.. "

엄마

" 하아.. 그나저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야. "

아빠

" ..나중에, 나중에 다 설명해줄게. "

우리는 그 인간들을 피해 계속해서 도망갔다.

그러다,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어..? "

지훈 오빠가 엄마의 손을 놓치고 말았다.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엄마..! 지훈이 형이..!! "

엄마

" ..지훈아!! 지훈아!! "

아빠

" 지훈이 사라졌어?! "

엄마

" 어.. 어떡해..!! "

엄마

" 지훈아!! "

우리 가족은 지훈 오빠를 찾기 위해서 다시 뒤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계속해서 오빠의 이름을 외쳤다.

도망가는 인어들의 반대 방향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다 보니 도망가는 인어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잔인했던 그 장면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눈에, 아니 우리 가족들의 눈에 들어오는 또 다른 장면.

그 잔인한 장면들을 등지고 서서 울고 있는 지훈 오빠와.

그런 지훈 오빠 뒤에서,

한 손에는 그물을 한 손에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한 사람.

그 장면을 보자마자 우리는 놀라 굳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달랐다.

아빠

" 석민아, 여주랑 찬이 잘 돌봐줄 수 있지? "

엄마

" 우리 석민이는 동생들 잘 챙겨줘서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엄마랑 아빠 어디 가시게요..! "

아빠

" 어디 안 가. 그냥, 그냥 잠깐만 다녀오는 거야. "

엄마

" 우리 석민이가 동생들 잘 돌봐줘야 해, 알았지? "

아빠는 나와 찬 오빠를 석민 오빠에게 맡겨두고는 엄마와 같이 지훈 오빠를 구하러 가셨다.

하지만, 그 장면을 안 보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훈 오빠는 우리에게 무사히 돌아왔지만, 아빠와 엄마는 끊임없이 사람들과 맞서 싸웠고

결국에는,

피를 보게 됐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그대로 사람들에게 붙잡혀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우리를 보지 못한 건지 유유히 물 위로 다들 올라가버렸다.

마치 할 일을 다 끝냈다는 식으로.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엄마 아빠!!! "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형 가면 안돼!! "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이거 놔!! 지금 엄마랑 아빠가 붙잡혔는데!! "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엄마랑 아빠가 잡혔는데..!! "

하지만 후회할 새도 없이 엄마랑 아빠는 사람들에게 잡혀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오직 우리들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우리는 힘 없이 다른 인어들을 따라 새로운 인어들의 보금자리로 이동을 했다.

그 새로운 보금자리에 인어들은 다시 집을 짓기 시작했고, 우리들도 새로운 집에서 우리끼리 살게 되었다.

그 집이 바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집이다.

이 집으로 와서 살면서도 지훈 오빠는 한동안 계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렸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래서 나와 찬 오빠를 돌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석민 오빠가 하게 되었다.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형.. 일어나봐. "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 "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그럼 밥이라도 먹어, 형 지금 며 칠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아니야.. 가서 여주랑 찬이랑 먹어.. "

이 석민/8살 image

이 석민/8살

" 하아.. 형 그러다가 진짜 쓰러진다니까? "

이 지훈/9살 image

이 지훈/9살

" ..안 쓰러져. "

그렇게 말하다가 결국에는 일이 터졌지.

다행히 주변 어른들이 도와주셔서 위기는 모면했지만.

그렇게 또 7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어.

우리는 그제서야 그때의 일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됐어.

한 인어가 사람이 되고 싶어 사람의 다리를 가지고 육지에서 살아가다가.

사람들에게 마음이 완전히 뺏겨버린 것처럼 이익과 욕망에 눈이 멀어버려서는 배신을 한 거지.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리 인어들의 몸값이 엄청났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를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런 짓을 했데.

그래서 그 일이 있고 난 이후로 우리는 물 위로 올라가는 것도 사람을 보는 것도 싫어하게 됐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못 믿는 거 또한 그렇고.

그게 단단한 트라우마로 남아버렸지.

지금은 엄청 많이 나아졌지만.

2183자!

손팅 (ง •̀_•́)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