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처럼 더웠지만 겨울같이 추웠다
#30









박지민
ㅇ... 야!!


김태형
왜?


박지민
이걸 왜 보ㄴ...?


김태형
그럼 너는 이렇게 안 하면


김태형
얘가 널 볼 것 같냐?


박지민
..... 뭔 소리야...


김태형
니가 여기서 신경쓰지 않으면,


김태형
걔는 널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김태형
너 좋아하잖아, 사랑하잖아.


김태형
어필해야지, 너 자신을.


박지민
.....


김태형
난 어느정도 도와줬다고 생각이 드네.


김태형
나머지는 네 몫이야.


김태형
생각 잘 하고, 간다.


박지민
.....

태형이가 내 집을 나갈 때까지도 나는 멍하니 있었다.

술이 한순간에 깬 것만 같다.

뭔가... 훅 지나간 것 같은 느낌....


박지민
하아....

다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박지민
.... 좋은 말 써 놨네....

그래... 이젠.. 내 몫이지...

언제까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할 순 없잖아....

내 일인데.... 그치..?


박지민
후....


박지민
치우자....

나는 빈병과 술이 조금이라도 남은 병을 나누어 빈병은 따로 버리고 술이 남은 것은 냉장고에 넣어놨다.


박지민
지금 자면 안되는데....


박지민
게임이나 할까...?


박지민
....

나는 소파에 앉아 게임에 들어갔지만 이내 나왔다.


박지민
... 재미없어....

나는 소파에 휴대폰을 두고 몸을 기댔다.


박지민
복잡하네....

내가 어떡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

어떻게든... 해보긴 해야될텐데.....


박지민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쐴까...?

지금 나가서 뭐가 해결되는 건 아니겠지만 복잡한 이 감정을 숨기고 싶어...

간단하게 나갈 준비를 마친 후 공원으로 나왔다.

밤이라 그런지 겨울이라 그런지 쌀쌀했다.

하긴... 이제 진짜 겨울이긴 하지....

좀 더 따뜻하게 입고 나올걸....


박지민
아씨....


박지민
뛰자... 땀 내자... 잊어버리자...!


박지민
할 수 있어, 박지민...!!

지금 미친듯이 뛰고....

집 가서 자자...

지금 그런 거 생각해봤자 나오는 건 없다...

나는 잠바에 달린 모자를 쓰고

운동화 끈을 다시 맸다.


박지민
가자... 박지민...!

달리자...

달리면서... 머리 좀 식히자....

파이팅...!!


박지민
후... 후....

달렸다.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을 스쳤다.

아랑곳 하지 않고 달려갔다.

달리고... 또 달렸다.

은비가,

황은비가,

내 머릿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달렸다.

쉬지 않고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잠시 멈춰 숨을 고르며

벤치에 앉았다.


박지민
하아... 하아....

시계를 보았다.

어느덧 5시가 넘어버린 시간....

진짜... 많이 달렸네....

이제 들어가자....

자자... 피곤하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박지민
흐아....

1시간 정도를 달렸더니 너무 힘들고 지쳤다.

이불 안으로 들어가 눈을 감았다.

숨을 고르다 보니 조금 진정된 듯 했고,

나는 그렇게 잠에 빠져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