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처럼 더웠지만 겨울같이 추웠다
#31









황은비
...

잠을 자다 일어나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늘... 주말이네..


황은비
흐아... 지금 몇 분이지....?

휴대폰을 켜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8시 37분.

거즘 9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어제 새벽에 울다 지쳐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잠을 청해서 그런지,

언제 잠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랜만에 긴 잠을 잔 듯한 느낌이었다.


황은비
하... 개운하네...

굳어진 몸을 간단한 기지개로 푼 후 거실로 갔다.


황은비
....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들었다.

카톡이 와 있었다.

지민 오빠였다.






황은비
......

오빠의 톡을 읽는 순간,

사고회로가 정지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지민오빠랑 대화하다 내가 끊었었지....

난 스크롤을 올려 전에 했던 대화들을 읽었다.









어제....

어제 은비언니랑 유나언니랑 예원이까지 총 4명이 만나 고기를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4명이서 만나는거라 되게 들떠 있었는데,

은비언니의 그 말에...

좀 생각이 많아졌다.

물론 은비언니가 잘못한 것도 없고,

그저 내가 걱정되서 하는 말이었겠고,

내 기분을 다운시키게 만들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나는... 많은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울증...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힘든 건 사실이다.

지금은 당장이라도 약을 버리고 싶다.

저렇게 쌓여있는 약...

먹어도 나아지지 않으니 말이다.


황은비
하...

나 때문에....

갑작스레 전화를 끊어버린 나 때문에...

오빠가... 많이 걱정했구나.. 싶었다.


황은비
후....

그래도... 연락은 해놔야겠지.....

뭐라고 적어야 될까....?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타자를 쳤다.






황은비
하....

우울증이라는 게

그리 쉽게 나아지는 건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우울증 안 걸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초라하고 한심해 보인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이 약을 먹으면서 치료를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우울증이 없어지는 게 맞는건지...

약을 먹음으로써

내가 우울증에서 해방될 수 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내가 언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할 것 같다.


황은비
밥이나 먹자....

우울증약은 하루에 한 번만 먹으면 되니까....

대충 아침을 챙겨먹고 소파에 앉았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저 꺼진 티비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예원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