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처럼 더웠지만 겨울같이 추웠다
#41








오늘 역시 출근을 했다.

일을 하고는 있었지만,

나는 생각만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은비가, 아직까지도 걱정되었다.

일이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내 몸은 늘 하던 일이기에

익숙한 듯 손이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가....


박지민
하...

어떡하지, 싶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은비가 사는 곳도,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기에,

더더욱 헷갈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몸은 일을 하면서

머리로는 내가 은비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첫 쉬는시간에 짧은 고민을 하다

은비에게 톡을 보냈다.





은비의 답을 보고,

난 곧바로 은비에게 전화를 걸었다.


황은비
☎여보세요?

은비가 전화를 받고 나는 다짐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뱉자고 말이다.


박지민
☎은비야.


황은비
☎응?


박지민
☎다른 말은 하지 않을게.


박지민
☎그냥 직설적으로 물어보는거야.


황은비
☎... 응.


박지민
☎우리... 만날래...?


황은비
☎뭐...?

결국 질러버렸다.

은비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다시 말했다.


박지민
☎만나지 않을래?


황은비
☎ㅇ... 어...?


황은비
☎이렇게... 갑자기..?


박지민
☎물론 갑작스러울 거란 걸 알아.


박지민
☎싫으면 거절해도 돼.


박지민
☎하지만 나는,


박지민
☎그냥...

뒷말을 삼켰다.

"널 보고 싶어."

"힘들어하는 널 위로해 주고 싶어."

"내가 널 좋아하는 것 같아."

하는 부연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혹여나 내가 덧붙이는 말로 은비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하지 않았다.


황은비
☎.....

은비는 내 말을 듣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침묵만 지킬 뿐이었다.

은비의 대답을 기다리는 나로서는

굉장히 초조했다.

한동안 은비가 아무 대답도 없자,

난 다시 은비를 불렀다.


박지민
☎은비야...

내가 은비를 불렀음에도,

은비는 아무 말도 없었다.

난 또 다시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비의 목소리가 들렸다.


황은비
☎오빠...


박지민
☎응...?


황은비
☎미안하지만....


황은비
☎방금 그 말....


황은비
☎못 들은 걸로 할게.


박지민
☎.....

은비의 말에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어쩌면 당연한거지, 싶었다.

여긴 온라인 상이었고

실제로 만난 적도 없으니까.

은비의 반응이 당연한 거였다.

하... 박지민 이 바보....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불편할까...?

미안해서?

서러워서?

잘 모르겠다, 나도...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아마 미안함 이지 않을까 싶다.

은비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저 나만 생각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