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람피워요, 정식으로”

71 • 정국이와 지아의 하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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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야, 야…!!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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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꺄르륵, 온니야- 집 옴청 넓다아!!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신나서는 끄응, 거리며 소파 위로 올라가더니, 소파위에서 방방 뛰며 아가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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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지아야- 그렇게 뛰면 다친다?,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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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네에.

여주의 말에 콩, 하고 소파에서 내려온 지아. 슬쩍 정국에게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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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아저띠, 지아 배고픈데에… 뭐 업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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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 글쎄… 뭐 있는지 잘 모르겠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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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지아, 혹시 아이스크림 좋아해?. 붕어싸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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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아쓰크림은 다 잘머거!!, 근데 붕어싸만코 조아해.

붕어싸만코 이야기에 놀랜 눈을 하고, 여주의 옷 깃을 잡아당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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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붕어… 내가 먹을라고 아껴놓은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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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

이를 어쩌지, 이미 삐칠때로 삐친 것 같은데. 여기서 지아의 편을 들면 한 동안은 계속 삐쳐있을 것 같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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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지아야, 잠깐만 여기서 뽀로로 보고 있을래?. 오빠랑 언니, 잠깐 이야기하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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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아라쪄. 가따오세여-

티비를 틀어 뽀로로를 틀어주고 지아의 손에 리모콘을 쥐어주고 나서야,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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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잠깐, 나랑 갈 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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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디가?

정국의 손을 끌어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화장실. 뜬금없는 화장실 방문에 어리둥절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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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 화장실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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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왜_ 자꾸 이렇게 뚱 하실까ㅎ, 우리 정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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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이_ 원래 내 계획이랑은 자꾸 달라지니까…

스윽, ㅡ

정국을 벽으로 살짝 밀고는 앞 섶을 잡고, 발꿈치를 들어 입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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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앞으로 날은 많잖아. 그러니까_ 오늘은 지아한테 하루만 양보하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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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ㅎ… 진짜, 내가 이런 거에 약한 줄 알았다면, 정답이야.

입꼬리가 씰룩씰룩 거리더니, 곧 광대까지 승천하는 것을 보니 어느정도 달래야겠다는 작전은 성공한 듯 싶었다.

그에 그치지않고 그는 곧 허리에 팔을 감싸고는, 여주의 목에 얼굴을 묻고 부비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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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역시… 몸 만 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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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 네가 그런거라면 그런거지 뭐.

금세 온순해진 그의 모습에 등에 손을 올려 토닥였다. 이게 무슨 대형견이 간식 안 줘서 삐진 것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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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자, 알았지?. 밥 골고루 먹어야 나같이 잘생긴 사람한테, 시집갈 수 있어.

간단한 볶음밥을 해 주려고 했으나, 그가 쉬어야 한다며 나서는 바람에 지아와 나란히 앉은 여주였다.

그래서 도마를 든 그. 형형색색의 채소들을 꺼내며 지아가 먹기좋게 작게 칼질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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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후음… 아저띠는 토끼니까 채소 좋아하자나. 나는 채소 별루 안 좋아하는데에_

잠시 칼질을 멈추고는 지아를 째려보듯 바라보는 그. 지아는 신경도 안 쓰이는지 눈을 획- 하고는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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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이렇게 티격태격해서 어떡해, 응?. 지아는 언니 자주 보러 오고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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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응?, 아닌데에… 언냐 맨날맨날 보구시퍼!!

콩알만한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배게에 주먹질을 하고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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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언니 남편이랑 사이좋게- 지내야 우리 지아 자주 올 수 있는데?. 자꾸 싸우면 언니 마음이 너무 아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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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흐음… 아라써. 언냐가 아푸다면 안하께.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잘라둔 채소를 넣어 살짝 볶고 있는 그도 한 마디를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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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들었지?, 내 와이프가 싫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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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흥. 저러케 말하는데 오또케 사이좋게 지내?.

팔짱을 낀 채 몸을 휙- 하니 돌여버린 지아. 여주는 눈 짓으로 지아를 가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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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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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지아야, 언니 남편도_ 지아랑 사이좋게 지내겠대. 그렇지?.

암묵적인 살벌한 눈빛이 그의 얼굴에 닿았다. 입이 바싹바싹 마르는지 옆에있던 생수를 들이키곤, 큰 결심을 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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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 그러지 뭐… 여주가 싫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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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그럼, 나두 언니를 봐서라두 봐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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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그래- 너무나도 고맙다. 우리 착한 지, 지아야?ㅎ.

그렇게 한 바탕 티격태격하다가, 억지로 화해시키고 난 뒤로 30분이 지났을 때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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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자, 우리 지아 아-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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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시러, 싫다니깐!?. 나 당근 시러해!!

볶음밥을 먹여주겠다고 자처한 정국. 숟가락 가득 당근을 직접 골라 올려선 들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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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야- 얼마나 당근이 몸에 좋은데?. 그래야 키도 쑥쑥 크지-. 안 그래?.

어떻게 저렇게 비열할 수가 있는지. 웃는 얼굴로 당근을 들이밀다니, 세상 저렇게 무서울 수가 없다. 저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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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언니…!! 저 아저씨가 막 당근 머길라구해!!

반짝반짝한 눈동자로 여주의 옷 깃을 붙잡으며, 마치 살려달라는 눈빛.

마음 같아선 구해주고 싶지만… 당근을 먹긴 해야하고, 무엇보다 진짜 이유는_ 정국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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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저씨 말이 맞아. 당근을 잘 먹어야 쑥쑥_ 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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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싫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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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먹으면 뽀로로 빵 따블. 콜?.

솔깃한 제안에 멈칫한 지아. 조그만한 눈동자를 또르륵_ 굴리며 잠시 생각에 빠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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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따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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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윽, 쪼끄만한 애가… 흥정을 할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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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흥, 시루면 말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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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석진이 형 조카라 그런지, 말 하는 것도 석진이 형 닮아서 별로야. 콜.

둘 다 원하는 소득을 얻자 지아는 당근이 많이 올려진 볶음밥을 인상을 찌푸리며 입에 넣어 먹었고. 정국은 고통을 줄 수 있어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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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으휴, 내가 아이를 하나 맡은건지, 둘을 맡은건지.

그래도 피식, 하고 웃음이 났다. 곧 새 식구가 생기면 이런 시끌벅적한 하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다.

“속았다 속았어!.”

신난 얼굴로 발재간을 부리며 춤을 추던 정국. 결국 일을 내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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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

아저씨 미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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