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람피워요, 정식으로”
72 • 정국이와 지아의 하루 (3)




김지아
아저씨, 미워-!!!

기어코 터트려버린 울음. 뿌애앵_ 하고 터져버린 울음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너는 황급히 눈높이를 맞추고 달려보려는데,


전정국
아 자, 잠깐만_ 지아야. 왜 갑자기 울고 그래-ㅎ…


김지아
아저씨가, 나한테 거짓말 했자나-!!

잔뜩 성이난 목소리로 외치는 지아에, 고개를 돌려 애처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너.


도여주
뭐, 왜. 쳐다보지마-

그에 쉽게 도와줄리가 없지. 이미 앞에 몇 차례 그만 놀리라고 경고했었으니까.

매몰찬 답에 서운했는지 입 모양으로 ‘잔인해.’ 라는 말을 하고는, 고개를 다시 지아에게로 옮겨 품에 지아를 안고 어화둥둥_ 하고 달랜다.


전정국
아 지아야ㅎ… 오빠가 잘 못했어-


김지아
오빠 아니구, 아더띠야!!!.

정국이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 눈물을 흘리던 지아. 오빠란 소리에 정정하라며 빼액-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얼굴을 파묻고 세상 서럽게 눈물을 흘린다.



전정국
그, 그래… 아저씨…


전정국
아저씨가 다 잘 못 했으니까, 용서해 주면 안 될까-?


김지아
아저띠, 나빠뗘!!!.

거의 애걸복걸하다싶이 등을 토닥이며 달래보지만, 여전히 나아질 기색이 없어보이는 지아에 한 숨을 쉬어보인 여주는 팔을 뻗는다.



도여주
지아야-, 언니한테 안겨볼까?.

자신의 품에 안겨든 지아를 ‘아저씨가 나빴지-?’ 라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달래기 시작하는데.

신기하게도 지아가 여주의 품에 안기자마자 울음을 뚝, 그치는 것을 보고 정국은 감탄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여주
아저씨가 안 사주면, 언니가 사줄께. 그러니까 울지마-


도여주
예쁜 얼굴 다 짓무르면 어떡해ㅎ.


김지아
아라써…


울음이 완전히 멎은 것을 확인한 뒤, 여주는 한 손으론 지아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론 숟가락에 밥을 퍼_ 입에 가져다댔다.


도여주
그대신 밥을 다 먹어야겠죠?.


김지아
녜에-

아앙- 소리를 내며 입을 벌리 지아에, 숟가락을 입에 넣어다주며 밥을 먹이기 시작한 여주.

정국은 여주가 임신중인지라, 지아를 안고있는 모습에 불안해 안절부절해 어쩔줄을 모르고.


전정국
내, 내가 안을까…?



도여주
괜찮네요- 이 정도 하나 못 할까봐?.


전정국
그래도…


…

어느덧 음식을 다 비우고 빈 그릇만이 남고. 지아는 제 스스로 여주의 품에서 내려와 빈 그릇을 정국이에게 건낸다.


김지아
아저띠, 언냐 아푸니까… 아저띠가 그릇 치워져.


전정국
응?, 아… 응응.

그릇을 받아들고 싱크대로 향하는 정국. 지아는 그런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여주에게 손짓을 하는데.



김지아
언니야, 잠까만 숙여바바.


도여주
응? 왜?, 지아 언니한테 할 말 있어?.

속닥속닥- ]



도여주
으응?, 뭐?…ㅎ


김지아
언니야, 아프로도 고생해. 아라찌?.


도여주
아ㅎ, 네네- 우리 지아 아가씨 말 잘 들어야죠.

지아가 자신에게 이런 말을 했다는게 너무 웃기기만 하고, 여주는 손을 뻗어 지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


도여주
근데- 의외로 지아가 모르는 게 많다-?


김지아
웅?, 어떤건데?.

여주 역시 귓속말로 속닥속닥- 거리다가, 지아는 여주의 말을 듣고 깜짝올라 눈을 동그랗게 뜬다.



김지아
흐익?, 지짜…?


도여주
그럼- 당연히 진짜지.

못믿겠다는 얼굴을 하더니 금세, 미심쩍은 눈으로 이제 막_ 설거지를 마친 정국이와 눈을 마주치는데.



전정국
…?


김지아
흥,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였짜나?.


전정국
뭐, 뭐가…?


김지아
아냐. 다시봐써.

지아의 말만 듣고 어리둥절한 정국.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 웃음만 나오는 여주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변명했다.



전정국
뭐야…? 나 욕 한거지?, 그렇지?.


도여주
아냐. 칭찬했어. 그렇지?, 지아야.


김지아
모, 구렇다고 해주께.

여전히 새침한 지아는 팔짱을 낀채 말했다.


…





김석진
오늘 봐줘서 고마웠어.

즐겁게 놀다가 잠이 든 지아. 석진은 등 뒤에 엎어든 지아를 손으로 토닥이며 말했다.



도여주
아니에요ㅎ. 저도 즐거웠어요-


전정국
…뭐, 나도 그럭저럭?.



김석진
그나저나, 지아가 두 사람 되게 좋아했나봐. 얘 낯 엄청 가리거든.


전정국
낯 가린다고?, 그거 진심이야…?



#정국이 기억 속의 지아.



김지아
아더띠!!!



김지아
우끼시네, 싸람이 물건이야?. 네 꺼 내 꼬가 오디써?.


김지아
아더띠 미워-!!!





전정국
낯… 가린다의 뜻을 모르는 건 아니지?.


김석진
니네가 진짜 좋았나봐. 이렇게 골아떨어지고.


도여주
저희도 재미있게 놀았어요ㅎ. 다음에 부탁할 일 있으면, 또 부탁하셔도 돼요.


김석진
아, 정말?. 진짜 고마워…

다행이라며 한 시름 놓은 얼굴을 하는 석진에 반면. 정국이는 아까부터 안 그래도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거는 여주의 뒷통수를 쳐다보고 있다.


도여주
조심히 들어가세요.


김석진
어?, 어… 빨리 들어가야겠다.

“……”



석진이 돌아가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뒤를 도는데. 뚱- 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정국에 깜짝놀라고.


도여주
아, 깜짝이야…!!


도여주
왜 그런 표정으로, 날 쳐다볼까…?


전정국
…아까, 지아랑 무슨 얘기 했어?.


도여주
얘기?.


전정국
아까 그 녀석이랑 귀속말로 뭐라고 했잖아-!



도여주
아ㅎ, 그거- 진짜 니 칭찬했다니까?.


전정국
거짓말.


도여주
진짜래두-


전정국
거짓말-!!


#에필로그

여주와 지아, 서로 귓속말을 하던 중-


김지아
언니, 솔찌기 아더띠 남편아니구, 아들가찌?.


김지아
저런 남자들은 나중에, 질투되게 마니한다던뎅.


김지아
언니야, 아프로도 고생해. 아라찌?.


도여주
어ㅎ… 어어. 알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