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람피워요, 정식으로”

75 • 새로운 가족

아이들이은 뛰어놀아야 한다머 고민하고 고민한 집은 전원주택. 꽤나 고심한다고 이사하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주는 본래보다도 집이 회사보다 훨 멀어지자, 서울을 벗어나는 것은 반대 했으나 한적한 곳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자라야 된다 완강하게 나오는 그 덕에,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인근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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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도 막상 이사 오니까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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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이건 과한게 아닐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 뛰어놀게 한답시고, 여기로 온거.

사실 아이들은 핑계고 정국이 걱정되었다. 펜트하우스에서 사는게 익숙하고, 회사도 집도 가까웠던 그가 하루 아침에 출근만 1시간 반이라니.

깊게 한숨을 내쉬며 집을 둘러보자, 정국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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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제와서 후회 해봤자 소용없어-.

계약도 끝났고 이사도 끝난 마당에 무를 순 없다며 낄낄 웃어대는 그가 좀 얄밉기도 했다. 내가 사실은 누구를 걱정하는건데.

내 마음도 몰라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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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무튼 뭐든간에 넌 생각이 많은게 탈이야. 뭐든 좋은 길로 흘러가게 만들면 되잖아.

사람에게 상처받았던 우리가, 좋은 길로 나아가 서로를 만난것처럼. 커다란 손이 양 뺨을 감싸며 가슴이 일렁이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맞지, 내가 이런 간지러운 말을 하는 사람을 사랑했지.

피식- 웃은 여주가 졌다는 듯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 어느덧 만삭까지 불러온 배는, 나도 여기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는 듯 힘차게 발을 차댔고_

그러고 얼마안가, 두 사람에게 사랑의 결실이 마침내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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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아_ 울지마 시현아.

제 팔뚝보다도 훨씬 작은 아이를 품에 안은 그가 안절부절 하며 달랬다. 모유 수유 때문에 이른 새벽에 잠든 여주를 편히 재우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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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우유는 여주가 먹인지 얼마 안 되었고, 기저귀는 아직 괜찮는데…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시현이가 태어난 뒤에서 상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홀로 있을땐 태동으로 다리를 뻥뻥 차 대던 시현이, 그가 오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태동은 커녕 스치기도 하지 않았던 불과 며칠 전 처럼 시현은 정국이 품에 안기만 하면 울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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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제발, 쉬이- 너희 엄마 잠이라도 자야지.

너네 엄마 너 밥 먹이느라 새벽에 못 잤잖아, 응?. 남들이 보면 갓난 아이한테 그런 감정 호소가 먹힐까 싶지만 놀랍게도 먹혔다.

울음이 점차 그치는 아이를 보며 그는 반쯤 긴가민가 했던 것을, 이제서야 확신했다.

이 녀석, 벌써부터 질투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갓난아이가 감정 호소 했다고 울음을 그칠리가 없질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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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아- 확실히 내 아들이긴 한가보네.

엄마가 힘들다는 말 한 마디에 울음을 뚝 그치다니. 벌써부터 질투를 해대는 아들 덕에, 제 사랑스런 아내를 빼앗길까 초조 했지만 한편으로는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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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 가끔 져줄테니까, 너희 엄마 힘들게만 하지마.

그의 따뜻한 입술이 갓난 아이의 이마에 살짝 내리 눌렀다. 고생만 하던 그녀가 힘든건 사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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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쩌겠어, 내가 사랑하는 아들인데 져 줘야지.

져 준다는 말에 알아듯기라도 한듯, 아이는 정국을 향해 손을 뻗어 꼼지락 거리며 베시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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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도 너무 자주 뺏어가지마, 아빠 운다.

아이가 알아들을 리도 없는데, 너무 자주 빼앗아 가지말아 달라며 호소하는 아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아이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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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와, 이것봐. 전정국 완전히 빼다 박았어.

출산 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부터 달려온 석진과 주희. 손장난을 하며 눈을 끔뻑거리는 시현이를 보며 그는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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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희

전정국 아들이니까 빼다 박았지, 제발 당연한걸 좀 말하지마.

여주는 두 사람을 보며 마치 주인한테 혼나는 물에 젖은 말티즈와, 사고 쳤다고 혼내는 주인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터질뻔 한것을 겨우 참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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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지아는요?, 지아는 같이 안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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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장모님께 맡기고 왔어. 아무래고 갓 태어난 아이라, 지아 데리고 오는 건 좀 그럴것 같아서.

신생아를 돌보는데 혈기왕성한 아이가 추가된다면 당연히 힘든게 당연했다. 두 사람이 자신들을 배려했다는 걸 알긴 하지만, 지아의 얼굴을 못 본다는게 좀 아쉽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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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지아 그 뒤로 나 안 찾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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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아주 죽여주게 놀아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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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씁, 앞에 시현이 있잖아.

죽여주는게 뭐야, 죽여주는게. 잔소리하며 팔을 살짝 밀듯이 때리즈 금세 입을 다문 그는 누워있는 시현의 귀를 살짝 막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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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빠 아무말도 안 했어-, 못 들은거다?. 사나이들끼리 약속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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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여주

아직 신생아한테 사나이들끼리 약속은 무슨…

괜히 면박을 주자 정국이 멋쩍게 웃으며 시현의 가슴 언저리를 토닥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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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냐, 시현이가 얼마나 똑똑한데.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 하자, 울음을 딱 그쳤다는 사실을 말하면 또 과장한다며 아들 바보 취급을 할것 같았기에, 그 사실은 묻어두고서 둘 만의 비밀로 묻어두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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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 너는 몰라- 우리가 무슨 약속을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