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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카드] - 유예린님 의뢰 3 [완료]


다짜고짜 남준에게 이끌려 기차를 탔다.

새벽녘을 지나 아침해가 밝아온 창밖을 보며 꾸벅꾸벅 졸던 한나가 눈을 비볐다.


한나
우리 어디가는 거야....?


김남준
가보면 알아.


한나
.......

한나는 턱을 괸채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디면 어때.

그 지긋지긋한 서울을 빠져나온것만으로도 왠지 살것 같았다

남준이 가방을 뒤적거려 이어폰을 꺼내더니 한쪽을 들어보이며 물었다.


김남준
음악, 같이 들을래?

고개를 끄덕이자 맞은편이 앉아있던 그가 한나의 옆으로 옮겨앉으며 이어폰 한짝을 준다.

그리고 노래를 듣던 둘은, 서로에게 기대 잠이 들었다.


기차역에 내려서 낡은 작은 가게에서 따듯하게 국밥을 먹고 남준이 데려간 곳은......





한나
.....번지점......프....?


김남준
응.


한나
......진심이야? 나 고소공포증 있어......



김남준
응. 뛰어내리자. 저기서.


한나
........아니야. 남준아. 저긴 아니야........


김남준
가자! 한번 죽어보자!

꼬옥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남준이 힘주어 한나를 질질 끌고 갔다.

덜덜 떨리는 다리로 올라온 한나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며 남준이 씨익 웃어보였다.


김남준
왜, 막상 죽으려니까 살고 싶냐?


한나
.......이건 죽는것도 사는것도 아니야...


김남준
죽을 용기가 있으면 살아. 죽고싶다는 말 대신 살고 싶다고 말해.


한나
.......


김남준
강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좋으니까, 난 네가 무딘사람이었으면 좋겠어.


한나
.......


김남준
상처받지 말고. 그냥 무뎌져. 그런가보다 해. 그런 사람들한테 사랑받으려고ㅡ 관심받으려고 애쓰지 마. 네가 애쓰지 않아도,

남준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힘주어 말했다.



김남준
널 아껴주는 사람들이 네 옆에 있을거야. 나처럼.

그렇게 말해주는 동안 안전벨트와 장비들이 두 사람의 몸에 묶였다.

"준비되셨어요??"


한나
아ㄴ......


김남준
네!됐습니다!!

하나 둘. 셋!!!!

한나는 남준을 꼭 끌어안았다.

하필 커플 번지점프야.....!!내 맘대로 뛸수도 없....게애애애애애애애ㅐㅐㅐㅐㅐㅐㅐ!!!


한나
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그녀를 안은채로 훅 뛰어내린 남준때문에.

정말 저 밑으로 가라앉아버리는 것 같은 심장에 비명조차도 안나오는 시간이 있었더랬다.

한번 쿵!하고 걸린 줄이 다시 위로 튀어오를때는. 말 그대로. 정말 죽는줄 알았다.

아.

죽을때.

이렇게 후회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청춘. 내 미래. 아직 살아보지 못한 수많은 날들에 대한 미련.

아픈날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했는데.

좋은날도 분명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랬다.

진짜 진심은.

살고 싶었다.

행복하게.

.....행복하게-



번지점프 그 후. 한나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지, 정말로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 처럼 묵직했던 마음이 훨씬 가벼워진것 같았다.

무언가 꽁꽁 묶여있던 오래된 것들이. 그 번지점프대에서 함께 쏟아져버린 듯한 기분이랄까.

수강신청을 하려고 컴퓨터를 열어놓고 있던 한나에게 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영어로 된 제목에 그냥 스팸처리 하려던 한나가 멈칫하며 제목을 클릭하자, 제법 긴 장문의, 굉장히 공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문장들이 나열되었다.


한나
우리는.....당신의 디자인과 아이디어에 굉장히..큰...감명을 ...영감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디자인을 상품화 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과 시스템을 갖고 있고.....당신은.....당신의 이미지를 실현시킬수 ..

영어문장을 해석해가며 읽는 한나의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한나
우리는 비록. 시작하는 작은 회사지만. 당신과 우리의 가능성을....믿으십시오...

아니. 내가 그린 디자인이라니???

한나는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빠르게 핸드폰을 살폈다.

그때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열자 남준이 서 있었다.


한나
야, 마침 잘 왔어! 나 이상한 메일이..


김남준
메일 왔어?


한나
어. 어.....?

남준이 자신의 핸드폰 속 SNS를 보여주었다.


김남준
말하는걸 까먹었는데. 네가 그렸던 디자인. 내가 올렸었거든.


한나
......


김남준
어제 나한테 메세지가 왔길래, 네 메일 주소 알려줬는데.


한나
어.......나.....어떻게 해야하지.....????


김남준
축하해. 인정받았네. 네 재능! 스카웃제의잖아 바보야.


한나
스....카웃..?

남준이 핸드폰 속, 한나의 거북이 수면등을 가리켜 보이며 웃었다.



김남준
나 이거 거북이 수면등은, 일번으로 줘라.

얼떨떨한 채로 여전히 멍하게 서 있는 한나의 두 어깨위로 남준이 두 손을 올리며 꾹- 그녀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김남준
도전하자. 겁내지 말고.

도전-

뛰는 심장이 즐겁게 울리고 있음을 그제야 깨달았다.

한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미래, 조금은, 빛나는 길을 발견한 것 같아ㅡ



[매직샵] - 유예린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직샵] - 김석진.김남준.민윤기.김태형. 전정국 카드 의뢰 가능합니다.



[작가의 말] 이 의뢰 받자마자 번지점프 씬이 생각났거든요. 전 평생 번지점프 뛸 일은 없지만 ㅎ 꼭 넣어주고 싶었어요ㅋㅋㅋㅋ 부족하지만 마음에 드시길 바래봅니다ㅠㅠㅠㅠㅠ

다음편은 하여주님 의뢰하신 정호석 카드 이어집니다~

그냥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 위로 받고 싶으실때는, 매직샵을 찾아오세요^^ 여러분들의 이야기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