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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카드] - 박채원님 의뢰



전정국
잘 찾아왔네.

그렇게 마주한 첫만남.

그때 교문을 나오던 친구들이 나를 발견하곤 소리를 질렀다.

"박채원!!!! 뭐야??!!! 누구야~~ 꺄아악!!! 잘생겼다!!!"

....쪽팔리게 저것들 왜저래...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숨을 내쉬고 있을때 어깨위로 묵직한 그의 손이 얹혀지고.



전정국
나, 채원이 남친!!

머리위에서 그가 외친 소리가 멍하게 들려왔다.

뒤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더 자지러지게 깍꺅대는 소리가 들렸던것도 같다.


박채원
........

그의 시선이 내려와 나에게 닿았다.



전정국
탈출하자. 시끄럽다.

시끄러운 원인이 자기였다는 생각은..... 안하나 보다.



학교에서 벗어나 주변이 조용해지자 미치도록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 내려앉았다.


전정국
.......


박채원
.......

어깨에 둘렸던 손도 슬그머니 떨어져 누가봐도 어색한 상태로 나란히 걷고 있을때 뒤를 돌아봤던 정국이 채원의 팔을 잡아 제 쪽으로 슥- 끌어왔다.


전정국
자전거.

슈웅-

말을 하자마자 옆으로 바람을 날리며 자전거 한 대가 훅 지나간다.


박채원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조금 떨어져 서려는 채원을 정국이 말없이 안쪽으로 데려오며 자신이 바깥쪽으로 걷는다.


전정국
어디갈까?


박채원
어....글쎄....

또륵또륵 눈을 굴리며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채원을 가만히 보고 있던 정국이 앞에 보이는 편의점을 발견하고 그곳을 가리켰다.



전정국
라면 안먹을래?


나란히 서서 라면을 먹었다.

후루룩, 후루룩, 정국이 맛있게 먹는 소리가 들려온다.


박채원
아까 많이 기다렸어?


전정국
어. 좀?


박채원
아...그렇구나.....

아니라고 할 줄 알았는데.

어색해지려는 타이밍에 정국이 말을 이었다.


박채원
팬픽 보고 있었어.


박채원
쿨럭.....!

라면을 먹던 채원이 급하게 면을 끊으며 돌아섰다.

매운 맛에 사례가 들려 콜록거리는 채원에게 정국이 웃으며 음료수를 내밀었다.


전정국
괜찮아?


박채원
..콜록....거기서 왜 팬픽얘길 해가지고.....콜록...


전정국
다정다감하고. 너만 바라보고. 힘들때 위로해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해서.

줄줄 자신의 의뢰 내용을 외운듯이 나열하는 정국의 말에 채원이 붉어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그런 채원을 보며 정국이 웃었다.

다시 진정하고 라면을 먹으려고 한 입 베어 문 순간이었다. 국물을 시원하게 마신 정국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



전정국
아, 궁금한거 있는데.


박채원
응.


전정국
혹시 너도 팬픽 써?


박채원
...큽.....!쿨럭....!

코로 넘어갈뻔한 라면에 또 한번 채원이 콜록거리며 주저앉았다.

그런 채원의 반응에 정국이 짖궂은 미소를 지었다.



전정국
쓰는구나- ?

그날 이후, 정국과 채원은 만나면 나란히 앉아서 팬픽을 읽었다.

채원이 재밌게 읽었던 팬픽. 그녀가 쓰고 있는 팬픽.

채원의 팬픽은 무조건 정국이 1번으로 읽은 후에 재밌었다고 말을 해주면 업로드 됐다.


박채원
신기하네. 너랑 팬픽을 읽고 있다니. 남자한테 내 팬픽을 보여주고 있다는 건 더 신기하고.


전정국
재밌는데?


박채원
....진짜?


전정국
응. 다른 사람꺼보다 너가 쓴게 난 더 좋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정국을 채원이 잠시 바라보다가 "고마워-" 라고 작게 말했다.

오늘이 벌써 일주일. 의뢰의 마지막날이다.

일주일동안 같이 한거라고는 이렇게 방과후에 만나서 팬픽을 읽어주고, 팬픽 고민을 들어주고. 그게 전부다.

그렇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무언가를 같이 공유해준다는 것. 작은 거지만 그 작은 일이 힘이 되었다.


전정국
아니야 아니야. 여기서 이 남자가 더 세게 나가야지.


박채원
그래....? 그럼 어케 하지? 들이대?


전정국
이런거 있자나. 여자들 좋아하는거.


박채원
뭐, 어떤거?

정국이 갑자기 채원의 얼굴 앞으로 훅 가까워졌다.

저도 모르게 상체를 뒤로 물리며 채원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정국이 베시시 웃더니 심장을 녹일 표정을 짓는다.



전정국
이런거.


박채원
.....아....알았으니까 좀 비켜줄래.....?.


전정국
설렜냐?

그런 얼굴로 갑자기 훅 들어오면 당연히. 설레지.

채원이 흘겨보며 정국의 가슴을 밀어내자 그는 손쉽게 밀려준다.

채원은 노을이 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박채원
일주일- 참 짧네.


전정국
아쉬워?


박채원
.....응. 아쉬워.

눈을 잘 못 마주치던 그녀는 이제 정국의 눈을 똑바로 보며 이야기 할 수 있을만큼 마음을 열었다.

언제나 숨김없는 그의 대화에 익숙해져서, 그녀도 제법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했다.

잠깐 망설이던 채원이 주섬주섬 가방을 열어 무언가를 꺼냈다.


박채원
사실. 줄까말까 엄청 고민했는데.


전정국
오, 선물?


박채원
.......보고 웃으면 안돼.


전정국
응. 안 웃을께. 아!근데 너무 좋으면 웃게 될텐데.


박채원
그런건 괜찮아. 근데 비웃으면 안돼.

가방속에서 손을 꼼지락 거리며 계속 망설이는 채원을 보며 정국이 얼른 달라는듯 손을 까닥거렸다.


박채원
....그냥.......너 주인공으로 팬픽 써봤어.

정국의 손 위로 작은 노트 하나가 올려졌다.


전정국
진짜?! 일주일만에??


박채원
.....같이 읽어줘서 고맙고. 재밌다고 말해줘서 고맙구. 시간, 같이 보내줘서 고맙다.

미칠듯이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채원은 이대로 사라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서 노트를 펼쳐서 읽는 정국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전정국
고맙네.


박채원
........진짜 그냥... 추억하자고 쓴거야.



전정국
사인해줘라.

정국이 채원이 선물한 노트에 팬을 내밀며 말했다.


박채원
무슨 사인이야....창피하게.


전정국
나 너한테 사인받은 1호팬 하게. 빨리 해.


박채원
.......

채원은 정국이 건네준 펜으로 노트에 정성스레 자신의 이름을 휘날렸다.


박채원
의뢰 끝나면.....못 보겠지ㅡ?


전정국
왜 안봐. 보면 되지.


박채원
.....진짜?


전정국
내가 댓글도 매일 달아줄께요, 작가님.


박채원
.......



전정국
일주일 남친은 끝났지만- 친구됐잖아. 우리. 아니야?

잠시 멍하게 정국을 바라보던 채원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박채원
맞네. 친구.




[매직샵] - 박채원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직샵] - 정국카드가 새롭게 오픈되었습니다. 의뢰 가능합니다.


[작가의 말] - 너무 잔잔잔잔...하죠ㅠ? 한 화 안에 사건을 크게 만들기는 힘들어서ㅠㅠ 그래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네요ㅠ 엄청 고민했어요 ㅠㅠ ㅎㅎ

새로 구독해주시고 댓글 남겨주신 애옹빵빵님. 구독과 의뢰 남겨주신 망개떡나는그냥개떡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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