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샵
[태형카드] 7일만 사귄 이유-3 <완료>


의뢰 첫째날. 수업이 끝날때까지 김태형은 간간히 다가와 말을 걸거나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거나.

다행히 뭔가 크게 하진 않았지만 2년동안 김태형과 거의 말을 나눠본적이 없는 나에겐 이 변화가 너무나도 엄청난 것이었고.

당연히 모두의 주목을 받는 김태형의 이런 행보는 학교를 술렁이게 했다.



아윤
.......

수업이 다 끝나고 가방들고 일어나 뒷문으로 걸어가다가 문 앞에 서 있는 김태형과 마주쳤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기대서 있던 그가 지나치려는 나를 보더니 손을 뻗어 못가게 막고는 얘기를 계속한다.



김태형
가라. 나 오늘은 얘랑 가야해서.

그렇게 말하는 김태형의 말에 또 한번 교실 안밖으로 시선이 두두두두두 꽂힌다.

감당 안돼 태형아.....나 이거 안되겠다ㅠㅠㅠㅠ

"사귀냐?"

짖궂은 친구의 질문에 김태형은 대답없이 발을 올려 쫓아버리고는 나에게 고개를 돌린다.


김태형
가자.

손사레를 치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아윤
아니아니아니야......집에는 그냥......



김태형
가자~~~~

성큼 어깨 뒤로 돌아간 김태형의 두 손이 어깨위에 내려앉더니 쑤욱 나를 민다.

허윽 ㅠㅠㅠㅠ나 좀 봐줘ㅠ 내가 잘못했어ㅠㅠㅠㅠ

교문까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로 김태형에게 밀려서 나왔다.

와...연예인들은 어떻게 사나몰라.... 이 거대한 시선들을 어떻게 감당하고 살까. 난 연예인 몬한다....


김태형
의뢰 끝나면 어떡할라고 그러냐. 지금도 이런데.

교문에서 조금 멀어지자 한산해진 길을 나란히 걸으며 태형이 슬핏 웃었다.


아윤
그러게...내 생각이 짧았어....


김태형
학원다니지? 몇시에 끝나?


아윤
학원에도 데리러 오게?



김태형
밤에 끝날거 아냐. 데리러가지, 당연히. 사귀자며. 우리 지금 사귀는 중인데?

그가 짖궂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바라본다.

하늘과.

그 하늘을 배경으로 나를 보며 웃는 김태형.


그리고 교복.

김태형의 모습은 내 판타지를 충족시키기에 완벽. 그 자체였다.



학원이 끝나고 건물을 나오기 전까지 김태형과 톡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밖으로 나오니.

교복이 아닌 사복차림의 김태형을 처음 보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그와 처음으로 대화같은 대화를 나눴다.

아는 형들과 함께 시작한 매직샵은 사실 박지민도 같은 멤버라는 사실을 알고 또 내려간 턱을 올려 닫았다. 그걸 본 김태형이 박장대소를 하며 좋아하는 모습에.

나는 그 리액션을 쏠쏠하게 써먹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그와 톡을 하고ㅡ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면 학교로 가는 길목 근처에 나를 기다려주는 김태형과 마주하고.

손.

이라고 말하며 내미는 그의 커다란 손 위로 내 통통하고 작은 손을 겹쳐 잡고.

같이 급식을 먹고.

이따금 수업중. 또는 쉬는 시간 안가리고 돌아보면 눈이 마주치고. 마주보며 웃어주고.

그렇게 수업이 끝나면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밤이 되면 어김없이 학원앞에서 기다리는 네 모습에 설레고.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이-

그렇게 6일째, 이제야 나는 너와의 일상에 조금 적응이 되고. 이제서야 조금 시선들에도 익숙해지고.

이제야 너를 좀 알것 같고. 진짜 너의 여자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작은 욕심이 싹트일 무렵.

의뢰의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다.



일부러 느리게 걷는 내 보폭에 맞춰서 김태형도 걷고 있다.


아윤
너는,


김태형
응.


아윤
일주일마다 이별하는거잖아.



김태형
......


아윤
괜찮아? 아무리 의뢰라고 해도 너도 마음 주잖아ㅡ 진심이잖아 그 일주일은. 서운할거잖아.

서운하다고 해. 나랑 의뢰끝나는거 너도 아쉽다고 해.

손을 꼭 쥐고 쳐다보는 나를 태형이 돌아보며 멈춰섰다.



김태형
아쉬워?

그렇게 묻는 그는 여전히, 장난스럽다.

아- 나 그 언니 마음 알겠어.

이래서 울었구나.

이 마지막이. 너무 아쉽고ㅡ 서운하고. 그래도 끝내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갑자기 차오른 눈물에 여전히 잡고 있던 손을 빼내서 눈물을 닦자 김태형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이렇게 정떼는 구나, 너.


아윤
사귀자.


김태형
......


아윤
의뢰 말고 나랑 사겨어......나 너 좋아해....2년동안 좋아했는데......

아씨.....눈물 왜나. 찌질하게.

여기서 멍청이같이 고백은 왜 해.



김태형
미안.

당연히 차였다.

쪽팔려서. 더 울었다.

그런 나를 보며 김태형이 미안한듯 웃는다.


김태형
그러게 의뢰는 왜 했냐.


아윤
어우......쪽팔려...말걸지마......



김태형
울지말자, 우리 아윤이-

그렇게 말하며 김태형은 나를 끌어와 품에 꼭 안아준다.

너는 이렇게 다정한데.

왜.왜 못사겨. 왜 안돼ㅠㅠㅠㅠㅠ

그때 그 언니는 잘 참은 거였다.

김태형의 따듯함에 나는 그의 품에 안겨서 꺼이꺼이 울어버렸다.

마치 정말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는 것 마냥.

겨우 7일뿐이었던 나의 연애는.

그렇게. 끝이났다.


교실에 혼자 들어서자 아이들의 시선이 잠시 의아한듯 꽂혔다가 흩어졌다.

퉁퉁 부은 눈에 힘들어서 바로 책상에 엎드려있자 김태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왔다. 김태형.

엎드려 있는 내 앞으로 뭔가가 툭. 놓였다.


아윤
.......?

일어나서 옆을 보니 딸기우유가 하나 놓여있다.


아윤
......뭔데.

뚱하게 흘러나온 내 목소리에도 김태형은 비식비식 웃고있다.



김태형
너 좋아하는 딸기우유.


아윤
왜 사왔는데.


김태형
먹고 힘내라고.


아윤
짜증나.

내 투정에도 김태형은 그냥 씩 웃고 만다.


김태형
야, 아윤아.

김태형은 이제 익숙하게 내 이름을 불러준다.


김태형
너 나 감당 가능하냐?


아윤
........?

처음 의뢰때 처럼. 같은 말을 하는 김태형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올려다보자 그가 쑥, 무릎을 굽히고 책상위에 두 팔을 올려 나를 마주본다.


김태형
감당 가능하면 꼬셔보고.


아윤
.......



김태형
잘 꼬시면 넘어가줄께.

기가막혀서 입이 벌어졌다.

벌어진 내 턱으로 김태형 풋. 웃으며 손을 뻗어 잘 다물여준다.


김태형
그래도 우리, 많이 친해졌다.

그렇게 말하며 김태형은 일어나 걸어간다.

지나치며 내 머리를 흐트러트리는 건 덤이다.


첫 의뢰였던 나의 여름.

그리고 지금은 18살의 마지막 겨울.

난 김태형을 감당할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에게 들어오는 수많은 의뢰. 그가 만나는 수많은 여자들. 그걸 어떻게 참아. 어떻게 보냐고.


아윤
옛다, 선물.

대신 난 김태형의 친구로 남았다.


김태형
자. 나도 선물.


아윤
오오~~~???


김태형
양말이야. 산타할아버지 선물 받으라고.


아윤
헐......


기분좋게 웃는 김태형을 흘겨보다 같이 웃어버렸다.

우리사이는 여전히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그 의뢰 이후로 난 김태형에게 7일만에 차인 여자가 되었지만.

난 그의 비밀을 아는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언젠가 그가 매직샵을 끝내는날.

다시 고백한다면, 그때는 우리-



가능할까????



[매직샵] - 아윤님의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작가의 말] 와 꽤 길게 마무리가 길어졌어요. 마지막이 좋아야 다 좋은건데ㅠ 마음에 드실라나 모르겠네요.


이게 원래 의뢰여서요- 진짜 최선을 다해서 설렐수 있게 노력했습니다ㅠㅠㅎㅎㅎㅎ

아 그리고 저 인스타 개설했어요; 아직 뭐 없고요...ㅋㅋ 인스타 트윗 잘 안해서 잘 몰라요;;; 그래도 혹시 뭐...ㅋㅋㅋ goigoi_poi 요거 제 건데요 ㅋㅋㅋ

팬픽 관련이야기 올려볼까 해서 만들어봤슴다 ㅎ

그럼 오늘은 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