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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윤기카드] - 의뢰수행중 <지윤님&박지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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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언니 안녕하세요.

오케스트라 연습 전, 실기시험 합주를 위해 모인 강의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앙상블인데 영 잘 맞지 않는 언니라 인사하자마자 마음이 불편했다.

아림

어 왔어. 시작하자.

불편한 느낌은 지윤뿐만이 아니었는지 아림도 별다른 말 없이 바로 연습할 악보를 펼쳤다.

아림

지윤아, 거기 좀 안틀리고 할 수 없어?계속 나랑 박자가 안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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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네. 죄송해요.

아림

하아....계속 지금 여기만 몇 번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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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언니....근데 제가 30분부터 오케 연습이 잡혀있어서요....

아림

너 오케 연습하느라 나랑 하는거 대충한거 아니지? 나 이번 앙상블 시험 잘봐야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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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저도 똑같죠. 그리고 둘 다 열심히 준비했어요. 언니거만 안한거.....

말을 하고 있는데도 아림은 신경질적으로 악보를 정리하더니 피아노에서 일어나 짐을 싸서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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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허..... 뭐야....다음연습을 정하고 가야 할거 아냐....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쏘아대고 나가버린 아림에게 불편한 마음을 안은채로 지윤은 오케스트라 연습을 갔지만 돌덩이처럼 무거워진 마음에 오케연습 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진짜 그대로 바이올린을 멈춰버리고 싶은 기분으로, 지윤은 움직여지지 않는 팔을 억지로 흔들었다.

[호석은 의뢰 수행중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습이 끝난 시간 밤 10시.

바이올린을 들고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을때 누군가가 바이올린을 들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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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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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수고했다-

맑게 웃어주며 제 바이올린을 들쳐메는 그를 보며 지윤이 힘겹게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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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고마워ㅡ 진짜.

호석의 차가 있는 곧까지 걸어와 앉으며 긴 한숨을 내쉬는 지윤을 보며 호석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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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왜 그래. 뭔 일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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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어 좀. 에휴....그냥. 다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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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왜, 무슨일인데? 혼났어?

호석의 말에 지윤이 허탈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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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그래. 차라리 교수님한테 혼났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야. 들어봐.

지윤은 쌓여있던 답답함을 호석에게 토해냈다.

날카롭게 찔러오던 아림의 말투부터, 그 앞에서 제대로 한 마디도 못하던 자신의 답답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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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못됐네 그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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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

말하다보니 살짝 눈물이 맺혀 잠시 말을 멈췄을때 호석이 화를 내며 저 대신 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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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니 연습을 할거면 같이 맞춰가면서 하면 되지 말을 그렇게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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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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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누구는 입이 없어서 말을 안하나. 같이 팀으로 하는거니까 참고 있는거구만. 야, 핸폰 줘봐. 내가 문자 보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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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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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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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아...아니...괜찮아...뭐라고 보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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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걱정마! 너 답게 보내줄께.

절대 물러서지 않을것처럼 바라보며 손을 내밀고 있는 호석에게 핸드폰을 주자 그가 메세지 창을 열어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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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진짜 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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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에헤이, 줘보라니까?

미심쩍은 눈으로 핸드폰을 건네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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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아니 이보세요 아줌마! 팀워크 뭔지 몰라요?그따구로밖에 말 못하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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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야!!!너 뭐하는거야?!?!

너무 놀라서 핸드폰을 낚아채 확인하니..

호석이와의 채팅창에 잔뜩 메세지가 보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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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

........

멍하게 보내진 메세지를 읽고 있자 호석이 웃으며 드디어 차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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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앞으로 욕하고 싶은 일 있으면 나한테 보내. 다 받아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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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

거기다 욕 한번 시원하게 날려!

[민윤기의 의뢰가 수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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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근데 우리 어디가는거야?

윤기를 따라 걸어가던 지민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공원을 따라 가는 길은 익숙했지만 윤기가 어디로 갈지가 전혀 예측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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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 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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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지트?그런것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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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만들면 되지. 나만 가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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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러니까 거기가 어디냐구. 놀이터?

지민의 말에 윤기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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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유치하긴.

ㅡ_ㅡ

저런 표정이 되서 뒤에서 따라걷는 지민을 슬쩍 돌아본 윤기가 가볍게 코웃음 치고 계속 걷는다.

둘이 도착한 곳은 허름한 공사장 뒷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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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이런데 막 들어와도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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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 몇 개월동안 왔다갔다했는데 아무도 안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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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기서 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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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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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림?

저벅저벅 망설임없이 걸음을 옮기던 윤기가 멈춰섰다.

그가 멈춰선 곳 커다란 벽에는 아직 칠하다 만 파란빛의 물감들이 채워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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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참.....스케일....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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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은근 스트레스 풀려. 시간도 잘 가고.

윤기는 한쪽에 덮어두었던 페이트통들을 가져와 쭉 앞에 늘어놓는다.

생소한 페이트 붓을 내밀며 윤기가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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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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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 그림 못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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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림 아니고. 그냥.....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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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낙서....

망설이는 지민에게 무작정 붓을 쥐어준 윤기가 다른 붓을 들더니 이번엔 지민과 반대편 끝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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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거기서부터 달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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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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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하나 둘 셋하면 뛰는거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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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니, 자...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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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두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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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잠깐...뭘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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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셋! 뛰어!!

얼떨결에 흰색 페인트를 묻힌 붓을 벽에 대고 윤기가 하는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이게 뭐라고- 웃음이 난다.

서로 마주치게 되는 중간 지점에서 윤기가 팔을 올려 지민이 밑으로 지나가게 해주었다.

마주쳤던 두 사람의 그림도 함께 교차하고, 벽 위에는 하얀선과 파란선이 마주 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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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나랑 여기 그림 완성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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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기? 진심으로 하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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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응. 아, 그림 아니고 낙서.

다음편에서는 혜석님의 에피소드 [지민편] 이 이어집니다.

[작가의 말] 오늘 한 작품 완결을 내고, 많은 분들 댓글 속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 또는 행복한 시작이 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