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2화] 내 손에 있는 모든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

'' 팀장님! 이것좀 검토해주세요 ''

'' 여기선 이렇게 하는게 맞는거죠? ''

'' 이번 달 예상 수입이 얼만가, 전팀장? ''

JS무역, 마케팅부 1팀 팀장 전정국

이게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며 얻은 이름이였다

내 이름이었고, 능력치였으며,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

흑백뿐인 회사에,

나라는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선 완벽해야했다

후임에겐 상호관계 이상의 정을 주지 않았고,

상사에겐 군더더기 없는 후임으로 보이기 위해 다분히 노력했다

그게, 내가 사는 인생이였다

쾅))

저벅_

_저벅

저벅_

전정국 image

전정국

....하아... ((의자에 쓰러지듯 앉는다

_그의 사무실,

두터운 문을 닫고 들어온 그가 큰 보폭으로 걸어와 방 안에 있는 제 의자에 몸을 기댔다

다소 거친 손놀림으로 목을 조이는 넥타이를 풀어 해친 후, 시계를 보니 오후 9시

평범한 회사원이 회사에 남아있기에는 퍽 늦은 시간,

잠시 자신의 사무실을 돌아본 그가 짧은 한숨을 내쉰 후 벗어놓은 정장 자켓을 챙겨 사무실을 나갔다

_회사 로비

저벅_

_저벅

저벅_

_저벅

스윽))

필요한역/??

어, 전팀장님_ 퇴근하시는거에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아, 예..

괜히 친근한척 말을 걸어오는 사원에 불편한듯 짧은 답변후 눈을 피한 그

필요한역/??

꽤 오랫만에 집으로 가시는거네요?ㅎ

필요한역/??

요즘 바쁘셔서 통 집에 못들어가셨잖아요_ 한 사흘쯤인가..?

필요한역/??

사모님 속상하시겠어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

휙))

저벅_

_저벅

저벅_

...

마지막, 자신을 향한 사원의 말을 못들은척 로비를 나온 정국

사실 사흘만에 들어가는 집이긴 했다

하지만 그간 모든 의식주는 호텔에서 해결했기에 달갑지 않은 그였다

지금 집에 들어가는 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라서이기도 하고

전정국 image

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연락 안해놨는데...

전정국 image

전정국

..뭐, 알아서 하겠지...

아무런 감정도, 의미도 없는 건조한 음성을 끝으로 그의 차 안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웅웅거리는 엔진소리와 간간히 내쉬는 그의 한숨소리 빼고는...

띠띠

띠띠띠

띠띠띠띠

백시혜 image

백시혜

ㅇ,어...! ((벌떡

띠리릭

띠리릭-

전정국 image

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백시혜 image

백시혜

왔..어..? ㅎ

백시혜 image

백시혜

오늘 안오는줄 알고 아무것도 준비 안해놨는데... 아,

백시혜 image

백시혜

저기, 부엌에 샤브샤브 해놨어. 그거라도 좀...

전정국 image

전정국

됬어, 내가 여기서 뭐 먹은적이 있었나...

백시혜 image

백시혜

..그래도... ㅇ,아..! 옷 무겁지, 들어줄ㄲ...

전정국 image

전정국

아니야, 내 물건에 남이 손대는거 싫어해. 너도 알잖아

백시혜 image

백시혜

.....((움찔

백시혜 image

백시혜

.......

자신을 향해 손길을 뻗는 여성을 가볍게 거절하고 그가 들어간 곳은 다름아닌 서재,

어쩌면 이 집에서 유일한, 그만의 공간이였다

스윽

스윽_

쾅))

백시혜 image

백시혜

......

그가 방에 들어가고 넓은 집에 홀로 남겨진 여자,

JS무역 회장의 외동딸이자,

그의 아내,

전정국, 그와 결혼한지 7년

솔직히 좋아서 결혼했다. 미칠듯이 좋아서

그렇게 나만 좋아하던 사랑은, 언젠가 소설에서 본것처럼 나도 사랑받을줄 알았으나 그건 내 착각에 불과했다

같은 집에서 사는 동안, 흔한 신혼처럼 부부관계도, 키스도, 빈번한 스킨십마저 거절당한 그녀였다

거기에 사생활까지 차단당한다면...

백시혜 image

백시혜

.....하...

백시혜 image

백시혜

((정국이 들어간 서재 문을 바라본다

언젠간 생각이 바뀌겠지,

날 보는 눈빛이 달라지겠지,

나에게 먼저 손을 뻗어주겠지,

진심으로 날, 사랑해주겠지

헛된 소망이란걸 알면서도 그 소망에 하루하루를 의지하는걸 보면 나도 미쳤긴 한가보다,

_다음날, 회사

어젯밤, 집에 들어간 후 바로 서재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작은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약간의 쪽잠 이후 오늘 미팅자료를 정리하느라 거의 밤을 세고 온 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는 동이 트기 무섭게 출근한 그였다

회사원

팀장님_ 오늘 미팅, 어떻게 진행하면 되는거죠?

전정국 image

전정국

아, 이번 미팅은 우리쪽이나 저쪽이나 꽤나 민감한 상황인것같아서 제가 직접 나가보려고요

회사원

팀장님이 직접요..?

전정국 image

전정국

네, 혹시 문제될게 있습니까?

회사원

...ㅇ,아뇨, 없습니다

회사원

......

회사원

그리고 오늘 미팅 끝나고 그냥 바로 퇴근하시면 될것같아요

회사원

..본부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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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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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_그날 오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길가

긴 시간 미팅을 마치고 나온 그가 아침보다 훨씬 피곤해진 표정으로 거리를 걷는다

스윽))

툭-

전정국 image

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후으...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머리를 쓸어 넘긴 후, 손가락으로 자신의 셔츠 단추를 몇개 풀어놓는 그

길가에,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기에 내비칠수 있는 그의 흐트러진 모습이였다.

20대, 아직 어른이라고 칭하기엔 어린 나이의 그가 홀로 견뎌내긴엔

' JS무역 회장의 사위 ' 라는 타이틀이 버거울수밖에 없었다

매일 저를 지켜보는듯한 수많은 시선과, 짓누르는 압박감

그런것들에 파묻혀 살다보니, 언젠가 자신의 행복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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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모든걸 내려놓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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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조금은... 편해지려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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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쓸데없는 망상은 애초에 시도부터 안하는게 좋았다

..왜냐하면

그 망상에 하나 둘 떠오르는 10년의 기억은... 차마 개워낼수 없으니까,

그렇게 또, 아무생각 없이 호텔로 향하는 그였다

_횡단보도

' 우당탕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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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휙)) ....(뭐, 별일 아니겠지)

'' ㅇ,아... ''

'' ...아.. 저기..! 그거, 밟으시면..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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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고개를 돌려 소란이 일어난 곳을 쳐다본다

아무런 의미도, 이유도 없었다

그저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것같아서,

그 목소리에 나도모르게 내 몸이 반응해서,

그렇게 그곳을 다시금 쳐다보았다

...그리고..

전정국 image

전정국

.....ㅇ,..어....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가끔씩 이럴때가 있다고, 불현듯 자신이 가장 행복했었을 때가 스쳐지나갈때가

그리고 그것이 선명히 내 눈앞을 적실때서야,

나는 이것이 더이상 꿈이 아님을 직시했다

내가 아무말 없이 지켜보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 전정국 ' 내 이름을 불러줬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윤여주...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 윤여주, 네가 내 구세주였다 ''

...

..

.

작가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가

손팅!!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