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26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달까,


[본 화는 여주입장으로 전개됩니다]





윤여주
음_

오늘은 정말 기분좋은 날이다.

빈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괜시리 기분좋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소풍이라도 온 듯이

숨을 들이켜봤자 겨우 겨울냄새뿐일텐데, 그래도 계속 들이켰다.

모처럼 피부에 와닿는 자유로운 느낌이라서?


..아니, 어쩌면 나는 이 분위기가 좋은걸지도 모르겠다.





윤여주
메리크리스마스....


윤여주
피식)) 되게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같다,


전정국
...?

자신의 옆에 가만히 서있는 정국을 올려다보며 피식 웃는 여주.

크리스마스라는 그 특유의 분위기에 이끌려 툭 내뱉은 말에 그의 미간이 이해가 안간다는듯 좁혀졌다.

곧이어 그게? 라는둥의 약간은 어리둥절한 되물음이 들려왔고.



전정국
적어도 1년마다는 들었을텐데, 괜히 신기하네


윤여주
...아니.. 이렇게 나한테만 말해주는건 오랜만이라


윤여주
이제까지는 뭐, 흘리는 말로 들었었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은건 손에 꼽을 정도라서


전정국
....


전정국
그럼 이제부터 많이 들으면 되겠네,


윤여주
그게 쉽냐, 지금이 특별한거지_ㅎ


다시 싱긋 웃으며 시선을 트리로 돌리는 여주.

둘밖에 안 남은 한산한 거리가 그제야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윤여주
.....


윤여주
...이제 그만 갈까..?


전정국
응?


윤여주
아니...ㅎ 사람도 없고... ..한산, 하기도 하고....


떨떠름한 기분이 들었다.

분위기에 취해 차마 주변을 살피지 못했다니,

머쓱한 기분이 들어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대니 차가운 손가락이 손바닥에 부딫혔다.



전정국
....음...


전정국
오늘은 그래도 날이니까 카페 아직 문 열었겠지?


윤여주
이시간에.. 카페가서 뭐하게?


전정국
ㅋㅋ크리스마스잖아, 이대로 집 들어가긴 좀 아쉽지 않아? 트리만 딱 보고


쟤도 들떴나... 싶은 표정이였다.

마치 천방지축한 어릴때처럼 휘어지는 눈꼬리에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갔다.

쟤도 들떴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었다.



환하다.


(코로나가 없는 세계관입니다) 크리스마스날의 자정은 쉬이 별이 지지 않는 밤이였다.

문이 열리지 않는 카페를 찾는게 훨씬 빠를정도로 환한 조명이 밝히고 있는 거리는 삶에 지친 이 이십대 후반들이... 상상하기엔 너무 비현실적이였다.



윤여주
....하..하하,


윤여주
요즘 젊은애들, 참 부지런하네.. 지치지도 않고


전정국
..괜히 맞지 않는곳에 왔나 뻘쭘해지는걸.....?ㅎ


쨍한 조명이 내리쬐 아직? 아마도 오늘 밤동안은 활기찰 거리에 괜히 발을 들인건 아닐지,

머리 위에서 허허, 웃는 실없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우리는 그럴 시간도, 애초에 그럴 체력도 없어서 마치 구경꾼처럼 바라보기만 했지만.


우리가 넋놓고 바라본 그 거리는 마치 다른 세상을 보는것같았다.




전정국
좀 걸을까?ㅎ


윤여주
그래, ...이렇게 멀뚱히 서있는것보단 걷는게 훨 자연스러워 보이겠지..?


눈에 보이는 카페에 닥치고 들어가 주문한 코코아치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덕분에 따뜻한게 손에 들려 핫팩 역할을 대신해줬고,



윤여주
너 먹고있는거, 카페라떼는 맛 괜찮아?


전정국
응, 이거?


전정국
..음.... 딱히 음미하면서 먹는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긴 한데..


전정국
나름? 나쁘진 않은데?ㅎㅎ


윤여주
그래..? ..너는 이 날씨에 차가운 커피가 들어가긴 하니....


전정국
들어가니까 먹는거겠죠?


윤여주
....


윤여주
...하여간에..


진짜 이거하나는 이해가 안 가긴 했다.

...뭐 그래도 취향이니까 넘겨야지.. 했는데,



윤여주
....

힐끗 쳐다본 손이 빨갛게 얼어있었다.



윤여주
손은 안시려?


전정국
이게 차가운거에 유일한 단점이야


윤여주
..굳이 돌려말하네,


윤여주
봐봐, 나처럼 따뜻한걸 먹으면 손도 따뜻하고 속도 따뜻하고 얼마나 좋아


전정국
ㅎㅎ,,


윤여주
.....


어서 빨리 이 대화를 끝내려 하는듯 티나게 내 눈을 피하는 모습에 한숨이 나왔다.

..정말 애도아니고, 다 큰 어른이, 어?


괜한 오기였을까? 아니면 그져 분위기때문이였을까


차갑게 얼은 그의 손을 확 잡아채었다.



전정국
.......


전정국
.....((끔뻑끔뻑


솔직히 사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정말




윤여주
...손 차가운것좀봐, 진짜..


전정국
ㅎㅎ.. 따뜻하네,


윤여주
좀 그렇게 웃지좀 마, 그거 되게 상처받거든?


전정국
...뭐가?


윤여주
..그렇게 아무일도 아니라는듯이 웃는거,


윤여주
아니.. 그럴꺼면 연기라도 잘하던가, 눈빛에 다 묻어나면서 웃고앉아있어.,


그 연기를 지금 알아본게 못내 억울해 욱하고 큰소리가 나가버렸다.

그 와중에도 달랑달랑 매달린 맞닿은 손은 내 손바닥의 온기를 모두 앗아가고 있었고.



윤여주
....


윤여주
...((잡았던 손을 슬쩍 뺀다


전정국
....왜 빼, 그거


윤여주
.....


윤여주
니가 전처럼 입에다가 가져다댈까봐,


전정국
...!

괜한 치기에 내뱉은 말인데, 충격받은듯 벌어진 그의 입가에 한숨같은 웃음이 세어나왔다.



전정국
...ㅇ,야.. 그건.. 그건 좀 잊어주라...


전정국
그때는 아직,. 정리가 안됬었을때기도 하고... 뭐.. 서로서로.....


전정국
.....


윤여주
....ㅎ


아, 이 감정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그때, 그 어색했던 서로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그때가 문득 그리워진다.

그리운건 그때 그 상황일까, 그때의 너일까


고작 한 계절이 지났을뿐인데 이젠 너무 달라진 우리의 관계가 눈에 들어왔다.

물론, 후회는 없다.

계속 이게 맞는거다, 맞는거다 되뇌이기만 한다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이게 맞는거니까


아쉬운 감정따윈 날려버렸다. 그저 지금 이 친구사이로도 분에 넘치게 만족한다.

...설령.. 상대에겐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이 있을지라도



윤여주
어후...ㅎ 너무 어색해졌나..?


전정국
...그건 좀 심했다..


전정국
겨우 잊어버린 기억이었는데....


윤여주
ㅋㅋ...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세 한산한 거리에 도착해있었다.

..걸어오는동안 마치 찬물을 끼얹은듯 식어버린 분위기는 아마 내가 만든거지 않을까 싶었고


이런.... 괜히 미안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윤여주
...전정국,


전정국
....?

티났나? 싶을정도로 무게잡고 부른듯한 이름에 속으로 식은땀을 닦고 있을때 스윽, 고개를 내려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윤여주
....



윤여주
크리스마스에는.. 산타가 선물을 주잖아,


전정국
으응.., 그렇지?


윤여주
..너한테 줄 선물이 있어

약간 머뭇거리며 내뱉은 어조일까.. 내 말을 들은 그의 표정이 멈칫했다.

그걸 무마해보려 괜히 과장된 몸짓으로 가방에 손을 넣어 뭐라도 찾는척을 했다. 아니, 진짜로 찾긴 했지만..



윤여주
...이게.. 크리스마스에 딱, 주려고 한건 아닌데... 타이밍이 또 이렇게 되서...ㅎ,,


전정국
....?


윤여주
사실, 차에서 주려고 했는데.. 이게....



윤여주
커피야..!


밤에,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에 커피를 선물하다니...

..원래 선물은 마음으로 받는거긴 하다만,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던건 아마 산산히 부서진듯하다..ㅎ



윤여주
.....


전정국
...


전정국
고..마워, 어,ㅎ.. 커피. 믹스야 아님 아메리카노야?ㅎ


윤여주
어어.. 그 너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시킬때 넣는 커피야. 액상이고... 음.. 그거 자주먹는것같아서..ㅎ


전정국
오.....


다행인가,..

지극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선물이지만 다행이 웃는낯으로 받아준 그에, 아.. 정말 고마웠다.



윤여주
.....


전정국
...ㅎㅎ


..저 표정, 분명히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자기 장점인지, 뭔지 정말 모르겠다만.. 전정국은, 선물같은걸 받으면 미약하게라도 눈가가 붉어지곤 했다.

아니 정말... 괜히 선물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달까..?


거기에 가로등 불빛을 받아 오묘하게 빛나는 밤빛 머리칼에 반짝이는 눈동자는... 참,



윤여주
......


윤여주
...이제 진짜 집에 가자, 슬슬 피곤해지기도 하고..


전정국
운전은 내가하는데,ㅎㅋ ..피곤해?


윤여주
.....


사람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저 사람은,

나는 이 관계가 딱 좋은데,

더이상 뒤로 물러설 용기도, 나아갈 자신도 없는데

...저 사람은 마치 몇 수 앞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같다.


가끔씩, 조금 두렵다. ...언젠가 내가 하게 될 선택이


...

..

.



작가
이번화로 인해 약 전개의 후반정도까지 온듯 싶군요.

작가
에피소드라고 부르기도 좀 뭐하지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이제 끝입니다.

작가
..저희는 이미 새해를 맞이했지만 여기선 연말을 맞이해야 하거든요,


작가
곧 이어질 주총(주주총회) 에피소드와 뒤따라 이어질 절정, 결말까지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아슬아슬한것도 오늘이 끝! 잔잔한것도 이제 슬슬 끝나가네요ㅎㅎ


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
작중 궁금하신점이나 이해안가시는점, 또는 작가한테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에 남겨주세요

작가
손팅, 부탁드립니다!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