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30화]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_

*이번화는 과거회상입니다.

*보시는데 유의하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이 이야기는 어쩌면 조금 아득한 기억이다.

마치 뿌연 안개가 앞을 가린듯 흐릿하면서도 잔인하게 선명한,

그랬던 감정들이 한데 뒤섞여 그렇게 눈살을 찌푸려지게 했던..

그런 동화같은 기억.

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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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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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작게 인상을 찌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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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눈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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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게 인상 찌푸릴거면 아예 창문을 보지 않는게 어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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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근데, 오늘만큼 날씨좋은날도 이제 없겠다. 이제 곧 장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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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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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비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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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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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젖잖아. 옷도, 신발도, 가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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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찝찝해서 싫어.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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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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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깔끔하네, ㅎ 사실 나도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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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드르륵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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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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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근데 너 집에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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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ㅎ

...

그때의 우리는 참 그랬다.

그 나이때에 맞는 순수함과 딱 그만큼의 생각,

어쩌면 청아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나이였을지도 모른다.

별거 아닌거에 시작되는 대화와,

또 별거 아닌거에 중단되고마는 대화.

또다시 사소한거에 지어지는 미소들과

그 미소에 다시 이어지던 대화.

그 짧은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그때의 우리를 조각했다면

그 속에 숨겨져 반짝이는 추억들은 너무나도 투명했다.

그리고 시작된 첫사랑이란 감정마저 봄날에 피어나는 자그마한 꽃봉오리처럼 그 색을 띄기 시작할 때.

이제는 그저 하나의 기억이라고밖에 말하지 못할 그 추억들은 맑았고, 밝았고, 어쩌면 싱그러웠다.

학교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미술실에서 보낸 시간들은 그때의 우리를 더 단단하게 엮어주었다.

...하나의 소속감..? 대충 그런 비슷한 감정으로 시작된 그 발걸음은 어느세 배가 되어 되려 우리를 떠밀었으니.

푸르른 햇빛아래, 고즈넉한 노을아래.

조용한 미술실에 앉아 이런저런 떠들던 이야기는 어느세 부풀고 부풀어 하늘위로 높게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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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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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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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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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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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ㅎ,

서로 주고받던 미소의 의미조차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시절.

어쩌면 그저 가볍게만 여겨졌던 첫사랑이란 감정이 이제 정말 감당할수 없을정도로 커지는걸 어렴풋이 느꼈을때,

그때 마치 장난삼아 던져본 질문이 이렇게 오랫동안 내 기억속에 머무를줄은,.. 그 누가 예상이라도 했을까?

스윽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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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정국앞으로 그림을 하나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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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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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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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그림, 선물이야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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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ㅇ,야.... 너 이거, 몇주전부터 엄청 고심해서 그린거잖아...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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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애초에 너 생각하면서 그린거라,ㅎ 선물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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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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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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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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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진짜? 다행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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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무, 너무 뭔가 과분,.한게 아닐까 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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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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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나, 나중에 커서 막 저런데서 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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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우리 같이 살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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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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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ㅇ..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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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왜- 호숫가나 바닷가에 집짓고 사는사람들 있잖아. 볼때마다 신기했거든. 부,럽기도 하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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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저런데 겨울오면 예쁘겠지? 막 눈도 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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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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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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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 나중에 같이 가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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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ㅎ,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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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 안될일이야 있겠어?ㅎ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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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ㅋㅋㅋㅋ

그 시절, 가슴속에 두껍고 투명한 벽을 세워놓고 살던 시절.

나는 어쩌면 조금 까칠했을수도 있고, 너는 잘 웃어줬다. 능글맞게

그 빛나던 모습들이 시리도록 밝아서,

눈가에 맻힌 작은 눈물방울조차 그 빛에 빛나 보석이 될줄 알았어.

그 투명한 벽들이 한 겹 한 겹 어둡게 칠해져갈때마다,

칠해진 마음에 다시 덫칠을 더할 때마다,

항상 네가 있어줄거라는 그 허잡한 허상 아래,

그날 저녁,

그동안 그려왔던 그림들을 가방에 모두 챙기고 집에 가는 길은 평소보다 훨씬 가벼웠다.

..어떤 마음이길래 그랬을까,

이젠 그저... 선명한 이 기억조차 흐릿해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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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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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멈칫

충격적인 기억일수록 머릿속에서 더 빨리 지워진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 ....ㅇ,여주야... ''

'' ...........빨리, ...들어가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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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엄,마......?

..그렇다면 이 기억은 내가 견딜 수 있을만한 충격이였다는걸까?

우습게도, 잔인하게 선연했다.

어질러진 집안과 곧곧에 깨져있는 술병.

내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모습은 탁자 위 액자를 높게 치켜올린 아버지의 손을 막고있던 엄마의 모습이였다.

아무것도 모른체 집에 온 날 보며 애써 웃어주던,

떨리는 목소리와 눈빛으로 방에 가있으라고 읇조리시던,

잠시 뒤 안 사실이지만 거실에는 이미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오빠가 주저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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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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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눈을 감고 방으로 걸어들어간다.

'' 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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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윽.. ((멈칫

'' 계집애가... 어디 아비한테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가? 어? ''

'' 예절을 아주, 어따 팔아먹었어?! ''

'' ...당신도 이제 그만좀 해요,.! 애들 다 있는데.... ''

'' 아니! 놔봐놔봐, ''

탁-

엄마의 손을 거칠게 뿌리친 아버지가 성큼성큼 내게 다가오셨다.

...그리고 코끝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술냄새,

아마 나보다 얼굴 여러개는 더 클 그의 몸집에 내 위로 그림자가 졌다.

덥석

덥석_

후드득

후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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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ㅇ,아....!

'' 이게 뭐야...ㅎ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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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ㅈ,잠깐..... 저건...

무자비하게 찢어져 바닥에 떨어진 그림들을 질세라 빠르게 모아보는 여주.

그런 그녀의 머리칼을 잡아 거칠게 떨어트려놓는 그였다.

'' ...어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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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아,.. 으윽..!

철푸덕

철푸덕-

반동에 결국 쓰러져 바닥에 떨어진 그림들과 시야가 같아졌다.

하려고 했던 말조차 목구멍에 막혀 내뱉지 못한체, 그렇게 뜬 눈으로.

찌이익

찌이익-

콰득

콰득))

내 그림들이, 내 작품들이 그의 발길 아래 아스라지는걸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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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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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아...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 .........! ''

찌이익

찌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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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안돼.....!

무슨 용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바람이 들었었는지도 모른다.

...그때 그인간의 손에 찢어진건 겨우 남아있던 마지막 그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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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하,. 하흑... 하,아......

'' ...하, 그래 이제야 좀 니 정신이 드나봐? ''

갈갈이 찢긴 그림을 밑에 두고 만족스럽게 웃어보인 그가 되물었다.

..그리고, 침묵이 찾아왔다. 머릿속에. 마치 공허함과 같은 침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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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고개를 숙여 찢긴 그림을 주워든다.

찌이익,

찌익, 찌이익, 찌이익, 찍, 찌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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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ㅎ,하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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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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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잘게 찢긴 종이를 그를 향해 던진다

내 손에서 부서진 종이들이 그곳을 떠나 허공을 떠다니는건 참 아름다운 광경이였다.

그 순간만큼은 눈앞이 흐릿해져 마치 흰 눈속에 파뭍힌것같았거든.

'' ...ㄴ,너...! 이게.. 이게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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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개새끼야, ..

인상을 찌푸린 체 욕을 내뱉었다. 그리고,

집을 나와버렸다.

엉망이 된 체 온 얼굴이 눈물자국으로 범벅인 나를 길가다 한번씩 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왜냐하면 그 거리는 모두 다 기쁘게 집에 돌아가는 퇴근길이였으니까.

수치심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내 그림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훨씬 나를 집어삼키는것같았다.

하늘이 눅눅했다.

끈덕지게 달라붙은 죄책감이란 감정이 점점 더 커져 나를 침몰시키는것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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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상황이 어이없었던 탓일까, 아직 머리가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한 탓일까

어느세 한산해진 거리에 홀로 서있자니 북받쳤던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 올라왔다.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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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뚜루루루

뚜루루루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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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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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여보세요..?

우습게도 나는 그때 너에게 전화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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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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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ㄴ,나좀.. 안아주라......

어쩌면 어이없을지도 모르는 부탁에 기꺼이 내게 와주었다.

탁탁탁

탁탁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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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윤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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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스윽

스윽_

그 거리를 계속 뛰어왔는지 땀범벅이 된 네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거친 숨을 연신 몰아쉬면서도 끝까지 내게서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너의 눈빛이 크게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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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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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윤여주....,

그래,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내 몰골에 그가 살짝 주춤하는게 보였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다가도 금세 집어넣고마는,

...너의 번뇌가 여기까지 들리우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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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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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빨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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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니가, 아니 니 목소리가.. 심상치.... 않은..것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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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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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저벅

저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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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풀썩

풀썩_

어느세 내 앞까지 다가온 그가 그렇게 나를 그러안았다.

으스러질듯 꽉 조이는 팔에 그렇게 조금 더 밀착되 너의 숨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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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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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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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흐,..윽.....

말할수 없는 감정이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체 날 안았던 너의 품 안에 잠긴 날은..

...아마 장마가 시작되는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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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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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야.. 내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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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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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

부스스

부스스-

''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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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어두운 방안,

눅진한 침대 시트 아래 홀로 일어난 여주.

귓가의 이명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몰아쳤다 그렇게 쓸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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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주

.........

때에 맞지 않게 누군가의 온기가 절실한 밤이였다.

...

..

.

작가

...이번화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다음화는 아마 정국&시혜&정국 어머니 관련 이야기일듯합니다!

작가

작중 이해안가시거나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꼭! 댓글에 남겨주세요

작가

제발.. 손팅 부탁드립니다...!!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