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의 마지노선

33화] 오해

_

_병원, 응급실.

모든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는 그 곳.

그 가운데, 가만히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이 다분히 어울리지 않았다. 마치 쉴틈없이 움직이는 필름 사이 멈춰버린 조각상처럼.

윤여주 image

윤여주

.......

그저 가만히 잠든 정국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여주.

아무 미동 없었던 입가가 잠시 달싹였다 다시 사그라든다.

흐트러진 앞머리도,

아무 근심 없는듯 곤히 감긴 눈도,

가끔가다 불규칙적인 날숨을 쏟아내는 입술과, 그에 맞춰 오르락내리는 가슴도.

그리고 그 아래 소매를 걷어올려 주삿바늘을 꽃아넣은 팔도,

너는 뭐가 이렇게 태평해서 이제까지 안일어나고 있는지,

....아니, 이제야 정신력으로만 쌓아왔던 탑이 무너져버린건지.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하아......

그녀가 다시금 한숨섞인 숨을 흘렸다.

윤여주 image

윤여주

.........

전정국 image

전정국

......

움찔

움찔))

전정국 image

전정국

...

어렴풋이 정신이 돌아왔다는것을 깨달았을때쯤.

우습게도 내 옆에 있는게 그녀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슬쩍 손가락을 움직여 그 옆, 그녀의 손을 건드린다.

일이 어떻게 흘러갔기에 지금 이 상황까지 왔을까,

아직까진 그녀가 내쉬는 한숨의 의미는 알지 못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묘하게 만족감이 느껴졌다.

드디어 미친건가,

미약하게나마 조금씩 나를 건들이는 감정은 아마 죄책감이겠지.

전정국 image

전정국

.....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

조금씩, 손을 뻗어 그녀의 손바닥을 간질여오던 그 손이 대범하게 그녀의 손을 감쌌다.

..마치 소중한것을 다루듯 약하게나마 쥐었다 펴보고, 그리고 또 부르럽게 쓸어내리는 동작들이 퍽이나 노골적이여서.

윤여주 image

윤여주

........

흰색 침대보가 비춰보이던 그녀의 눈동자가 잘게 떨려왔다.

_아까전, 카페.

이지오 image

이지오

......

이지오 image

이지오

....여주씨..,

순간의 충동,

그리고는 약간의 후회와 그다음의 다짐.

아마 그것들보다도 훨씬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는 눈동자가 그녀를 직시했다.

...아프지 않게 쥔 손목이, 어색한듯 살짝 움직이자 화들짝 놀라보이며 금세 잡은 손을 내렸고.

그런 그의 사소한 모습조차 예민한 모습으로 지켜보던 그녀의 눈빛이 조금 탁해지며 약하게 입술이 말아물려졌다.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지오씨,....ㅎ

이지오 image

이지오

...가지 마요.

윤여주 image

윤여주

.....

이지오 image

이지오

여주씨 아니여도 갈 사람 많잖아요. 굳이... 굳이 여주씨가,..

잠시 바닥을 보며 방황하다 다시금 나를 마주보는 다갈색 눈동자가 애절해보였다.

차마 그대로 마주치다간,. 그의 감정에 내가 휩쓸려가버릴것만같을정도로,

...나는 내뱉을 말이 없었다.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지오씨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겠으면서도 이해할수 있어요.

이지오 image

이지오

........

윤여주 image

윤여주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으니까...

윤여주 image

윤여주

.....근데...

가지 않으려면 충분히 안갈수 있었다.

..조금 안타깝지만, 응급실에서 혼자 깨어나 집에 들어갈수 있는 나이는 훌쩍 지나버렸다.

기분이 오묘했다. 이 모든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면서도 급하게 움직이는 내 다리가,

그러지 않으려해도 내쉬어지는 거친 호흡이,

결국 그려졌다 다시 덫칠되고마는 여러개의 상황들이.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안가면 내가 힘들어질것같아서,

이지오 image

이지오

......

윤여주 image

윤여주

마음껏 오해해도 좋아요. ..내 탓이니까,

이지오 image

이지오

......,

이지오 image

이지오

..........

윤여주 image

윤여주

..나 생각해줘서 고마웠어요. 근데,

윤여주 image

윤여주

여기까지만 해줘요.

이지오 image

이지오

......

이지오 image

이지오

....((몰래 주먹을 말아쥔다.

내가 내뱉는 이 말들이 그에겐 어떤 소리로 들릴까,

문득 생각나, 속으로 여러번을 다짐하고 내뱉은 말들이였다.

윤여주 image

윤여주

......

윤여주 image

윤여주

일어나, 너 깼잖아.

전정국 image

전정국

......

스윽

스윽-

전정국 image

전정국

.....

윤여주 image

윤여주

..링겔은 아까전에 다 떨어졌긴 했는데, 그냥 놔뒀어.

윤여주 image

윤여주

잘 자더라. ...다행이야, ((싱긋

침대에서 일어나 비스듬히 기대앉은 그를 바라보며 그녀가 싱긋, 입꼬리를 올렸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묘한 어긋남을 느끼게 했다.

윤여주 image

윤여주

간호사 모셔올게. 집에 가야지, ...늦었다.

전정국 image

전정국

.......

전정국 image

전정국

....((끄덕

오랜시간 말을 하지 않다 말하려니 갈라진 목소리가 나갈것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고 커튼 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잡아 내 옆에도 둘 수 없는 노릇이라 기분이 복잡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늦은 밤.

방전된 휴대폰은 내 옆에 고이 있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은 본의아니게 가버린,

한바탕 소란을 거친 듯, 늦은 밤의 응급실은 고요했지만

차마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도 약간 불쾌한, 후텁지근하고 시린 그 감정이 울렁이는 가슴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듯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돌아오고, 약간은 어색한 동작으로 병원을 나오는 동안

초침은 12시를 지나 또 다시 왕복을 시작하고 있었다.

00:06 AM

벌떡

벌떡-

백시혜 image

백시혜

.......

뭐지?

이상했다.

불안했다.

평소 그가 들어오는 시간 9시 반에서 10시 사이.

지금 이 시간은 어떻게 생각해도 이해 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때, 주주총회날 이후. 나름의 신경질삼아 먼저 전화조차 걸지 않으려 다짐한지 하루.

작심삼일은 무슨, 그깟 자존심 다 내려놓고 눌러본 키패트 다음에는 그저 무미건조한 멘트만이 집안을 가득 체웠었다.

백시혜 image

백시혜

왜...! 왜 전원이 꺼져있는데,!

백시혜 image

백시혜

...왜..

백시혜 image

백시혜

......

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ㄹ,

백시혜 image

백시혜

((급하게 휴대폰을 확인한다.

백시혜 image

백시혜

.....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전화신지,

달칵

달칵_

별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느리게 전화를 받은 그녀의 귓가에 퍽 조급해보이는 제 시어머니의 목소리가 박혔다.

정국 / 모

- .....,,

정국 / 모

- 시혜야,.. 정국이는... 어떠니?

백시혜 image

백시혜

- 네...?

백시혜 image

백시혜

- ..정국이 아직,

정국 / 모

- ....응급실에서 전화,. 안갔니..?

백시혜 image

백시혜

......!

- 아까 오후쯤에.. 잠깐 만났었는데...... ..갑자기 쓰러져서는...,

- ㅎ, 너도.. 알다시피 내가 좀 바쁘잖니..... 그래서 그쪽 간호사한테 연락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백시혜 image

백시혜

하아....!

백시혜 image

백시혜

...좀 빨리 바껴라, 좀...

탁탁탁탁

탁탁탁탁-

- ....시혜야,

- ..정말.... 아무 연락 안왔어..? 정국이한테도?

덥석

덥석-

필요한역/??

......

필요한역/??

...ㅇ,아..

백시혜 image

백시혜

.......

한 눈에 봐도 정말 다급한듯 병원 로비를 가로질러 달려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아내던 그녀가 급하게 간호사를 덥석 붙잡았다.

백시혜 image

백시혜

여기,... 환자.. 환자 있잖아요,

백시혜 image

백시혜

....전정국, ..네. 그사람..!

필요한역/??

.....아, 네.. 말씀하세요..

백시혜 image

백시혜

어디,.. 어디있어요..? 퇴,원... 한거에요..?

필요한역/??

......어....

필요한역/??

네... 전정국님 아까전에.. 퇴원하신걸로 나오는데...

백시혜 image

백시혜

......

백시혜 image

백시혜

...누구랑요....?

필요한역/??

아,까... 봤을때는 아마 ..아내...분이랑....,

백시혜 image

백시혜

아니야,.!

필요한역/??

......((주춤

백시혜 image

백시혜

내가, 내가 아내에요...! ..내가....

백시혜 image

백시혜

....오,해하지 말고... 내가 아낸데...... 하ㅎ.. 내가...

백시혜 image

백시혜

........

간호사를 붙잡고는 미친듯이 소리치던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줄였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눈빛은 그 나름의 울분이 희석되어 있었고.

잠시 그렇게 가만히 서있다가 그녀가 또 갑자기 울음섞인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흐느끼는듯한 그 소리에 간호사의 얼굴은 어이없는듯 일그러져 있었고.

오해는 오해를 낳고,

그 오해는 또다시 오해를 낳는다.

절망뿐일 치정극의 시작이였다.

...

..

.

작가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

작중, 이해안가시는 내용이나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편하게 댓글에 남겨주세요 :)

작가

제발 손팅부탁드립니다😊

손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