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랑?

옆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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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어쭈, 강이수. 자꾸 늦게 나올래? 이런 식으로 나오면 자전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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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변백... 봐주라. 늦잠 잔 사정이 다 있다구. 고단한 내 인생사를 너가 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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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아, 그러세요. 그럼 잠 깰 겸 혼자 걸어가면 아주 좋겠네~"

내내 아니꼬운 표정으로 쳐다보던 백현은 급기야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고 나아가려는 자세를 취한다.

다급해진 나는 반쯤 감겨있던 눈을 크게 뜨고 백현의 옷자락을 두 손으로 꽉 쥐었다. 그게 아니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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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난 백현이가 태워주는 자전거가 우주 최강이더라... 손목 테크닉이~ 어우, 장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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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회장님 운전 비서도 울고 가겠어. 이제는 남의 자전거는 못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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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넌 바다에 빠지면 정말 입만 둥둥 뜰 거야. 타, 빨리"

감사합니다! 마음이 바뀔새라 넙죽 뒷자리에 앉아 백현의 허리를 두 팔로 꼭 둘렀다.

기가 차다는 듯이 머리를 쓸어 넘긴 백현이 곧 바로 페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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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쟤는 아양 떠는 거에 약하다니까. 틱틱대놓고 아까 입꼬리 올라 간 거 다 봤다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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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뭐, 그래서. 내 자전거가 얼마나 어떻게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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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저것 봐... 좋대 또)

뒷통수를 째려 보다가 고개를 돌려 흘끗 바라보는 백현에게 생글생글 미소를 지어줬다.

그리고 나는 무려 15분의 등교 시간동안 성심성의껏 백현의 간지나는 자전거에 대해 답해주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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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으,응. 그래서 결론은 백현이 자전거가 최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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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크흠. 그렇게 자세히 말해줄 필요는 없었는데 민망하게; 다 왔어. 이제 내려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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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여태 칭찬 유도하던 사람은 어디가고. 뭐지 저 자만한 태도는...)

순간 욕 나올 뻔했는데 등교의 두 다리를 책임질 가엾은 자전거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정문에 도착해서 자물쇠를 거는 백현의 뒷모습에 몰래 주먹 한 번 불끈 쥐고 아무 일도 없는 척 학교로 걸음을 재촉했다.

정문에서 학교 건물 입구까지가 안 그래도 꽤 가파른 언덕 길인데

웬만한 남자보다도 걸음이 빠른 백현때문에 더욱 뒤쳐지니 천천히 좀 가라고 말하면 네가 느려 터져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항상 투닥거리며 등교하기 일쑤였고, 오늘도 그렇듯 내가 잘났니 네가 잘났니하며 괘씸한 마음에 백현을 앞질러 가던 중,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아챘다. 당연히 백현일 거라 생각하며 뒤를 돌았지만

눈 앞에 보인 사람은 내가 떠올린 백현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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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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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이수야, 우리 오랜만이다. 오빠는 네가 답장 없어서 죽은줄 알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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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아... 그게, 저 잠이 들어가지고... 진짜인데.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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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알지. 그래도 답이 그렇게 느리면 내가 화가 나네. 이따 연락할게?"

끝 말을 올려 질문같아 보이지만 명백히 일방적인 통보였다.

해사하게 웃는 얼굴 뒤로 무언가 강제적인 위압감이 있다.

3학년 선배. 얼마 전부터 복도에서 마주치면 내게 인사를 하더니 어디서 받은 건지 모를, 연락처까지 알아내서 내게 연락을 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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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너 뭐야. 저사람이랑 아는 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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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아니, 아는 건가. 나도 몰라... 전부터 자꾸 연락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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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강이수. 저 형 어떤 형인지 몰라서 그래? 호구야? 왜 어버버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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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알아! 너라면 어버버대진 않았겠지. 근데 난 무서운데 나더러 어쩌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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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나한테 말을 했어야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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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

"네가 내 평생 대변인할 거야? 아니잖아. 나도 다 컸어"

언덕길에 멈춰 서 양 쪽에서 윽박을 지르고 있자니 너도 나도 힐끔 쳐다보기 시작했다.

시선을 느낀 백현이 먼저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잡아당기더니 빠른 걸음으로 입구로 사라졌다.

백현이 이토록 화내는 구석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알지만 내게 화를 내던 백현의 모습에서 서운한 감정이 쉽게 사그라들지 못했다.

나도 소문으로 이미 접한 저 3학년 선배는 학교에서도 유명한 요주의 인물이다.

잘난 얼굴, 잘난 집안, 잘난 스펙, 잘난 운동신경 모든 삼박자를 고루 갖춘 사람이고 아는 것도 많다. 문제는,

그중에서 제일 여자에 대해 잘 안다. 그게 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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