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9

감격을 넘어선, 행복이란 감정이 공존했다. 놀라움이란 감정도 빼먹을 수 없이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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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렇게 입도 안 다물어질 만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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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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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됐어. 아, 친구분이랑 통화해. 나 잠깐 화장실갔다가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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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갔다와."

떨리는 마음으로 저에게서 핸드폰을 건네 받았다. 망설이다가, "여보세요? 누구신데요?"라며 되묻는 나의 친구 황민현에게 4년만에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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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오랜만이다.. 황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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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아시죠? 성함 좀 말씀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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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흐으.. 네 친구 목소리도 못 알아듣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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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옹성우, 맞다고 해줘. 맞지? 옹성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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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흐으.. 그래, 네 친구 옹성우다, 홍성우 아니고 공성우 아니고.. 옹성우.``

한동안 말이 없는 황민현에,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힘들 때도 잘 안 울던 녀석이 이렇게 우니, 참 여러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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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우냐? 울긴 왜 울어, 이 새끼야. 빨리 만나자, 임마. 4년만이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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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지 멋대로 갑자기 떠나놓고.. 왜 또 갑자기 찾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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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미안하다.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였으니까 좀 봐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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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지금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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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개안카페야. 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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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집이랑 가깝네, 뭐.. 갈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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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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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또 어디가면, 진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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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후으.. 알았다, 알았어.``

"뚝-", 어지간히 서러웠는지 내게 떠나지 말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말한 황민현에게 너무 미안해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일부러 웃으며 대답했다. 오랜만에 만나는데 울면서 만나긴 싫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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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벌써 끊었어? 그래서 뭐라셔-"

전화를 끊으니 그제서야 내쪽으로 오며 묻는 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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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지금 여기로 오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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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좋겠네, 오랜만에 친구만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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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것뿐만이 아니지. 감금된 마냥 쳐박혀있던 정신병원에서도..- 드디어 나오게 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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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래도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할 거야. 강다니엘, 그러니까 형 담당 간호사.. 진짜 미친 새끼야. 그 사람이라면, 형 찾아내고도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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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래, 미친 새끼인 건 알아. 나도 조심해야지.. 참, 전화번호 좀 줘. 앞으로 안 만날 거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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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010-199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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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난 010-1995-0825. 꼭 연락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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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훈

"그래. 그럼 나 이만 가볼게. 조심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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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알았다. 진짜.. 고맙다."

피식 웃으며 "그래, 행복하고."라는 말과 함께 카페를 나가는 박지훈이다. 그러고 한 2분이 흘렀을까, 헉헉대며 내게 뛰어오더니 날 세게 안는 황민현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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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개새끼야, 진짜 개 쳐맞고 싶어서 4년이나 연락 안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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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후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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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미안하단 말은 개나 주고- 시발새끼, 진짜 너 보면 죽여버린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존나 반가워,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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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흥분했냐, 왜 이렇게 욕을 해- 지금 사람들 다 우리만 쳐다본다, 민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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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넌.. 나 4년만에 본다면 흥분 안 하겠어? 존나 놀랍고 반갑고 좋고.. 그런데 한 편으론 화나고, 밉고."

날 살짝 놔주고는, 내 반대편 자리에 앉아 예전과 같이 다정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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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어떻게 된 거야? 연락도 안 되고, 집도 다른 사람 집으로 바뀌고. 너희 부모님도 연락 안 되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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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부모님.. 은 돌아가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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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뭐라고?"

나와 오랜 시간동안 형제인 마냥 친한 친구였던 황민현에겐, 부모님의 사망 소식이 많이 충격적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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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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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슬프더라. 슬프단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 딱 그게 맞는 말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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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런데 내 상황이 너무 뭣같아서, 미친 듯이 우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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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 뭣같은 상황이 뭐였는데? 그 상황 때문에 4년동안 무소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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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응, 그렇지. 일단.. 후으-"

심호흡을 해보이고, 나의 4년동안 고통스러웠던, 괴로웠던 일들을 요약해 얘기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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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너 괜찮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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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괜찮다고 해주고 싶지만, 그러기엔 진짜 죽도록 괴롭고 힘들고 지쳤어. 그래도.. 너 오랜만에 보니까 힘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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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처음에 너 너무 미워하고 증오했는데, 그런 일이었다니 너무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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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미안하긴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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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럼 넌 갈 곳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 거지-"

고개를 끄덕이자, "같이 살면 되겠네. 가자."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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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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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나 진짜 돈도, 뭣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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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내가 너한테 돈 받으면서 같이 살자고 하겠어? 됐으니까 빨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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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래.. 가자."

4년만에 황민현의 집에 오니, 기분이 이상하다. 매번 내 집처럼 들렸던 곳이었는데, 4년만이라 그런지 역시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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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잊고 있었네, 너 금수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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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응, 뭐.. 하여튼 여기에서 진짜 예전처럼 지내. 예전엔 많이 왔다갔다했잖아. 여긴 내 집이 아니라, 이제 너랑 내 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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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그러는 건 너무 부담스럽다. 금수저라도 이 정도 집이면 꽤 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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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 정도로 너랑 내가 가까우니까 그렇지. 됐으니까 그냥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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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고맙다, 황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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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오글거리게 무슨."

내가 활짝 웃으니, 저도 입꼬리를 올려 피식 웃는다. 이제서야 느껴진다. 내가 자유라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