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17

오랜만에 놀러온 놀이공원은, 왜인지 많이 신기했다. 4년 전과 꽤 달라진 모습에, 빨리 놀이기구를 다 타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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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오랜만에 또 눈이 초롱초롱해지셨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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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역시 넌 나를 너무 잘 알아. 그럼 뭐부터 탈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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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불안하게 그렇게 웃지 좀 마. 그냥 심심해서 놀러온 거니까, 알아서 타던.. 아, 이것 좀 놓고 가!"

신나서는 황민현의 손을 잡아 냅다 뛰어왔건만, 길고 긴 줄은 내게 포기하고 가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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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사람 완전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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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이런 거 기다리는 건 질색인데.. 그럼 내가 여기서 기다릴테니까 너는 줄없는 거 몇 개 타고 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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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오올, 땡큐. 그럼 갔다 온다!"

나는 그나마 줄이 없는 놀이기구 세 개쯤을 혼자 타고 더욱 신이 났다. 아,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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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 황민현이 줄 기다려주고 있었지. 다 됐으려나?"

이쯤되면 줄이 줄어들고 황민현 차례가 다가왔을 것 같아, 롤러코스터 쪽으로 향하려 했다. 그런데 내 손목을 잡아오는 누군가에 그러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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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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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몇 살이에요?"

뒤를 돌아보니, 아담하고 뽀얀 남자가 서있었다. 잠시 봤지만, 피부에서 광이 난다고 해야 할 정도로 피부가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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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 저 25살인데요. 그건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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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나는 26살이에요. 이름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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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옹성우입니다. 아니, 이걸 왜 물어보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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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흐응, 나는 하성운이에요. 물어보는 이유야, 뭐.. 다양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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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말을 말게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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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왜요, 나 별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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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네?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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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별로냐고 물었는데, 왜 이리 당황하지? 난 그냥 그 쪽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죠~. 전화번호 좀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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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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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좋죠? 이리 줘봐요."

내가 당황한 틈에 핸드폰을 가져가버리더니, 자신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서로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게 했다. 이 사람, 엄청 막무가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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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성운

"이만 가본다며, 이제 가봐도 괜찮아요. 연락 씹지 말고요~."

싱글벙글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저에, 결국 고개를 한 번 끄덕여 인사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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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아, 황민현 결국에 자기 차례돼서 혼자 탔나보네. 미안하다고 해야겠다."

황민현이 어느 자리에 탔나 보려는데, 웬 롤러코스터에 탄 남자가 꺅꺅 소리를 질러대며 자신의 얼굴을 다른 사람에게 파묻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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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황민현?"

"푸흡",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황민현의 모습을 보자니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저럴 거면 타지나 말지, 혼자 타서 모르는 사람한테 쪽팔리게 왜 저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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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왜 이렇게 귀엽냐, 황민현.. 푸흡."

짧은 시간이 흐르고, 황민현은 온몸에 힘이 풀린 듯 터덜터덜 걸어왔다. 내게로 걸어와 나를 째려보는 저는, 나에게 많이 삐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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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미안미안, 오다가 좀 늦어져서. 괜찮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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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괜찮아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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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꺅꺅대던 민현이, 아주 귀여웠어. 그뤠잇~"

쪽팔린 건지 얼굴을 붉히던 황민현에게, 어떤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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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저기.. 혹시 전화번호 좀 주시면 안 될까여..?"

귀엽게 생긴 남자가 화악- 빨개진 얼굴을 반대쪽으로 돌리며 황민현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슬쩍 내민다. 뭐지, 아까의 나와 황민현이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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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죄송합니다."

단호하게 거절하는 황민현에, 얼굴을 붉히던 저의 얼굴엔 씁쓸한 미소만이 남아있었다. 그 표정에 괜히 동정하게 된 건지, 황민현에게 눈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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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1995년 10월 10일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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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허억.. 감.. 감사해요!"

전화번호 하나 받았다고 급격히 일어나는 표정변화에, 보는 내가 다 귀여워 피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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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재환

"그럼.. 가, 가보겠습니다아..!"

귀엽게 총총 뛰어가는 저는, 뒤에서 봐도 딱 보일 정도로 귀가 빨개져있었다. 그렇게 부끄러운가.. 귀여우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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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아까 그거 저 사람한테 전화번호 알려주란 눈치던데, 왜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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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하는데 얼마나 무안하겠어? 그냥 한 번 주고 말아. 그리고 혹시 잘 될지 누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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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

황민현은 바닥을 응시하더니, 다른 놀이기구나 타자며 몸을 돌렸다. 뭐지, 방금 분위기 되게 싸했던 것 같은데.

놀이기구를 실컷 타고, 늦은 시간이 돼서야 놀이공원에서 나왔다. 황민현도 오늘 재미있었던 것인지,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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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오늘 재미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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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뭐,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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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후흐, 난 완전 재미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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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자주 데리고 다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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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오오~ 웬 일이냐, 황미년. 그럼 맨날 데리고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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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래, 이렇게 좋아하는데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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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뭐 원하는 거 있냐? 오늘따라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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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조용히 하고 걷기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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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왜~! 왜 데리고 다니고 싶은데, 말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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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네가 엄청, 예쁘게 웃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