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19


그 말을 듣고, 무언가를 생각하기엔 이미 내 머리는 새하얘졌다. 동시에,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는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황 민현
"너.. 언제부터 여기있었어?"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는 사이에 그 사람과 통화를 끝낸 건지, 조금 당황스럽다는 눈빛으로 내게 묻는 황민현이다.


옹 성우
"..방금 왔어, 왜?"


황 민현
"방금 온 사람 표정이 아닌데."


옹 성우
"..."

모르는 척, 못 들은 척 넘기려 했건만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른 황민현이다.


옹 성우
"..그래, 다 들었어. 이왕 이렇게 된 거 확실히 듣고 넘어가자. 너, 나 좋아해?"


황 민현
"그러길 바라는 거야, 아님 그 반대인 거야-"


옹 성우
"..네 답이 궁금한 거야."

조금 더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면,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도, 내가 그런 취향이라고 느낀 적도 없었기에.

친구를 잃기는 싫었다.


황 민현
"..그럴리가 없지. 그냥, 그 사람이 너무 귀찮아서 그런 거야. 그렇게 안 하면 끈질기게 붙을 것 같아서."


옹 성우
"아, 난 또. 놀랬잖아, 임마."

황민현의 표정은 그다지 좋진 않은 것 같았지만, 나로선 안도감이 느껴져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었다.


황 민현
"너는.. 동성애자 싫어하냐?"


옹 성우
"아니, 별로 신경 안 쓰는데. 동성애자건 이성애자건 별 다른 것도 없는데, 뭐."


황 민현
"..그래, 아침이나 먹자."



옹 성우
"잘 먹었어, 내가 치울게."


황 민현
"내가.. ..알았어, 부탁할게."

이상하게 오늘따라 힘이 없어 보이는 황민현이다. 분명 그 사람과 전화하기 전까진,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은 것 같았는데. 그 사람이 어지간히 싫은가보다.


옹 성우
"아님.. 내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

설거지를 하며 혼잣말을 읊조렸건만, 뒤에서 청소기를 돌리던 황민현이 내게 물었다.


황 민현
"나 때문에 그래?"


옹 성우
"..응?"


황 민현
"방금 혼잣말, 나 때문에 신경쓰여서 한 말인 것 같은데 나 신경쓰지 말라고."


옹 성우
"..귀도 밝네. 그래도 계속 기분 안 좋아 보이니까 그러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면 나 때문인가."


황 민현
"아니야, 신경쓰지 말고 하던 설거지나 마무리하셔~."


옹 성우
"뭐.. 알았어."

이렇게 매번 자신의 생각은 꼭 숨기고 넘어가면서, 내가 힘들다고 할 때엔 자신에게 기댈 수 있게 해주고 얘기를 잘 들어주는 황민현에, 문득 내가 못 미덥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옹 성우
"..야, 민현아."

나만 기대고 나만 덜 힘든 건 너무 아닌 것 같다고,


옹 성우
"이번 일은 안 물을게, 그런데-"

나도 그렇게 못 미더운 사람 아니라고 네가 기대면 언제든지 어깨 한 쪽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옹 성우
"다음부터는 힘들면 말해라."

그렇게 네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옹 성우
"우린 친구잖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