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에피소드: 20

나의 마음이 말에 잘 담겼을지 모르겠지만, 황민현의 표정은 어째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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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래, 고맙다."

누가 봐도 무슨 일이 있는 사람같았지만, 이 이상으로 묻는 것은 참견밖에 되지 않을테니 어색하게 웃으며 상황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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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으음, 그럼 방으로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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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그런 것까지 보고할 필요는 없어, 임마. 그럼 들어가서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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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으응."

방에 들어오자 마자 이불킥 대신 마른 세수를 했다. 아무리 황민현과 처음으로 어색한 날이래도, 왜 방에 들어오는 것까지 보고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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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하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황민현에게 기대게 됐을 때부터? 황민현이 내게 기대지 않았을 때부터?

아니, 생각해보면 황민현은 내게 기댄 적조차 없었다. 내게 힘들다 얘기한 적도, 위로받고 싶어한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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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나만.. 널 믿고, 널 친구라 생각한 걸까."

하지만 황민현은 내게 무언가를 아껴본 적도, 내게 상처를 준 적도 없었다. 매번 더 잘 해주려 하는 것만 눈에 보일 뿐이었으니.

더군다나 나를 친구라고 생각하는게 눈에 보였으며, 나를 아끼는 것까지 느껴질 정도로 늘 배려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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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 성우

"혼자 착각한 거라면.. 너무 비참한데."

지금까지 고맙다고 느껴온 황민현의 배려와 그 행동들이, 나 혼자 착각한 건 아닐까 싶어 허탈하게 웃어보였다.

전엔 이런 고민없이, 황민현과 잘만 지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걸까.

네가 잘못했고 내가 잘못했고를 따지자는 건 아니였다. 그저, 내게 기대지 않는 네가 궁금할 뿐이다.

"똑똑-", 방문에 기대있는 탓에 내 등에 전해지는 진동에 조금 놀랐지만 그것보다도 황민현이 무언가 말하면 내가 그에 잘 답할 수 있을까 싶어 머뭇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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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옹성우, 자?"

조금 미안하지만, 지금 내 상태로는 황민현과 대화할 수가 없겠기에 결국 자는 척이라도 하자며 침대에 눕고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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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뭐야, 진짜 자네."

어느 새 방으로 들어온 황민현은, 내가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을 건들지도 않은 채 입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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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성우야."

떨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니, 아무래도 울먹거리는 것 같았다. 무언가 어마어마한 걸 들을 것 같아, 지금이라도 말할까 싶었지만 네 속마음을 듣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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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숨기는 것도 힘들고 그냥 말해버릴까 싶을 때도 있는데 결국 또 숨기게 되더라. 너처럼 좋은 친구를 잃긴 죽어도 싫은데, 내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

황민현의 말에 무슨 뜻이 담겨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내 들려오는 너의 말에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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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민현

"내가 널 좋아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