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친구
💜39


혹시 집이라도 나간건 아닐까, 방으로 달려가 폰을 들고 전화를 걸고 초조한 마음에 손을 또 물어뜯었다.

이 버릇은 이미 몇년 전에 고친 것 같았는데.

뚜르르-

뚜르르-


박지민
-여보세요?

김여주
박지민! 너 어디야


박지민
-어, 나 피방간다고 남겨놨을텐데, 못 봤어?

김여주
응....?


박지민
-그, 탁자에


박지민
-메모 남기고 왔어, 밥 챙겨먹어

김여주
어제 얘기는 오빠친구들은 모르는거ㅈ,


박지민
-응, 몰라

김여주
아, 어.... 잘 놀다와


박지민
-응

뚝-


메모? 무슨 메모가....

놀랍게도 아까는 보지 못했던 조그마한 메모지가 차려진 음식들 사이 탁자에 붙어있었다.

``나 피방 갔다올게.``

``밥 잘 챙겨먹고 돼지야.``

김여주
하.....

몰려오는 안도감에 머리를 어루만지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도 집 나간건 아니었네.

털썩, 의자에 몸을 대충 던져 앉고는 숟가락을 들어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까, 오빠가 나름 요리를 잘 하는구나.

대체 혼자서 밥을 얼마나 차려먹은거야....

얘기를 듣고나니 다 슬퍼지는 느낌이었다.

어찌저찌 밥을 다 먹고나니 주말인데 할게 없다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폰을 켜 톡을 하려다보니 헤어진게 생각이 났다.

아, 맞다.

나 윤기오빠랑 헤어졌지...

이제 연락 할 사람도 없네?

헤어졌는데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건지, 오히려 이상했다.

헤어지자고 했을때, 윤기오빠 표정이 어땠을지 궁금하네...

그렇게 폰을 던져두고 집순이답게 누워히 티비를 보던 중,

해가 지기 시작할 때쯤 전화가 왔다.

태형오빠? 이 오빠는 또 무슨 일이래.


김여주
여보세요....


김태형
-너 할거 없지?

김여주
......


김태형
-찔렸네, 할거 없음 나와

김여주
-안 찔렸ㅇ, 응?


김태형
-할거 없음 나오라고

뭐, 어차피 할것도 없고 맛있는거나 사달라하게 나갈까.

김여주
.....응


김태형
-그래, 밑에서 기다린다

뚝-


근데 진짜로 이 오빠가 무슨 일이래.

김여주
어디 문제 생긴건 아니겠지?

혼자 심각하게 중얼거린 여주가 어기적 어기적 방으로 들어가 잠시 뒤 대충 챙기고 나왔다.

편한 후드티, 푹 눌러 쓴 캡모자, 거기에 슬리퍼까지 아주그냥 동네 슈퍼가는 사람같았다.

밑에 내려가보니 계단에 앉아 먼산을 바라보는 태형이 있었다.

뭔가 고민같은걸 하는 것 같았는데, 별 상관 아니니 그냥 무시하고 말을 걸었다.

김여주
야! 김태형!


김태형
어, 왔어? 그리고 누가 김태형이라 부르래

태형이 안그래도 눌러 쓴 모자를 더 꾹 누르며 말했다.

김여주
그냥, 재밌잖아ㅋㅋㅋ


김태형
뭐하고 있었냐?

김여주
나야 뭐, 티비가 다지


김태형
슈퍼갈래?

김여주
응

그렇게 둘은 투닥거리며 동네 슈퍼로 갔다.

무슨 얘기를 할지는 모른 채.